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과 다른 야생美"..'비스트' 이성민x유재명, 원작 넘는 웰메이드될까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5.30 12: 45

 프랑스 원작 영화를 리메이크한 '비스트'가 한국 관객들까지 매료시킬 수 있을까.
30일 오전 서울 CGV 압구정에서는 영화 '비스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최다니엘과 연출을 맡은 이정호 감독 등이 참석했다.
'비스트'(감독 이정호, 제작 (주)스튜디오앤뉴, 제공배급 NEW)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 작품이다. 지난 2005년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원작 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를 바탕으로 리메이크했다.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들과 감독이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jpnews@osen.co.kr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들과 감독이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jpnews@osen.co.kr
이성민은 극 중 살인마를 잡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강력반 에이스 형사 한수(이성민 분)로 분했다. 인천 중앙 경찰서 강력 1팀의 에이스 형사 한수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충격적인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던 중 자신의 정보원인 마약 브로커 춘배의 살인을 은폐하는 대신 범인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얻는다. 범인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무릅쓰고 점차 수사망을 좁혀가던 그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라이벌이자 강력 2팀의 형사 민태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는 캐릭터다.
이성민은 "개인적으로 이정호 감독님의 전 작품을 같이 했었다. 예전에 영화 '베스트 셀러'에도 잠깐 출연했다. 감독님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체나 독특한 영화 색채가 있다고 느꼈다. 비스트 역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 강렬함 때문에 참여하고 싶은 의지를 끌어올렸다"며 출연한 이유를 공개했다. 
캐릭터 프로파일링 토크, 한수는 정확히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이성민은 "굉장히 정의로운 사람이고, 자신의 판단이 늘 맞다고 확신하는 인물이다. 어떤 사건을 판단하고 범인을 가려내는 데 동물적인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다. 그러다 딜레마에 빠지기 시작한다"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한수와 자신의 싱크로율에 대해 "나와는 많이 다르고, 난 그런 게 없다. 개인적으로 난 신중한 편이고, 물건 하나를 사도 며칠씩 고민한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반면 한수와 이성민의 싱크로율이 높다고 밝힌 유재명은 "선배님의 연기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공부였다. 작품에 들어가면 짐승으로 돌변하시더라. 선배님이 일을 대할 때 열정, 집중력이 보였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면 털털한 동네 형님처럼 돌아왔다. 그런 점을 봤을 때 싱크로율이 높은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힘들었다는 이성민은 "연기를 계산을 못하겠더라. 그런 상황이 많았다. '방황하는 칼날' 때도 그랬는데, 그땐 영화 연기에 익숙하지 못했다. 계산하지 못한 상황에서 연기했는데, 이제는 여러 앞뒤 상황을 계산하고 판단하고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번에 다시 이정호 감독과 작업하게 됐다. 매 장면마다 내 멘탈을 다 무너뜨려서 늘 백지 상태로 촬영에 임했다"고 털어놨다.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들과 감독이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jpnews@osen.co.kr
유재명은 한수의 살인 은폐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를 연기했다. 원칙을 최우선으로 하는 강력반 2인자 민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인을 검거하는 한수와 사사건건 대립한다. 한수를 견제하며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던 민태는 우연히 한수의 살인 은폐를 눈치채고, 그를 제칠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된다.
유재명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읽으면, 상상하고 분석하게 되는데 도무지 알 수 없는 작품이었다. 어렵다기보다 해석하기 어려웠다. 그것이 큰 궁금증을 유발하게 됐고, 감독님을 만나 뵙고, 어떤 작품인지 알았다. 상상할 수 없는 영역의 에너지를 느꼈고,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고난도 액션을 소화한 유재명은 "액션 연기가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그동안 작품을 통해 몸을 쓰는 게 익숙해서 힘들진 않았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강했다"고 고백했다.
이성민은 "촬영 중 크리스마스가 걸렸는데, 이후 파티를 했다. 그때 보여준 유재명 씨의 모습은 유재명이 얼마나 유쾌하고 따뜻하고 발랄한 사람인가를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우리 영화가 흥행이 잘 되면 보여드리겠다"며 웃었다.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들과 감독이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jpnews@osen.co.kr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들과 감독이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jpnews@osen.co.kr
전혜진은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쥔 마약 브로커 춘배를 맡았다. 교도소에서 출소 직전 귀휴를 나와 한수를 찾아간 춘배는 희대의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 한수에게 살인을 은폐해주는 대신 살인마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주겠다며 위험하고 매혹적인 제안을 건네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피어싱과 타투, 스모키 메이크업 등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스타일링에 도전해 압도적인 걸크러시 매력을 예고하고 있다. 헤어스타일부터 열 손가락에 낀 반지 하나까지 춘배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직접 미술팀과 많은 고민을 하며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도전이었다"고 말문을 연 전혜진은 "춘배라는 캐릭터에 끌렸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을 만난 날 원한다고 했더니, 다음날부터 끙끙 앓기 시작했다. 실수인 것 같았고, 너무 과한 욕심이라고 느꼈다. 그때 이성민 선배님이 전화가 오셔서 '너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 '욕심을 낸 건 아닐까?' 주저했는데, 그러나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처음 춘배 캐릭터 제안이 들어왔을 때 어땠나?"라는 질문에 전혜진은 "나이가 어리면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싶었고, 액션도 하고 싶어서 한번쯤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영화 속 모든 액션을 직접 소화한 전혜진은 "뛰는 것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몸과 실제 촬영을 다르더라. 난 열심히 뛰고 있는데, 별로 나가지 않았다. 한 장면, 한 장면마다 그냥 찍은 게 없다. 늘 뛰고 열심히 했는데 쉽진 않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성민은 "혜진 씨를 20대부터 봐왔는데, 생각보다 걸크러시 하거나 그런 친구가 아니다. 굉장히 수줍음이 많은 친구였는데 이 영화를 하면서 힘든 장면을 많이 촬영했다. 혹시라도 사고가 날까봐 굉장히 무서웠다. 영화에서 나와 만나면 티격태격했는데 혹시라도 위험해질까 봐, 사고가 날까봐, 늘 겁을 낸 기억이 있다. 실제 모습은 전혀 무섭지 않았다"며 미소를 보였다.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들과 감독이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jpnews@osen.co.kr
최다니엘은 한수의 패기 넘치는 강력반 후배 종찬을 연기했다. 강력반 에이스 한수를 친형처럼 믿고 따르는 후배 형사이자 완벽한 수사 파트너다. 종찬은 범인을 잡기 위해 위험한 일도 서슴지 않는 한수의 곁을 지키는 열혈 형사로, 온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린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인물이다. 
최다니엘은 "감독님의 작품이면, 어떤 역할이든 함께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돼 같이 참여했다. 드라마를 끝내고 바로 들어갔는데,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선배님, 감독님, 스태프들이 잘 인도해줘서 재밌게 찍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무슨 말이지?' 싶었는데, 보는 사람마다 생각하도록 만드는 작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 초반 살이 좀 많이 빠져있었는데, 감독님이 '너무 마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마음껏 야식도 먹으면서 촬영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캐릭터에 신경 쓰고, 스트레스가 있어서 살이 많이 찌진 않았다"고 했다.
최다니엘은 "전혜진 선배님의 실제 모습을 보고 너무 좋았다. 같이 하는 장면이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을 정도였다. 유재명 선배님도 카메라 앞에서 집중력을 비롯해 회식 자리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모습들이 좋았다. 이성민 선배님은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지만, 굉장히 많이 의지했다. 그냥 옆에 있고 싶었다"며 호흡을 자랑했다.
이성민은 "대구에 촬영하고 동성로를 지나갔는데 아무도 최다니엘을 알아보지 못하더라. 난 그게 익숙한데, 그래도 최다니엘은 알아볼 줄 알았다. 그런데 정말 아무도 몰라봤다"며 재밌는 일화를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30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영화 ‘비스트'(감독 이정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들과 감독이 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jpnews@osen.co.kr
캐스팅 과정에 대해 이정호 감독은 "이성민 선배님은 3번째 영화를 함께 하고 있는데, 존경하는 선배님이고, 영화적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많이 의지가 된다. 요새는 현장에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통하는 게 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쓸 때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정도의 관계가 됐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이어 "유재명 선배님은 드라마를 안 보는 편인데 우연히 '비밀의 숲'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굉장히 섬세한 연기를 펼치더라. 이렇게 연기하는 배우가 한국에도 있구나 싶었다. 민태 역할도 섬세하고, 예민한 면이 있는 역할이라서 가장 잘 맞을 것 같았다. 전혜진은 실제로 만나봤는데, 굉장히 매력적인데 이상한 에너지가 있더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영화에서는 점잖고 카리스마가 있다고 느꼈는데, 실제로는 여성적인 면도 있으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에너지를 느꼈다. 그때 아마 손을 잡고 '춘배가 죽으면 우리 영화는 전부 다 죽는다'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최다니엘은 주연 배우까지 한 친구인데, 주연은 아니고 조연이니까 가능할까? 싶었는데 아주 흔쾌히 출연해줘서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전혜진은 "처음에 감독님이 '춘배는 삭발 정도는 해야지' 하셨는데, 나도 '당연하죠'라고 했다. 계속 왜 삭발을 안 하냐고 하시더라.(웃음) 그래서 머리 한 쪽은 밀었다. 이 정도면 칭찬 받겠지 했는데, 촬영 내내 그 이상의 몇 배를 원했다. 몸에 문신도 원래는 거의 도배 수준이었다. 첫 촬영 때 원하는 얼굴의 문신을 하고 갔더니, 이거 아닌 것 같다고 하셔서 싹 지우고 필요한 것만 남겼다. 그런 것들을 촬영 마지막까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정호 감독은 "좀 더 파격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다. 눈썹을 밀고, 삭발하고, 문신도 하면 좋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니까 부담스러운 면이 있더라. 극적인 인물로 만들기 위해서 인위적인 장치가 커져서 결국에는 다 빠졌다. 손과 특징적인 부분에만 남겨뒀다. 촬영 첫날 현장에서도 고민했는데, 현실적이면서 개성이 강한 묘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는데, 잘 나온 것 같다"며 전혜진의 열연을 언급했다.
전혜진은 "춘배라는 인물은 기본적으로 '나 건드리지마' 가 있었다. 누구도 근접하지 못하게 끔, 자기를 보호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후드를 쓰는 것도 그렇고, 문신도 그렇고, 하나하나 새겨나갔다"고 덧붙였다.
"영화 '독전'과 비슷한 점이 보이는 것 같은데, '독전' 같은 영화를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정호 감독은 "예고편이나 후반 마케팅은 내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독전'이 세련된 영화라면 우리는 세련된 느낌은 아니고 야생적이고 거친 느낌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비스트'는 기존의 형사물처럼 발로 뛰면서 범인을 잡는 영화가 아니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잡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 내용이다. 그 선택이 스스로 통제를 벗어나면서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수의 그늘에 가려져있던 라이벌 민태가 그걸 눈치 채고 쫓게된다. 관계의 역전에서 오는 서스펜스를 중심으로 만들었다. 그 부분에서 오는 긴장감이 있을 것 같다. '독전'은 스타일리시하고, 우리는 인간적이고 좀 더 야성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비스트'는 오는 6월 말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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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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