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하이가 앳된 소녀에서 더욱 성숙하고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3년의 기다림 끝에 만난 새 앨범에는 스물넷 이하이의 성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하이는 30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새 앨범 '24℃' 발매기념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이날 오후 6시 새 미니앨범 '24℃'를 발매하며 약 3년 만에 가요계에 돌아오는 이하이는 "너무 오랜만이라 사실 걱정이 많이 하긴 했다. 앨범 준비하면서 걱정한 것보다 며칠 전이 되니까 실감이 나고 걱정이 되더라"며 "재미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니까 기다려준 분들이 많이 계신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2016년 발매된 ‘SEOULITE’ 이후 생각보다 오랜 기간 공백기를 가진 이하이의 새 앨범을 많은 대중과 팬들이 기다렸던 바. 그는 "컴백 기사가 나왔을 때 진짜로 나오는 거 맞냐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긴 공백기를 가지게 된 이유로 "앨범 녹음은 계속했었다. 녹음해놓은 곡도 많았는데 타이틀로 지정될만한 곡이 없었다. 타이틀곡이 뭐가 좋을까를 찾아보니까 시간이 오래걸린 것 같다. 수록곡은 예전에 녹음해놓은 곡도 있다"며 "노래하고 싶은 생각은 계속 했는데 오히려 저번 앨범준비할 때가 마음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여유롭게 생각했다. 제가 조급하게 마음먹는다고 해서 빨리 나오는게 아니니까 편안하게 마음먹고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하이가 새롭게 선보이는 새 앨범 '24℃'는 스물넷 이하이가 느끼는 사랑과 감성으로 꽉 채워졌다. 지난 앨범과 비교해 한층 더 성숙해진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그는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기도 하고 제가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궁금하는 분들이 많으신것 같아서 솔직하게 보여드리려고 했다. 스물넷의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제 의견이 많이 들어갔다. 또 제가 오디션출신이다 보니까 어릴 때부터 저를 봐주신 분들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에는 너무 어릴 때 시작해서 어른 목소리를 가진 어린 아이라고 생각하셨는데 이제는 이 목소리로 어떤 노래를 불러도 어울리는 사람 봐주셨으면 한다. 그렇게 성장하고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외모와 스타일링 역시 성숙미가 물씬 풍기는 바, 그는 "활동하지 않을 때는 날씬하게 유지가 되지 않는데 활동 들어가면 식단 관리도 하고 체중을 낮추는 편이다. 이번에도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타이틀곡 '누구없소'는 한국의 블루스 대모인 한영애의 '누구없소'에서 기본적인 영감을 얻은 곡으로 인도풍의 이국적인 사운드와 레트로한 가사가 특징인 곡이다. 황진이의 시조를 인용한 가사가 인상적. 그는 "사실 가사를 붙이기 전에는 해보고 싶은 곡 정도였는데 가사를 붙이고 나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동안 많은 노래를 녹음했는데 제일 기억에 남는 곡이었다. 가장 나중에 들었는데도 제일 기억에 남아서 타이틀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누구없소'는 전국민이 아는 유명한 노래이다보니 부담감도 있었을 터. 이에 대해 그는 "사실 부담감도 있었다. 그래서 '누구없소'를 샘플링을 하거나 리메이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마주를 하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 아는 멜로디지 않나. 그 부분을 따라가면 그만큼 소화를 못할 것 같아서 가사에 영감을 받아서 오마주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직접 작사 작곡한 '20분 전'에 대해서는 경험담이라며 "기타리프만 있던 곡인데 그게 너무 좋아서 제가 가사랑 멜로디를 썼다. 그걸 좋게 들어주셔서 이번 앨범에 싣게 됐다. 저는 가사를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는 잘 안써지더라. 제가 느끼는 감정을 가사에 담으려고 했다. 20분 전부터 상대방한테 지쳤고 그런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하이는 연애 금지는 없냐는 질문에 "그런 제재가 있기는 한데 그것도 너무 옛날에 들었던 이야기라 그게 아직까지 유효한지는 모르겠다. 유효하다면 앞으로 조심해야겠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하이는 공백기 동안 가장 의지가 된 친구로 악동뮤지션의 수현을 꼽았다. 그는 "수현이가 많이 의지가 된다. 저보다 동생인데도 불구하고 문득문득해주는 말 중에 힘이 되는 말이 많다. 제가 혼자 활동하기 때문에 좋은 이야기를 해주면 힘이 되더라"며 "제가 사실 앨범 준비할 때 혼자서 솔로다 보니까 여러 일들을 해야하는 일이 많고 스케줄일 많으면 지칠 때도 있는데 '언니 이 시간도 다시 안돌아온다고 생각하면 너무 좋은시간이야'라는 말을 해준 적이 있다. 그때 정말 반성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애정을 표했다.
또한 악동뮤지션의 찬혁이 어제 전역한 것에 대해 "축하해주려고 연락을 했는데 군인이 되고 규칙적으로 자는 습관이 들어서 그런지 일찍 졸려하더라. 10시밖에 안됐는데도 졸리다며 자기가 무슨 얘기하는 지도 모르더라"고 말해 폭소케 했다. 이어 "처음에는 찬혁이가 군대를 다녀오는 시간이 꽤 길다고 생각했는데. 제 입장에서는 너무 짧더라. 시간이 너무 빨리 가지 않았나. 생각보다 짧게 느껴진 것 같다.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빨리 나온 것 같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이하이는 이번 앨범을 통해 잘 자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팬분들 중에 연세가 많으신분들도 계신다. 제가 너무 어렸을 때부터 봐주셨던 팬들이 많으셔서 제가 잘 자랐다고 봐주시면 성공적이지 않을까 싶다. 차트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기분이 좋겠지만 그것보다 제가 보여드리고 싶은 것에 집중을 하려고 한다. 전에는 차트를 많이 확인하고 했었는데 이제는 마음이 그렇게 초조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의연하게 말했다./mk3244@osen.co.kr
[사진]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