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송용준의 부진으로 무주공산이 됐던 젠지의 미드 라인이 서머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겪었다. ‘쿠잔’ 이성혁과 ‘리치’ 이재원이 합류하면서 3명의 미드 라이너가 경쟁하는 상황이다. 좋은 성적을 위해선 스크림(연습 경기) 성적이 뛰어난 선수가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세 선수 모두 다른 스타일을 지니고 있는 만큼 젠지는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젠지는 오는 6월 5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벌어지는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서머 스플릿 개막전에서 담원과 맞붙는다. 지난 2016년 삼성 시절부터 항상 ‘플레이오프 영향권’에 있었던 젠지는 다소 어색하지만, 도전자의 입장에서 담원과 서머 시즌 첫 승을 놓고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젠지가 롤챔스 서머 스플릿에 돌입하기 전 무려 2명의 미드 라이너를 로스터에 추가한 데는 송용준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8 롤챔스 서머 시즌부터 젠지에 합류한 송용준은 룰루, 아우렐리온 솔, 조이, 갈리오 등으로 활약하며 팀을 서머 플레이오프 및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올려놓은 바 있다. 특히 스프링 시즌 송용준의 조이는 승률 72.7%(8승 3패), 갈리오는 승률 100%(7승 0패)를 기록했다.
지난 2018년의 활약에 송용준은 ‘LOL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LCS)’의 옵틱 게이밍으로 이적한 ‘크라운’ 이민호의 빈 자리를 잘 메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기대와 다르게 2019 롤챔스 스프링 시즌 송용준은 확연하게 떨어진 폼을 선보이며 탑 라이너인 ‘로치’ 김강희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겪었다. 송용준이 롤챔스에서 경쟁력이 희미해진 이유는 ‘메타 적응 실패’ 및 ‘적은 챔프 폭’ 때문이다. 송용준은 유틸, 로밍형 미드 챔피언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으나, 암살자 챔피언은 아쉬운 숙련도를 보여줬다. 2019 스프링 시즌 미드 라인의 3대장 리산드라, 조이, 르블랑 중 송용준은 리산드라(8승 2패)만 우수한 성적을 냈다. 아칼리는 단 한번도 플레이하지 않았다.
젠지는 미드 라인 강화를 위해 다른 스타일의 선수 두 명을 로스터에 등록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성혁은 라인전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다. 스프링 시즌 르블랑(4승 2패), 라이즈(5승 1패), 리산드라(3승 0패)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소속팀 ES 샤크스를 롤챔스 승강전으로 이끌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하 히오스)’의 ‘페이커’로 불렸던 이재원은 히오스 프로게이머 시절 제라툴, 겐지 등 피지컬이 필요한 영웅으로 압도적인 실력을 선보인 선수다. 이재원은 히오스 프로 리그 종료 이후 LOL로 종목을 전환한 뒤 솔로 랭크에서 미드 라인으로 ‘챌린저’ 티어에 입성했는데, 입성 당시 주로 활용한 챔피언은 사일러스, 아트록스, 아칼리, 이렐리아 등 근접 암살자 챔피언이다. 이재원은 지난 5월 31일 프로필 촬영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근접 암살자 챔피언을 잘 다뤄 코치진이 좋은 평가를 내려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로스터에는 3명이 등록돼 있으나,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단 한 명이다. 실전엔 연습 경기에서 실력이 빼어난 선수가 출전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스타일이 다른 세 선수가 변화 없이 경기에 나서게 된다면, 상대 팀 밴픽의 좋은 먹잇감이 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젠지는 세 선수의 공존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미드 라이너 변경으로 팀 전체의 운영 방향을 바꾸는 ‘교체 출전’에 더해 각 선수들이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젠지는 서머 시즌 반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우범 감독은 지난 3일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서머 시즌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임하겠다. 로스터에 있는 선수들 모두 맹연습 중이다”고 밝혔다. 젠지의 중심이 될 3명의 미드라이너가 서머 시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lisc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