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소담(29)이 “‘검은 사제들’ 이후 자존감이 낮았다“라고 말했다.
박소담은 30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검은 사제들’ 이후) 연기적으로 고민이 들었다. ‘내가 저 연기를 잘했나?’ 싶었는데 제가 봐도 잘했는지 모르겠더라. (‘검은 사제들’ 이후 드라마를 할 때는)안 좋은 반응도 있어서 숨고 싶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박소담은 “제가 (2016년에)소속사도 없고 그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라며 “봉준호 감독님을 만나고 연기가 너무 하고 싶어졌다. 근데 ('기생충'을 같이 하자고)처음 말씀을 주신 후 한동안 연락이 오지 않아서 너무 불안했다(웃음)”라며 “그 과정을 거치고 나서 감독님을 만나니 연기를 즐길 수 있었다. 만약 3년 전 제가 계속 달리는 와중에 ‘기생충’을 만났다면 이게 행복한 작업인지 모르고 연기만 잘하려고 했을 거 같다. 이번엔 정말 즐기면서 임했다. 선배님들이 현장에서 저만 보면 ‘너 왜 이렇게 신났니?’라고 물을 정도로 신났다”라고 촬영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괴감이 들었던 이유는)제가 너무 강한 역할만 하고 일상적인 연기를 제대로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였다. 대학교에 다니면서 일상적인 연기를 하는 게 너무 재미있고, 나름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검은 사제들') 이후 연기가 너무 어렵더라. 현장에서 주눅도 많이 들었다. 저는 제가 연기를 하면서 지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근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왜 이렇게 지칠까?'라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솔직하게 떠올렸다.
2013년 데뷔한 박소담은 2015년 개봉한 영화 '베테랑'(감독 류승완)과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들 덕분에 갑자기 높은 관심을 받고 방황도 겪었지만 연극 ‘렛미인’(2016)을 통해 치유받았다고. “제가 운동복을 입고 맨발로 단체 오디션을 보는데 거기 계셨던 사람들이 제게 대놓고 ‘왜 (오디션을 보러)왔냐?’고 하시더라.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제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그때 오디션을 보면서 ‘이제는 오디션도 마음 편하게 못 본다’라는 생각에 부담됐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연극에)캐스팅이 돼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연극을 하면서 치유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박소담의 영화 복귀작인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가족 전체가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의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박사장(이선균 분) 딸(정지소 분)의 과외 교사로 입성하면서 두 가족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박소담은 기택의 차녀 기정을 연기했다.
영화는 반지하에 살지만 서로에 대한 불평 없이 화목한 기택의 집안을 비추며 시작한다. 가족 구성원 전체가 직장이 없어 먹고 사는 게 가장 큰 걱정인데, 장남 기우가 박사장 딸의 과외선생으로 들어가면서 한줄기 희망을 찾는다. 그러고나서 차녀 기정(박소담 분)까지 미술 교사로 일자리를 구하며 본격적으로 '기생'하기 시작한다. 러닝타임 131분. 15세 관람가./ watch@osen.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