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그룹 비틀즈와 가수 데이비드 보위의 이야기를 다룬 2편의 영화가 '방구석 1열'을 달궜다.
31일 오후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은 '20세기 우리가 사랑한 뮤지션 특집'으로 꾸며졌고, 재개봉 영화로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와 '벨벳 골드마인'을 다뤘다.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와 '벨벳 골드마인'는 배순탁 작가의 강력한 추천으로 다루게 됐고, 그는 "비틀즈는 무조건 빼놓을 수 없다. 70년대는 데이비드 보위도 대표적"이라고 했다.
장성규는 "사실 데이비드 보위는 잘 몰랐다"고 고백했고, 윤종신은 "이런 표현을 쓰면 그렇지만, 간지의 끝이다"고 표현했다.
민규동 감독은 "데이비드 보위는 호불호가 있다. 자기가 외계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 사람이다. 내가 어릴 때 피가 녹색이고 외계에서 왔다고 주장하고 살았다. 그때 영혼이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엉뚱한 발상을 하게 해주는 이 지점 때문에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에 배순탁은 "'벨벳 골드마인'은 딱 그 느낌이다. '볼 사람은 볼 것이다'라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날 게스트는 아이디 '녹음실의 악마'이자 부활의 리더 김태원과 아이디 '달 아저씨' 시나위 출신 달파란 음악감독 강기영이 출연했다.
윤종신은 "부활이 요즘 앨범 작업으로 바쁘다고 들었다"며 근황을 물었고, 김태원은 "보컬리스트가 말을 안 듣거나 기가 세거나 그러면 팀내 불화가 생긴다. 박완규 씨가 제일 고생했고, 이제 다시 돌아왔다"며 새 앨범 소식을 알렸다.
달파란 음악감독 강기영은 '암살' '도둑들' '놈놈놈' 등의 영화 음악을 담당했고, '독전'과 '곡성'으로 청룡영화상 음악상도 수상했다.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는 비틀즈 멤버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가 처음 연기한 첫 번째 영화로, 세계적인 가수가 되기 전 풋풋했던 아이돌 시절을 담은 영화다. 1964년 개봉해 1,2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였다.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주제가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비틀즈의 가장 빛났던 20대 시절을 다룬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는 타임지가 뽑은 세계 100대 영화에 선정되고,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뮤지컬 영화로 꼽히기도 했다.
민규동 감독은 "아이돌에 의존한 영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아카데미 각본상에 오른 연출도 대단했던 영화"라고 말했다.
재상영 도중 배순탁 작가는 "지금 미국에서 방탄소년단(BTS)이 저렇게 하고 있는 거다"며 비틀즈의 모습을 보면서 방탄소년단을 떠올렸다. 이어 "비틀즈는 엄청나게 트레이닝 밴드"라고 했다.
또, 배순탁 작가는 "비틀즈의 앞 뒤로 팝의 역사가 나뉜다는 얘기가 있다. 밴드 음악도 예술이 될 수 있구나를 최초로 증명한 밴드다. 영국을 가볍게 제압하고, 미국으로 진출해 'I Want to Hold Your Hand'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그때 빌보드 차트 1위부터 5위까지가 비틀즈 노래였다"며 어마어마했던 인기를 떠올렸다.
윤종신이 "그 기록을 아직 못 깼다고 들었다"고 하자 배순탁 작가는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안 깨질 기록 같다. 지금도 누군가 압도적인 대중적 인기를 얻으면 '000은 제2의 비틀즈'라고 한다"며 방탄소년단이 새로운 비틀즈라고 했다. 장성규는 "그러고보니 비틀즈(The Beatles)와 BTS가 이니셜도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설적인 그룹 비틀즈도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의견 충돌과 음악적인 대립을 보이면서, 1970년 4월 공식 해체를 발표했다. 해체 발표 한 달 뒤에 공개된 'Let It Be'가 또 한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배순탁은 "비틀즈는 대중음악 예술의 범위를 엄청나게 확장시켰다. 로큰롤만 아니라 실험적인 음악을 정말 많이 시도했다. 비틀즈로 인해서 대중음악 예술이 엄청 확장됐고,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며 밴드 비틀즈의 의미를 언급했다.
데이비드 보위를 다룬 '벨벳 골드마인'은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이완 맥그리거, 크리스찬 베일 등이 주연을 맡아 이들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다. 1970년대 영국에서 글램 록이 유행하던 시절을 그린 작품으로, 제51회 칸영화제 최우수 예술 공헌상을 수상했다.
배순탁 작가는 "1970년 비틀즈 해체 이후, 새로운 비틀즈를 찾는 과정에서 나온 첫번째 슈퍼스타다. 글램 록의 장르를 전 세계에 알린 뮤지션이다"며 상징성을 언급했다.
민규동 감독은 "자신의 다양한 페르소나를 통해 독특한 음악 세계를 표현한 전위적인 예술가"라고 평했고, 배순탁 작가는 "대중 음악계에서 캐릭터의 중요성을 인식한 거의 첫번째 뮤지션이다"고 했다.
민규동 감독은 "보위의 이복 형이 조현병 환자였는데, 여러 인격체를 가진 모습을 보고, 여러 페르소나를 창조해낸 것 같다"고 말했다.
배순탁 작가는 "사실 이 영화의 대본을 보고 데이비드 보위가 못마땅해했다. 노래 제목만 갖다 썼고, 영화에는 노래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처음부터 영화화를 반대했는데 자기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것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반대한 것 같다. 심지어 2012년 런던 세계대회 때 공연해 달라고 초대를 받았는데, 그것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원은 "완벽한 자유를 원하는 뮤지션이었던 것 같다"며 "내 아들이 자폐를 앓고 있는데, 이 영화를 볼 때 계속 앞에서 왔다 갔다 하더라. '우현아 이따가 들어와라' 그랬는데, 밖에서 영화에 나온 음악을 따라불렀다. '쟤가 나보다 한 수 위구나' 싶었다. 시대를 초월한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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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구석1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