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최우식까지"..'기생충' 버릴 캐릭터 없는 가족 희비극[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5.28 21: 00

 봉준호 감독이 높게 평가 받는 이유는 흥행에 성공하거나 인기 있는 기존의 장르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만의 방향성과 특색을 담아 영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예술성만 짙다거나 대중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이 만장일치로 손을 들어줬듯, 신작 ‘기생충’은 국가와 인종을 뛰어넘어 전 세계가 처한 경제・사회・문화적 문제를 담아 보편성을 획득했다. 
봉준호 감독이 28일 서울 용산 CGV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제가 사회 경제적으로 계층을 분석한 건 아니고 두 가족의 모습을 통해 인간에 대한 예의, 존엄에 대한 부분을 건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지만 말이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기생충'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서 최고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시사회를 마치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봉준호 감독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조여정 이선균 송강호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rumi@osen.co.kr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의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의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영화는 빈부 격차를 가진 두 가족이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달 열린 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이 대상 격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차지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테런스 맬릭, 자비에 돌란, 켄 로치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독들의 신작과의 경쟁에서 봉준호 감독의 수상은 더 값지다. 국내 언론을 포함해 외신은 ‘마침내 봉준호가 하나의 장르가 됐다’는 호평을 쏟아냈다.
‘기생충’은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담은 장르 영화지만, 기존의 장르 영화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 극 초반 가족의 ‘웃픈’ 에피소드로 시작해 웃음을 유발하며 시간이 흐를수록 두 가족이 맞이하게 되는 비극이 두드러진다. 그 과정에서 계층의 차이가 씁쓸함을 안긴다.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사회 양극화라는 단어를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저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사실적으로 담고 싶었다”고 기획의도 및 연출 방향을 전했다. 지난해 5월 18일 첫 촬영을 시작해 같은 해 9월 19일 77회차를 끝으로 크랭크업 했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기생충'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서 최고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시사회를 마치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송강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rumi@osen.co.kr
이어 봉 감독은 “현재의 20대~30대들이 (살아가기에 국내)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젊은 관객들이 (사회 비판적인 혹은 풍자적인 상황을 그린 이 영화를)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며 “저는 영화로 말하는 사람인데, 사회의 기본단위인 가족을 통해 인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백수 아버지 기택을 연기한 송강호는 “‘기생충’은 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장르가 담겨 있는 것 같다”며 “사실 낯선 게 두렵기도 했지만 현실감이나 참신함이 그 두려움을 상쇄시켰다. 배우들과의 앙상블을 통해 체득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좋아하는 감독님, 후배들과 연기를 해서 좋았다. 편집을 해서 일부만 들어가 있긴 한데 더 재미있는 상황이 많았다”고 즐거웠던 촬영 과정을 회상했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기생충'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돼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서 최고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시사회를 마치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최우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rumi@osen.co.kr
박사장을 연기한 이선균도 “부자 캐릭터가 부담이 됐는데 환경이나 캐릭터 설정이 잘 잡혀서 편하게 했다”며 “대본에 캐릭터가 너무 잘 담겨 있었다”고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을 극찬했다. 박사장의 아내 연교 역을 맡은 조여정도 “이 작품에 출연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기택의 아들 기우 역을 맡은 최우식은 송강호와 대등할 정도로 많은 분량을 책임졌다. 최우식은 “송강호, 장혜진 선배님의 아들 캐릭터로 임했다는 게 행복했고 즐거웠다”며 “제 나이 또래 배우가 송강호 선배님에게 연기 지도를 한다는 게 너무 긴장됐다. 물론 연기였지만, 머릿속으로 떠올릴 때도 긴장됐고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과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설국열차’(2013)에 이어 네 번째로 만난 송강호부터 연극배우 장혜진, 부부 역의 이선균과 조여정, 남매 역의 박소담과 최우식까지 모든 배우들이 흥미로운 가족 희비극을 만들었다. 30일 개봉./ watc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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