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퓸’이 첫 방송을 마쳤다. 팍팍한 현실, 남편의 핍박을 받고 있는 주부가 ‘의문의 향수’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고 새 인생을 찾는 모습은 여느 ‘신데렐라 스토리’와 다르지 않다. 익숙한 듯한 소재를 이겨내야 하는 게 ‘퍼퓸’의 숙제로 남았다.
4일 오후 첫 방송된 KBS2 새 월화드라마 ‘퍼퓸’(극본 최현옥, 연출 김상휘 윤관모)에서는 의문의 향수를 뿌리면서 시작된 민재희(하재숙)의 새 인생 이야기가 그려졌다.
‘퍼퓸’은 생을 통째로 바쳐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한 가정을 파괴하고 절망에 빠진 중년 여자와 사랑에 도전해볼 용기가 없어서 우물쭈물하다가 스텝이 꼬여버린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드라마 설명처럼 ‘향수’를 통해 민재희는 새로운 인생을 찾았다. 바람을 피고도 당당하고,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을 때 의문의 할아버지가 의문의 향수를 건넸다. 향수를 뿌린 뒤 민재희는 얼굴도, 몸도 완전히 다른 민예린(고원희)으로 변신했다.
민예린은 패션쇼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다 서이도(신성록)과 만났다. 까칠하면서도 각종 공포증과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서이도는 부스스한 민예린을 보고 기겁하며 당장 내보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메인 모델이 다리를 다치면서 민예린은 엉겁결에 런웨이에 서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민예린은 메이크업을 받다 거울 속에서 뚱뚱했던 민재희를 보고 용기를 잃었다. 이때 서이도는 “내가 너를 세상에서 가장 자신감 넘치는 모델로 만들겠다”고 용기를 줬고, 민예린은 가까스로 런웨이에 섰다. 하지만 전날 먹은 수면제 탓에 피날레 무대에서 쓰러져 잠이 들고 말았다.
이후 향수 효과가 사라지면서 민재희로 돌아왔고, 향수의 효과에 대해 정확하게 알게 됐다. 향수를 뿌린 뒤 민예린은 서이도를 찾아가 모델이 되고 싶다고 밝혔고, 우여곡절 끝에 취직에 성공했다.
서이도는 민예린을 괴롭힐 목적으로 먼지가 가득한 자신의 집 청소를 지시했다. 민예린은 온 힘을 다 해 청소를 마쳤고, 잠시 쉬면서 잠이 들었다. 잠이 든 사이 향수 효과가 사라지면서 민재희로 돌아왔고, 이때 서이도가 집에 들어왔다.
까칠하지만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남자, 가정에 헌신했지만 절망만 남은 여자라는 캐릭터 구성과 ‘향수’로 인해 모습이 바뀌어 새로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모습 등은 이전 드라마, 영화 등의 작품에서 보여진 ‘신데렐라 스토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캐릭터의 세세한 설정만 달랐을 뿐이었다.
첫 방송을 마쳤고, 지상파 월화극 시청률 1위에 오른 ‘퍼퓸’이지만 앞으로 이 성적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를 숙제로 풀어야 한다.
캐스팅 난항을 이겨내고 지상파 월화극 1위라는 기분 좋은 출발을 보여준 ‘퍼퓸’이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라는 한계를 풀고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