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해 발라더’ 산들(27)이 오랜 준비 끝에 솔로로 돌아왔다. B1A4 멤버들의 지원사격을 받아 솔로앨범이지만, 팀 색깔도 묻어나는 곡들로 팬들의 아쉬움도 달래줄 수 있게 됐다. 깨끗한 보이스와 탄탄한 가창력의 산들이 전하는 ‘힐링’이 담긴 ‘날씨 좋은 날’이다.
3년 만에 발표하는 솔로앨범이다. 긴 준비 끝에 한 단계 성숙해진 보컬리스트로 산들의 마음들을 녹여낸 곡들로 채운 앨범. 힐링 가득한 산들의 목소리로 깊이 있는 감성을 담아낸 곡들이 빼곡하게 트랙리스트를 채우고 있다.
가수 윤종신과 작업한 타이틀곡 ‘날씨 좋은 날’부터 자작곡 ‘괜찮아요’와 ‘이 사랑’, 신우가 선물한 곡 ‘사선’과 공찬과의 듀엣곡 ‘러브, 올웨이즈 유(Love, always you)’까지 다양하다. 산들이의 솔로앨범이자 신우, 공찬과 함께 작업한 B1A4의 앨범이기도 했다.
B1A4가 3인 체제로 전환되면서 정규앨범을 준비했지만, 신우의 군 입대로 산들이 먼저 팬들을 만나게 됐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준비하며 마음을 다잡은 산들이다. 3일 오후 6시에 3년 만에 솔로앨범 ‘날씨 좋은 날'을 발매하며 팬들에게도 힐링을 전할 산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산들을 만나 새 솔로앨범에 담은 힐링의 의미들과 작업 과정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Q. 3년 만에 솔로앨범을 발표하는 소감이 어떤가?
A. 3년 만에 솔로앨범을 내는데 사실 솔로에 대한 욕심이 많지는 않았다. 3년 전에도 그랬다. 막 내 솔로앨범을 내야한다는 욕심을 내고 지내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본업이 작곡가이고 그런 게 아니라 곡을 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생각이 나야 가사를 쓸 수 있다. 느낌이 와야 멜로디가 나온다. 그런 게 있어서 곡을 써서 앨범에 넣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곡이 빨리 나오지 않으니까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설레고 들뜨는 건 있는데, 최대한 이 마음을 줄이려고 슬픈 생각 많이 하려고 한다. 오버페이스를 하면 활동에 영향을 미치니까. 내가 부르는 노래를 온전히 전달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많이 돼서 지난 번 실수를 딛고 반성을 하고 차분하게 활동을 잘 하고 마무리를 잘 하고 들려주려고 한다.
Q. 타이틀곡 ‘날씨 좋은 날’을 윤종신과 작업했는데, 어땠나?
A. 발음 좋으니까 대충해도 된다고 하시더라. 너무 가사에 신경을 많이 써서 발음을 세게하는 버릇이 있다. 너무 세게하다 보니까 발음은 원래 좋으니까 말하듯이 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힘을 빼도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사실 나도 의외였다. 발음 이야기를 하실 줄 알았는데 빼라고 해서 최대한 빼려고 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타이틀곡이 윤종신 선배님 곡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윤종신 선배님 노래를 들으면서 힐링하고 위로받았다. 회사에 이야기했고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월간 윤종신도 있고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흔쾌히 허락해주셔서 작업하게 됐다.
Q. 윤종신의 노래를 들으면서 힐링했다고 했는데, 어떤 곡을 주로 들었나?
A. ‘오르막길’이라는 곡이 처음에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 거야’라고 하는데, ‘너가 힘들거야'라는 이야기가 너무 와닿았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지. 거기서 너무 감동을 받았다. 어떻게 ‘너 이제 힘들거야’라는 이야기를 툭 뱉었는데 너무 꽂혔다. 이렇게 나는 표현을 못할 것 같았다. 대신 선배님과 작업하면서 배우고 싶었다. 만약에 선배님에게 부탁드리면 어떤 곡을 써줄까에 대한 설렘도 있었다. 그 곡을 들으면서 위로도 많이 받고 힐링도 많이 받고 작업도 해보고 싶다.
Q. 솔로 2집은 음악 작업하는 과정이나 완성도면에서 지난 앨범과 어떤 점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나?
A. 2집에 내가 조금 더 참여를 많이 했다. 가이드 녹음부터 시작해서 편곡도 같이 하고, 고민도 하고, 같이 쓴 곡도 있고, 작사한 곡도 있다. 믹싱할 때도 계속 돌려서 다시 다시 하면서 다 듣고, 마스터링도 최종까지 나올 때까지 더 신경을 많이 썼다. 사실 1집 떄는 그럴 정신이 없었다. 일단 라이브 생각이 우선이었다. 2집에서는 소리를 새롭게 써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창법도 다르게 불러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 것들을 최대한 잘 살릴 수 있는 음원과 라이브 무대를 만들고 싶다. 최대한 노력했다. 앨범 안에 들어가 있지 않을까.
Q. 이번 앨범에 자작곡도 들어갔다.
A. 제일 처음 만들어진 곡이 ‘괜찮아요’라는 곡이다. 6번 트랙에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이 내가 가장 괜찮지 않을 때 쓰게 됐다. 괜찮지 않은 상황에서 나도 이렇게 힘들 수 있구나를 처음 알았다. 너무 괴롭고 힘든데 일부러 괜찮아지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사람도 만나려고 하지 않았고, 집에만 있으려고 했다. 서서히 괜찮아지려고 하니까 괜한 오지랖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밝은 사람인 내가 이렇게 힘든데, 다른 사람도 얼마나 힘들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노래로 그 사람들을 위로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내가 괜찮지 않을 때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을 가사로 풀어서 쓴 곡이다. 그래서 이 곡을 들으면서 위로를 받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가장 먼저 쓴 곡이고 그렇다 보니까 사실 내 맘음 속에서는 이 앨범에서 가장 베이스가 된다. 이 앨범의 가장 큰 틀은 위로와 힐링이지 않을까. 사람들마다 힐링을 받을 수 있는 주제가 다르지 않나. 슬픈 얘기나 기쁜 얘기, 진짜 위로하는 얘기에서 힐링을 받을 수 있으니까. 여섯 트랙이 조금 다른 노래. 조금씩 다른 창법으로 부르려고 노력했다.
Q. 가장 힘들었을 때가 B1A4 문제로 힘들었을 때를 말하나?
A. 맞다. 팀 문제로 힘들었을 때였다. 재계약 문제, 이런 저런 것들 때문에 머릿 속이 너무 복잡했다. 그렇다 보니까 별의 별 생각도 많이 들었다. 내가 방송 나가서 ‘어쩌다 이렇게 됐나’라는 이야기도 했다. 그런 생각도 실제로 하면서 괴로워하고 있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괜찮다 그냥 흘려 보내도 된다. 조급해하지 마라. 생각하지 마. 너무 힘들면 기대도 돼’ 그런 이야기를 한다.
신우, 공찬과 우리끼리는 매일매일 만나서 이야기했다. 따로 따로 집에만 있던 시기가 지나고 나서, 내가 집에만 있었다. 신우 형과 공찬이가 나오라고 해서 나가게 됐다. 그때부터 많이 괜찮아졌다. 우리끼리 이야기하고, ‘우린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너무 힘들고, 다 힘들지. 그런 것에서 빨리 벗어나자. 빠져있지 말자’고 하면서 앞으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발전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까 그때부터 바로 앨범 작업에 돌입했다. 우리 셋이서 이야기하면서 앨범 작업에 돌입했다. 회사랑도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멤버들끼리 서로서로 엄청 더 끈끈해진 것 같고, 기댈 수 있게 됐다.
Q. 신우의 자작곡도 수록됐다.
A. ‘사선’이라는 곡이다. 사실 셋이서 B1A4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정규앨범으로 내고 싶어서 11곡 자작곡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내가 2곡 정도 써서 준비하고 있었다. 그 안에서 정규앨범이면 우리 한명 씩 솔로곡 있어도 되지 않겠냐고 했다.
신우 형이 곡을 쓰면 가이드를 맡기니까 가이드를 부르면서 곡을 하나씩 탐색했는데 벌스만 나온 곡이었다. 너무 신우 형 모습이 보이는 곡이었다. 갑자기 욕심이 났다. 옆에서 10년 가까이 지켜봐 온 동생이니까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나 달라고 했다. 원래 정규앨범 솔로곡이었는데 신우 형이 군대에 가게 돼서 솔로앨범에 실리게 됐다.
Q. 공찬과의 듀엣곡도 들어갔다. 멤버들과 함께한 작업이 많은 것 같다.
A. 사실 아주 큰 그림을 그리고 솔로앨범 안에 공찬이와 같이 부른 듀엣곡을 넣었다. 이 곡을 들으시고 우리 팬들, 바나 분들, 그리고 대중이 ‘공찬이랑 산들이 조합도 괜찮은데’라며 기대를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곡은 작사에도 참여하고, 공찬이와 같이 불러서 앨범에 넣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회사에 이렇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Q. 솔로앨뱀에 멤버들과 같이 작업한 곡들을 많이 넣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A. 모르겠다. 음악적으로 욕심이 없는 건지. 그렇게 들릴 수 있겠지만 아니다. 나는 계속해서 산들이고 B1A4 산들이기 때문에 산들이고 노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 멤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산들이일 수 있었고, 지금까지 가장 힘이 되는 사람이 멤버들이다. B1A4와 색깔을 다르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없다. 산들이는 산들이구나 분명히 내 목소리로 부르기 때문에 이해주실 거라는 확신도 있다. 멤버들이 최대한 많이 참여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B1A4의 연장선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솔로앨범이 나온다고 하면 공찬이든 신우 형이든 계속 참여해줄 거고, 내가 SOS를 할 것 같다.
Q. B1A4의 정규앨범을 발표하지 못해서 섭섭하기도 했겠다.
A. 너무 아쉽고, 셋 다 ‘멘붕’이었다. 갑자기 눈 앞이 캄캄해지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또 우리는 어떻게 할까라는 이야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가 힐링이 됐다. 발전적이었다. 신우 형이 없는 동안에 어떻게 지낼지 같이 이야기했다. 이렇다 보니까 그 시기도 정말 힘들 수 있었을 법했는데 나름 괜찮았다. 빨리 떨처냈다.
Q. 오랜만에 내는 앨범인데 성적에 대한 기대감은 없나.
A. 사실은 기대를 너무 많이 하는 것 같다. 내가 만들고 내가 참여를 한 모든 것에 대해서 기대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항상 들뜨는 경향도 있고, 아쉬움이 많이 남기도 한다. 최대한 내려놓고 편안하게, 이번에는 기대가 되더라도 기대하지 말자 ‘괜찮아’ 주문을 외우고 있다. 많이 들어주시면 들어주실수록 좋다. 솔직한 마음은 많이 들어주시면 좋겠고 그랬다. 1집보다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누구나 마음 속에 1등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 않을까요? 너무 1등하고 싶다(웃음).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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