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2019년 야심차게 내세운 540억 원 대작 ‘아스달 연대기’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라인업, 상상에서만 가능했던 고대의 이야기,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의 김원석 감독과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의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새로운 세계관까지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그 작품이다.
하지만 1일 첫 방송 이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듣도 보도 못한 스토리와 영상미로 시선을 강탈했다는 평과 함께 아직은 진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함께 쏟아지고 있다.
‘아스달 연대기'는 태고의 땅 '아스'에서 서로 다른 전설을 써가는 영웅들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담는다.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거대 문명과 홀로 싸워나가는 은섬(송중기 분)의 고군분투기가 주된 스토리 골자다.
1회에서는 이아라크에 숨어든 은섬과 아사혼(추자현 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아사혼이 아기 은섬을 안고 쓰러진 모습으로 시작됐는데 “이 아이는 저주 받았다” 등의 예언이 꿈 속을 지나갔다. 숲에서는 라가즈(유태오 분)와 그를 죽이려 하는 인간들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인간은 달의 평원에 살고 있는 뇌안탈과 손 잡으려 했다. 산웅(김의성 분), 해미홀(조성하 분) 등 씨족 부족장들은 뇌안탈에게 “그대들이 가진 비옥한 땅과 우리의 기술을 합치면 상상도 못할 풍요를 이룰 수 있다”고 국가 건설을 제안했다. 하지만 뇌안탈은 더 이상의 풍요를 바라지 않는다고 이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인간들은 뇌안탈의 땅을 차지하기 위해 계략을 세웠다. 뇌안탈인들이 모두 모이는 축제 때 그들만 걸리는 역병을 돌게 하는 것. 타곤(장동건 분)이 이 계획을 생각해냈고, 아무 것도 모르는 아사혼이 역병에 걸린 말과 병균이 옮은 옷을 선물로 가져가면서 계획은 성공했다.
인간들은 뇌안탈의 뿌리를 뽑고자 ‘대사냥’을 시작했다. 간신히 살아남은 아사흔은 아스의 어떤 신도 손을 뻗을 수 없는, 아라문의 저주가 닿지 않는 곳 이아라크로 떠났다. 그러나 10년이 흘러도 길을 찾지 못했고 대흑벽 근처에 숨어 은섬을 키웠다.
성장한 은섬은 이아라크로 가는 길을 알아냈다. 하지만 아사흔은 숨을 거두었고 은섬은 꿈에서 깨어났다. 이아라크인들은 꿈을 꾸는 은섬을 신기하게 바라봤고 “은섬이 네 놈이 정말 꿈을 만나는 게 맞느냐. 지금 꿈에서 깨어난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은섬은 두려움과 슬픔에 잠겼다.
눈을 뗄 수 없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영상미가 돋보였다. 그동안 안방에선 볼 수 없었던 태고의 볼거리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동안 어떻게 이 시대를 구현했을지 물음표를 한몸에 받았던 작품이라 뚜껑이 열리니 상상 이상의 세계관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그 만큼 낯설고 어려웠다.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상고시대 문명과 국가의 탄생을 다룬 고대인류사극인 까닭에 자유로운 상상력 이상의 난해함이 존재했다. 방대한 스토리를 예고하는 1회였기에 70분 안에 담기 어려운 스케일도 한몫했다. 첫 방송에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다.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김원석 감독은 “기대는 조금 낮추시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열심히 만들었지만 그것만으로 칭찬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우리나라에 이런 드라마가 하나는 있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다 같이 열심히 만들었으니까 긍정적인 시선으로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적어도 1, 2회는 꼭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당부했다.
김영현-박상연 작가 또한 "상고시대를 다룬 판타지 드라마다.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는 주연 4명이 싸우는 내용이라 막상 보시면 어렵지 않을 거다. 고대 인류의 모습을 가져와서 가상의 땅에서 가상의 역사를 설정했고, 그곳 사람들의 권력과 사랑과 야망과 투쟁을 그린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아스달 연대기'는 약 540억 원이라는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그 값을 오롯이 해냈다고 하기엔 1회만으론 2% 아쉬운 상황. 앞으로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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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스달 연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