“자살을 안 한 게 신기할 정도로 버텼다”
충격적인 폭로가 쏟아졌다. 파워보컬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던 가수 효린이 과거 무시무시한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는 것. 심지어 첫 번째 폭로 이후 연이어 추가 폭로가 나와 익명글에 힘을 보탰다. 피해자가 당시 받은 고통, 현재까지 이어지는 아픔과 함께 대중의 충격 역시 회복불가였다.
그랬던 효린이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라는 말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태를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 명예훼손까지 거론하며 피해자에게 두 번 상처줬던 기세는 온데간데 없이 더는 논란이 확산되길 꺼리는 모양새다. 모두에게 상처만 주고서 조용히 덮으려는 꼼수가 아닐 수 없다.
시작은 이렇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폭 미투, 정말 치가 떨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누리꾼은 15년 전 효린과 같은 중학교에 다니며 3년 내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효린이) 상습적으로 옷과 현금 등을 빼앗겼다. 난 온갖 이유로 아파트 놀이터에서 폭행을 당했다. 내 친구는 노래방 마이크로 머리도 맞았다”고 폭로했다.
특히 그는 "효린이 나를 때릴 땐 항상 본인을 한 대 때리게 시켰다. 그래야 쌍방이니까"라며 "3년 동안 내 자신이 자살을 안 한 게 신기할 정도로 버텼다. 하굣길에는 효린의 화풀이 대상이 돼야 했었기에 교통사고라도 났으면 싶었다.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에 효린 측은 “현재 효린 본인은 15년 전에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상황이라 사실 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 더불어 해당 글을 올리고 피해자라 주장하시는 분을 직접 찾아뵐 생각이며,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 누리꾼은 다시 한번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효린의 그 무서운 눈빛을 면전에서 볼 자신이 없다.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다니. 아까 보낸 인스타 다이렉트 메시지(DM)는 읽지도 않았다. 이 글 보면 나에게 연락을 먼저 취해서 진심으로 사과하라”는 글을 남긴 것.
그러나 이 글이 사라졌고 효린 측은 기다렸다는 듯 “앞서 게시됐던 효린의 학폭이라 명명된 모든 게시글이 조금 전 아무런 예고 없이 삭제됐다. 명백히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으로 지난 10년간 한 길을 걸어온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명예는 이미 막대한 피해를 입었으며, 연예계 활동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했다”며 “효린은 자신과 관련한 일련의 일들을 피하지 않을 것이며, 소속사 차원에서도 해당 글을 올린 이에 대해 참을 수 없는 모욕감과 명예훼손으로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경대응의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효린의 과거 논란은 연일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해당 누리꾼이 추가로 또 다른 피해자로 주장하는 이와의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를 공개했고, 이후 ‘저도 이 글에 포함되는 당사자’라는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해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에는 효린이 과거 유명했다는 목격담과 폭로가 더해져 그를 향한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하루 만에 양 측이 수습에 나섰다. 27일 효린 측은 OSEN에 “양 측이 긴 대화 끝에 원만하게 협의했다. 명예훼손 등 법적대응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된 28일까지 누리꾼들은 황당할 따름이다. 직전까지 으르렁 거리던 양쪽이 단박에 합의에 이르렀다니 지켜보던 대중의 입장에선 벙찔 수밖에.
비슷한 시기에 학교폭력 과거 논란으로 직격탄을 맞은 잔나비는 문제가 된 멤버 유영현의 즉각적인 탈퇴와 거듭된 사과로 뿔난 대중과 피해자에게 진심을 내비쳤다. 어떠한 변명이나 꼼수도 없이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고 후속조치를 밟았으며 진심으로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리더인 최정훈도 자신의 SNS에 “처참한 마음을 안고 글을 씁니다”라며 “우선 영현이의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저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 하나만 바라보고 긴 여정을 숨차게 뛰어왔기에 뒤를 돌아볼 시간을 갖지 못했습니다. 리더로서 잔나비를 대표해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라고 다시 한번 사과의 글을 남겼을 정도다.
확연히 행보가 다른 효린과 잔나비다. 그래서 여론의 분위기 역시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당사자들이 합의했다는 말로 사건을 덮으려는 효린쪽. 대중은 여전히 날카롭게 지켜보고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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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