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진이 "올해까지만 활동하겠다"는 모델 은퇴 발언을 번복했다.
1일 오후 방송된 KBS2 토크쇼 '대화의 희열2'에서는 방송인 예능인 한혜진이 아닌, 20년 동안 런웨이를 걸어온 모델 한혜진의 인생 스토리가 공개됐다.
한혜진은 "요즘 모델에 대한 인식도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최대한 오래 활동하면서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고 했다. 앞서 MBC '나혼자산다'에서 올해 모델을 은퇴하겠다는 말과 180도 다른 입장이었다.
"왜 '나혼자산다'에서는 은퇴한다고 했느냐?"는 질문에 한혜진은 "내가 석양를 바라보고 그 얘기를 했더라. 그것 때문에 한혜진이 모델 은퇴하고 방송만 한다고 생각하시더라. 왜 그렇게 얘기했는지 모르겠는데 되게 감정적으로 많은 복잡한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혜진이 절친한 모델 동료와 푸념처럼 했던 빈말이 모델 은퇴로 번졌고, 유희열은 "동종 업계에서 같은 길을 걸어왔던 사람과 대화하다 보면 '아휴~ 그동안 잘했다 올해까지만 하자' 그런 말도 한다"며 100% 공감했다.
한혜진은 "그래서 그렇게 마지막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마지막으로 그 에피소드를 찍고 '나혼자산다'에서 하차했다"며 전현무와의 결별로 하차한 것도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모델 은퇴에 대해 한혜진은 "17살에 시작해 37살까지 모델 일을 하고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선배들이 현역에 있을 때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요즘처럼 느낄 때가 없다. 나도 후배들한테 그런 영향을 주고 싶어서 방송 일을 하고 있지만 모델 일을 놓지 않고 있다. 그 후배들도 그렇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언제까지 모델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 한혜진은 "예전에는 서른을 절대 넘지 말자고 했다"고 얘기했다. "지금은 어떤가?"라고 묻자 유희열은 "한 80살까지 하겠다고 해도 된다"며 부추겼고, 한혜진은 "왜 80세까지만 하느냐, 90살까지 할 거다. 모델 생명 연장의 꿈, 내가 바로 이뤄드리겠다"며 미소를 보였다.
또한, 한혜진은 "패션 모델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건은 큰 키, 좋은 체형, 작은 얼굴 등 타고난 신체 조건이 최우선이다. 이거는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며 "모델 일은 껍데기로 해내는 일이라고 표현했는데 '껍데기'라고 자조적으로 표현하긴 했지만 비하하거나 깎아내릴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 살아온 시간의 반 이상을 바친 일인데 어떻게 비하를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한혜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직업의 슬픈 단면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 가수는 노래 실력이 늘고, 배우는 연기 실력이 향상된다. 그런데 모델들은 정 반대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그 공식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고 본다. 진짜 다양해졌다. 모델의 몸이 유행을 따라서 선택 받기도 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양성이 존중받는다. 맞는 길로 천천히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나 같이 슬프게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 거라고 본다.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모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걸 느낀다. 모델이 약간 친근해졌구나 느낀다"며 긍정적인 변화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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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화의 희열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