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세영이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에서 선배 연기자 김동욱과 호흡한 소감을 밝혔다.
박세영은 29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의 한 호프집에서 MBC 월화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이하 '조장풍')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장풍'은 왕년엔 불의를 참지 못하는 유도선수 출신의 체육 교사였지만 지금은 복지부동을 신념으로 하는 6년 차 공무원 조진갑(별명 조장풍, 김동욱 분)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으로 발령 난 뒤 악덕 사업주 응징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노동 환경을 다루며 '갑질'을 통쾌하게 응징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극 중 박세영은 조진갑과 이혼한 아내 주미란 역을 맡아, 매너리즘에 빠졌던 형사에서 조진갑과 함께 정의감을 되찾는 인물로 열연하며 작품을 견인했다.
박세영은 '조장풍'을 보내며 "많이 후련하다기 보다 기분이 좋다. 너무 좋은 드라마, 재밌는 드라마를 잘 마친 것 같아서 그게 기분이 좋다. 솔직히 좋은 드라마를 잘 끝내서 너무 아쉽다는 감정은 당연히 있는데 뭔가 한 작품이 잘 시작해서 잘 끝나서 기분이 좋은 상태가 더욱 강하다"고 밝혔다.
그 기저에는 노동현장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조진갑이라는 비현실적인 인물을 통해 통쾌하게 풀어낸 작품에 대한 강한 만족이 있었다. 이에 박세영은 "'조장풍'을 선택할 때 굉장히 가볍기보다는 무거운 마음으로 선택했다. 그 즈음에 개인적으로 고민하던 것들이 있었다. 삶에 대한 고민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는데 이 작품을 만나면서 '내가 가진 고민이 나만 가진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하고 있는 고민'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그런 면에서 작품의 메시지에 감격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조장풍'에서 선한 캐릭터들이 상대방을 공감해주는 장면들에 크게 감명받았다. 가령 조장풍이 근로감독관으로써 근로자들의 환경에 들어가 이해하는 모습들이 감동적이었다는 것. 박세영은 "사람이 다들 현실에 맞춰서 살지 않나. 우리 마음 속에 숨겨져 있지만 잊힌 감정들이 '조장풍'을 보면서 되살아났다. 그런 면에서 많은 '힐링'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전작인 '돈꽃', '귓속말' 등에서 유독 차분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사랑받았던 박세영이다. 이에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조장풍'을 선택한 것만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를 모았다. 그는 기대에 부응하듯 형사로서의 액션부터 조진갑과의 감정 연기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이와 관련 박세영은 "사실 연기 변신에 대한 부담이 엄청 많았다. 제가 했던 작품들과 '조장풍'이 장르 자체도 달랐다"고 털어놨다. 다만 그는 "시대적인 메시지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귓속말', '돈꽃'이나 '조장풍'이나 일맥상통하는 것들이 있었다. 그래서 같은 사회 풍자도 진지하고 무겁게 했던 작품들과 가볍게 한 이번 작품에서 신선한 차이를 느꼈다"고 말했다.
"저도 진지한 사람이지만 즐겁고 재미있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웃은 박세영은 "색다른 걸 해보고 싶은 마음은 전부터 있었다. 아예 새로운 연기를 하는 기분으로 저의 영역을 넓히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못 하면 어떡하나 고민하고 부담감을 느꼈다가 나중에는 '못해도 괜찮다, 시도에 만족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많이 내려놓으면서 신나게 할 수 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박세영은 '조장풍'을 선택하는 시점에서 갖고 있던 고민들을 작품을 보내며 해소했다. 그는 "전작인 '돈꽃'까지 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렸다. 그런데 늘 부족함을 느끼고 '나는 왜 연기를 못하지?'라는 갈증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25살에 데뷔하고 6년 동안 일하면서 초반에는 주어진 것에 감사했는데 이제는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생각으로 이 일을 하고 있지?'라는 생각에 돌아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고민 해소의 중심에는 '조장풍' 속 주미란이 가졌던 '주체성'이 있었다. 박세영은 "주미란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저라는 사람이 닮고 싶은 방향의 포인트를 갖췄다. 매너리즘에 빠졌다가도 다시 정의감을 회복하고 실천하는 그 모습에서 고민만 하지 않고 실천하는 용기를 느꼈다. 사실 누구나 고민은 하지 않나. 하지만 그 고민과 해답을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 저 역시 이제는 고민에만 머물지 않고 용기 내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박세영은 '조장풍'을 보낸 뒤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부모님에 결혼한 언니 둘, 조카들까지 대가족이 모여 두런두런 얘기할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며 가족들과의 시간에 집중하겠다는 다짐도 드러냈다. 고민 끝에 '조장풍'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고 이제는 힐링과 재충전을 이야기하는 그가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지켜볼 일이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