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이선균 "봉준호 감독님 첫 작품이라 긴장..동네형처럼 편했다"(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6.03 12: 50

 “이런 일이 있구나 싶네요.”
이선균은 3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흥행은 제 얘기 같지가 않다. 현실감이 없다. 배우들끼리 (잘 되고 있는 것에 대해)자축은 하고 있다. 모두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데 굉장히 좋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흥행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선균이 출연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바른손이앤에이)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되는 두 가족의 걷잡을 수 없는 만남을 그린다.

지난달 30일 개봉해 어제(2일)까지 336만 6931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하며 상영 4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선균은 이 작품에서 글로벌 IT 그룹의 대표 박동익을 연기했다. 세련된 신흥 재벌 박사장의 모습은 관객들에게도 낯설다. 동익의 아내 연교는 배우 조여정이 맡았다. 
이선균은 “처음에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주실지 궁금했다. 칸영화제 경쟁작으로 출품돼 상을 받긴 했지만. 막상 국내 관객들은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했다. 칸에서 상을 받아서 그런 건지,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거 같긴 하다.(웃음)”라고 기뻐했다. 
그는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 봉준호 감독으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고 미팅을 가졌다고 했다. “(드라마)’나의 아저씨’가 끝나고 바로 들어갔다. 6개월 동안 ‘나의 아저씨’에 있다가 (영화 촬영장에 가니)이질감이 생겼다. 근데 그게 또 재미있었다. 저로선 염려가 있었지만 그런 게 전혀 없는 거 같아서 좋았다”며 봉준호 감독의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작품성을 느꼈다고 했다. '나의 아저씨'는 지난해 5월 17일 종영했으며 ‘기생충’은 같은 해 5월 크랭크인 해 9월께 크랭크업 했다.
이선균은 “(캐스팅 확정 전 감독님이 제게)만나보고 싶다고 하셔서 처음 만났다. 만나 보고 캐릭터와 이미지가 안 맞으면 안 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대본을 먼저 본 건 아니고, 근데 감독님이 ‘(캐릭터상)고3짜리 딸이 있다’고 하셨는데, 바로 제가 ‘저 흰머리 되게 많다’고 했다.(웃음)”라고 캐스팅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너무 (시나리오가)안 나와서 (초조하게)기다렸다. 나중에 받아서 보다가, 제 분량을 떠나, 대본을 볼 때부터 놀라웠다. 영화가 연극적인 느낌도 많았던 거 같다. 그래서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연극화해도 재미있겠다 싶었다”라고 시나리오를 처음 본 느낌을 전했다.
“봉감독님의 대본에 (여러 가지 요인들이)굉장히 자세하게 나와 있다. 배우들이 현장에서 감독님에게 ‘이렇게 하는 게 어떠냐?’고 묻고 제안하기보다 시나리오에 있는 그대로 하게 된다. 저도 원래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편인데 이번엔 그냥 잠자코 있었다.(웃음)”
봉준호 감독의 이 영화는 반지하에 살지만 서로에 대한 불평 없이 화목한 기택의 집안을 비추며 시작한다. 가족 구성원 전체가 직장이 없어 먹고 사는 게 가장 큰 걱정인데, 장남 기우가 박사장 딸의 과외선생으로 들어가면서 한줄기 희망을 찾는다. 그러고나서 차녀 기정(박소담 분)까지 미술 교사로 일자리를 구하며 본격적으로 기생하기 시작한다. 
이어 그는 “감독님이 (시나리오부터 촬영을 마칠 때까지)많을 걸 준비를 잘해주셨다. 그전까지 제가 끌고 가는 역할이 많다 보니, 이번엔 그런 부담이 없다는 것도 좋았다. 마음이 가벼운 것도 있었다. 대본 설계도 잘 해놓으셔서 마음이 편안했다"면서 “봉준호 감독님의 네임 밸류 때문에 처음엔 긴장도 많이 했었다. 모든 영화 촬영장이 3회차까지 긴장하긴 하지만. 근데 막상 조금 지나고 보니 봉준호 감독님도 동네 영화 잘 찍는 형 같았다.(웃음) 배우들, 스태프들에게 잘 해주셔서 너무 좋았다”라고 즐거웠던 촬영 현장을 극찬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너무 재미있다. 계속 같이 얘기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정말 좋았다”면서 “감독님과 서로 소통도 너무 잘 돼서 마치 형 같았다. 물론 형이라고 부르진 않았지만(웃음)”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선균은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님과 또 작품을 하고 싶다. 영원히 ‘기생’하고 싶다. 영원히 숙주로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2001년 뮤지컬 ‘록키 호러쇼'로 데뷔한 이선균은 2007년 방송된 드라마 ‘하얀 거탑’과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비로소 대중적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파스타’(2010) ’골든 타임’(2012)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2016) ‘나의 아저씨’(2018) 등 드라마에서 상대역으로 출연한 여자 배우들이 한층 더 빛나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는 2012년 ‘화차’(감독 변영주)와 ‘내 아내의 모든 것’(감독 민규동), ‘끝까지 간다’(감독 김성훈, 2014)으로도 상당한 흥행을 거뒀다./ watch@osen.co.kr
[사진]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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