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난항을 겪었던 ‘퍼퓸’이 향기 가득한 열연으로 첫 방송을 마쳤다. 하재숙과 고원희는 의문의 향수로 변신하게 되면서 겪는 심리 변화 등을 몰입감 있게 그려냈고, 그 결과 ‘퍼퓸’은 동시간대 지상파 월화극 1위에 올랐다.
3일 오후 첫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퍼퓸’(극본 최현옥, 연출 김상휘 유관모)에서는 의문의 향수로 민예린(고원희)으로 변신하게 된 민재희(하재숙)의 이야기가 드려졌다.
민재희는 의문의 향수를 택배로 받았다. 이혼을 요구하고 당당하게 바람을 피는 남편에게 상처를 받은 그는 남편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이때 의문의 할아버지는 “용기 잃지 말고, 천명이 다할 때까지 강건하게 버텨라. 살다보면 기적처럼 좋은 일도 찾아오는 게 인생이다”고 말하며 의문의 향수를 건넸다.
민재희는 향수를 뿌리고 잠시 꿈을 꿨다. 눈을 뜨자 몸에는 변화가 있었다. 얼굴은 예뻐지고, 몸은 날씬한 민예린으로 변한 것. 민예린은 “삶을 온전히 포기한 순간 기적이 찾아왔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생긴 일에 의문을 갖고 짐을 챙겨 집을 나왔다.
민예린은 천재 디자이너로 활약 중인 서이도(신성록)의 패션쇼장에 일일 아르바이트로 일하게 됐다. 서이도는 천재 디자이너지만 52종의 공포증과 35종의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섬세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악연이었다. 민예린의 긴 파마머리와 부스스한 모습을 보고 서이도가 깜짝 놀라 “당장 내보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인 모델이 다리를 다쳐 런웨이에 서지 못하게 됐고, 민예린은 한지나(차예련)의 추천으로 런웨이에 서게 됐다.
민예린이 런웨이에 서기까지는 용기가 필요했다. 메이크업을 하다가 거울 속에서 민재희를 봤고, 자신감이 추락했다. 민예린은 무대 뒤에 숨었고, 자신을 찾아온 서이도에게 “나를 쓰레기 보듯이 쳐다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두렵다”고 말했다. 이에 서이도는 “내가 너를 세상에서 가장 자신감 넘치는 모델로 만들겠다”고 용기를 줬다.
민예린은 성공적으로 런웨이를 걸었다. 하지만 피날레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먹었던 수면제 때문에 잠이 든 것. 무대는 그렇게 마무리됐고, 서이도는 엉겁결에 유명세를 탔다.
다음날 민예린은 민재희로 돌아왔다. 향수의 효과가 다했던 것. 민재희는 향수를 뿌리면 민예린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 길로 서이도에게 찾아가 모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이도가 이를 거절하자 라이브 방송으로 귀여운 협박을 했고, 서이도는 어쩔 수없이 민예린을 취직시켜주겠다고 말했다.
서이도는 민예린을 괴롭힐 목적으로 자신의 집을 청소하라고 지시했다. 민예린은 먼지가 가득한 집을 온 힘을 다 해 청소했고, 잠이 들었다. 잠이 든 사이 민예린의 몸은 다시 민재희로 돌아갔다. 이때 서이도가 집에 돌아왔고, 민재희를 목격하면서 첫 방송이 마무리됐다.
‘퍼퓸’은 생을 통째로 바쳐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한 가정을 파괴하고 절망에 빠진 중년 여자와 사랑에 도전해볼 용기가 없어서 우물쭈물하다가 스텝이 꼬여버린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시작은 난항이었다. 배우 고준희가 캐스팅 물망에 올랐지만 일련의 논란에 휩싸였다. 고준희의 캐스팅은 불발 됐고, 고원희가 캐스팅됐다. 남자 배우 캐스팅 역시 우여곡절이 있었다. 에릭, 김지석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해당 배우들이 모두 고사하면서 신성록이 낙점됐다.
캐스팅 난항으로 우려가 됐지만 그 걱정은 ‘기우’였다. 까칠하면서도 허당스러운 매력의 서이도를 연기한 신성록과 민재희와 민예린을 오가면서 캐릭터의 절박한 심정과 코미디적 요소를 살린 하재숙, 고원희의 열연이 돋보였다. 특히 두 사람은 앙숙인 듯 아웅다웅하다가도 용기를 주거나 하는 모습에서는 핑크빛 설레임을 줘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기다리게 했다.
신성록과 고원희, 하재숙 등의 열연에 힘입은 ‘퍼퓸’은 전국 기준 시청률 5.0%, 6.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나타내며 지상파 월화극 시청률 1위에 올랐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