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새로운 도전인 '아스달 연대기'가 과연 '한국판 왕좌의 게임'이 될 수 있을까.
28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tvN 새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김원석) 제작발표회에는 김영현-박상연 작가, 김원석 감독을 비롯해 배우 장동건, 송중기, 김지원, 김옥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아스달 연대기'는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영웅들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담는다.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거대 문명과 홀로 싸워나가는 은섬(송중기 분)의 고군분투를 그릴 예정으로, 장동건, 송중기, 김지원, 김옥빈, 김의성, 조성하, 박해준, 박병은 등 대한민국 최고 명품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여 화제를 모았던 바.
여기에 '육룡이 나르샤', '뿌리 깊은 나무', '선덕여왕' 등 역사극 최고의 필력을 자랑하는 김영현-박상연 작가와 '나의 아저씨', '시그널', '미생'으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원석 감독이 의기투합했다는 점, 그리고 지금껏 볼 수 없던 '태고'라는 새로운 시대를 차별화된 영상미로 펼쳐낸다는 점에서 제작 단계에서부터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에 드라마 후반 작업 때문에 제작발표회에 잠깐 등장해 인사만 전한 김원석 감독은 "제가 항상 하는 말인데, 기대는 조금 낮추시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열심히 만들었지만 그것만으로 칭찬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우리나라에 이런 드라마가 하나는 있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다 같이 열심히 만들었으니까 긍정적인 시선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적어도 1, 2회는 꼭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당부하기도.
김영현-박상연 작가 또한 "상고시대를 다룬 판타지 드라마다.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는 주연 4명이 싸우는 내용이라 막상 보시면 어렵지 않을 거다. 고대 인류의 모습을 가져와서 가상의 땅에서 가상의 역사를 설정했고, 그곳 사람들의 권력과 사랑과 야망과 투쟁을 그린 이야기다"라고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이어 김영현-박상연 작가는 "어떤 원시 부족들의 통과의례에 대한 강의를 보면서 이걸 가지고 이야기를 해보자 싶었다. 그러면 새로우면서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7년 정도 된 것 같다. 당시에는 다들 화들짝 놀라며 말리더라. 그랬던 드라마가 나오게 돼서 저희도 감회가 새롭다"라면서 "항상 '이런 걸 써도 될까'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런 걸 가장 많이 느낀 게 이 드라마였다. 사실 주변에서 많이 말려주실 것 같았는데 아무도 안 말리셨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이내 "제가 작품 나오기 전에 시청률 내기를 하면 항상 맞추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건 정말 모르겠다. 지금까지 해왔던 그 어떤 작품들과는 다르게 아무것도 예상되지 않고 데뷔할 때보다 더 떨린다. 잘 모르겠어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라며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런가 하면 '아스달 연대기'는 약 540억 원이라는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돼 주목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해 같은 채널에서 방영한 '미스터 션샤인'처럼 넷플릭스가 판권을 사들여 동시 방영하는 것은 물론, 영화 '신과 함께' 등을 만든 시각특수효과(VFX) 업체 덱스터가 참여하는 등 입이 떡 벌어지는 규모와 웅장함에 '한국판 왕좌의 게임', '한국판 반지의 제왕'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김영현-박상연 작가는 "'왕좌의 게임'은 드라마는 인류가 처음 사냥을 해서 지금까지 이어지는 인류 엔터테인먼트의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 감히 표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겸손하게 답한 뒤, "대신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상상대로 가상의 세상에서 좋은 드라마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송중기와 장동건 또한 각각 "처음에 걱정했던 건 CG로 구현하는 부분이다. 현장에서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그걸 상상해서 연기했고 그런 지점들은 감독님께서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신 적이 많았다. 또 현장에 CG를 작업해주시는 팀장님이 상주해 계셨다. 작가님들도 바로바로 피드백을 주셨다. 작가님들과 이렇게 바로 소통하면서 촬영한 건 처음이라서 그 지점들이 새로웠다", "경험해보지 않고 접해보지 않았던 이야기라 상상력이 필요했다. 그래도 작가님들께서 새로운 세계를 견고하게 완성해주셔서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해 작품의 완성도에 믿음을 더했다.
특히 배우들은 '아스달 연대기'를 선택한 이유와 각오를 밝혀 시선을 모으기도. 먼저 극 중 용맹한 전사이자 천재적인 전략가인 대칸부대 수장 타곤 역을 맡은 장동건은 "몇 년 전에 작가님들이 '아사달'이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아는 '아사달'이라는 정통 사극이겠거니 했는데 캐스팅 섭외가 들어왔을 때 대본을 보고 굉장히 설렜다. 두 작가님들의 작품을 예전부터 좋아하고 신뢰했기 때문에 기대감을 가지고 봤고 연출이 김원석 감독님이라고 하셔서 더 설렜다. 대본을 옛날 전설 보듯 재밌게 읽었고, 제가 연기해야 할 타곤이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입체적이고 선과 악을 구분 지울 수 없어 배우로서 욕심이 났다. 또 같이 함께하는 배우들도 좋아서 흔쾌히 선택했다"라고 작품에 함께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사람족과 뇌안탈의 혼혈인 이그트 은섬 역을 통해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모습부터 강인한 전사의 모습까지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할 예정인 송중기는 "작가님들은 '뿌리 깊은 나무'에서 7년 전에 처음 뵈었다. 당시 너무나 큰 영광이었지만 제가 아역이라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갈증이 있었는데 두 분이 너무나 감사하게도 불러주셔서 흔쾌히 함께하게 됐다. 또 김원석 감독님은 '성균관 스캐들'로 함께한 적이 있다. 세 분과 다시 한 번 함께하면 영광이라는 생각에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와한족 씨족어머니 후계자인 예언의 아이 탄야 역으로 나선 김지원은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해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자신을 괴롭히는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권력을 갈망하게 된 욕망의 정치가 태일하 역을 맡은 김옥빈은 "쉽게 제작할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고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연기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설렜다"라고 답하기도.
끝으로 송중기는 "가장 큰 용기가 필요했던 필모그래피다"라면서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 것 같다. 우선 제게는 장동건 형님이 그 부담을 덜어주시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원래 친하게 지냈지만 이 작품을 하면서 거의 매일 함께 보며 준비했고, 그 든든함이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또 현장에서 같이 계셔주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 지원 씨도 전 작품에서 같이할 때는 잘 몰랐는데 ‘이 친구가 이렇게 연기를 잘 했었나’ 싶을 정도로 새롭고 소름 돋을 때가 많았다. 옥빈 씨는 굉장히 디테일과 몰입감을 잘 잡으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들이 다 합쳐져서 든든함이 커졌던 것 같다"라고 현장에서의 남다른 케미를 짐작하게 해 본방송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고대 인류의 운명과 삶의 발자취들을 다루는 것은 물론,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스토리와 영상, 연기로 충격을 선사할 '아스달 연대기'가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한국판 왕좌의 게임'이라고 불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총 18부작인 '아스달 연대기'는 6부씩 세 개의 파트로 나뉘며, Part 1은 오는 6월 1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 nahe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