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으로 칸을 접수하고 국내에서도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봉준호 감독이 라디오에 떴다.
봉준호 감독은 3일 오후, tbs FM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나는 감독이다’ 편에 출연해 청취자들을 만났다. DJ 최일구가 2006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 특별 출연한 바 있어 두 사람의 만남에 영화 관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봉준호 감독은 소탈한 입담을 자랑했다. 그는 영화 '기생충'으로 최근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에 관해 “빨리 잊으려 노력한다. 다음 작품을 해야 해서 평상심을 유지하려 하지만 그래도 기쁘다”라며 활짝 웃었다.
더 나아가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 가능성을 두고는 “지구상 모든 영화가 후보다. 작년에 ‘어느 가족'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오스카 후보에 오르긴 했다. 지금 시점에 뭐라 말하기는 이르지만 오스카상은 모두가 꿈꾸는 상 아닐까”라고 말했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를 찍던 2013년 겨울에 처음 구상했다고. 그는 “기생충이 우리 몸에 있는지 몰랐다가 발견되는 것처럼 2013년 겨울쯤 처음 제작사에 이야기했던 게 기억난다. 그때 머릿속에서 싹트고 있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기생충’은 주말인 어제(2일) 99만 4912명이 관람해 누적관객수 336만 7212명을 기록했다. 상영 4일차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엄청난 흥행 바람을 몰고 있다.
‘봉테일’ 애칭을 다시 한번 확고히 한 봉준호 감독은 영화 속 디테일에 관해 “특정 부분을 짚어서 이야기하면 스포일러를 향한 지름길이 될 것 같아 넓게 이야기 하겠다. 극 중 이선균의 대사 중에 이 영화의 격렬한 후반부를 예고하는 단어가 있다. 두 번, 세 번 반복되는 이선균의 대사를 확인해 보면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는 “사실 영화 만드는 데 심각하게 지장 받은 건 없다. 하지만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것 자체가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연극이나 소설 등 국가적 지원이 필요한 분들은 힘든 시절을 보냈다. 그분들에게는 큰 트라우마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한 “사랑 이야기를 찍어 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 시간이 더 지나면 꼭 찍고 싶다. 사극도 못 해 봤는데 도전하고 싶다.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 조선시대 다 열어두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여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안에 발을 들이면서 생기는 일을 다룬 영화다. 봉준호 감독이 송강호와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4번째로 함께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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