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종려상 '기생충''"..'한밤', 봉준호=봉테일 "경외심 90%+원망 10%"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6.04 21: 52

봉준호 감독의 별명인 봉테일의 비하인드가 공개됐다.
4일 오후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한국 영화 흥행 1위 '기생충' 특집을 마련했다.
현재 '기생충'은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로 누적관객수 4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기생충' 언론 시사날 배우들은 '한밤' 측과 인터뷰를 가졌고, "'기생충'에만 있는 한 가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장혜진은 "믿고 보는 배우 라인업이 있다", 이선균은 "웃음과 먹먹함의 조화가 있다", 송강호는 "세상에 대한 아름다움이 있다"라며 '기생충'을 자랑했다. 이때 최우식은 "그리고 그 황금종려상도 있다"며 칸 부심을 드러냈다. 
최우식의 황금종려상 자랑에 갑자기 분위기가 민망해졌고, 선배 송강호는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강호의 급사과 멘트에 최우식은 고개를 푹숙여 웃음을 안겼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봉준호가 곧 장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그는 20년 전 '플란다스의 개'로 처음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했고, 두 번째 연출작이 '살인의 추억'이다. 이후 '마더', '괴물', '설국열차', '옥자' 등을 만들었다.
한 번도 같은 장르를 반복한 적이 없고, '마더'를 함께한 김혜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은 천재"라고 인정했다. 이어 "나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잊지 못할 감독이다. 그동안 모범적인 엄마만 하는 게 지루했는데, 너무 좋았다"며 만족했다.
봉준호 감독은 "'마더'는 기획 자체를 김혜자 선생님 때문에 했다. 국민엄마로 몇 십년간 유명했지만, 광기와 히스테리를 봤다. 그걸 표현해보고 싶었다. '미친 김혜자'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연출 의도를 공개했다.
'마더', '살인의 추억' 등 연출작에서 직접 연기 시범을 선보이는 봉준호 감독. 그는 "내가 직접 동작, 대사 등을 해가면서 보여주는데, 배우들 입장에서는 '웬 추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살인의 추억'에서는 엑스트라 동선 방향도 계산하고,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기자들의 동선까지 신경 쓰는 디테일을 보여줬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괴물'에서는 한강에 잠수한 배두나의 가방이 물때 얼룩을 따로 주문해 만들기도 했다고.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의 미술을 담당한 류성희 미술 감독은 "'살인의 추억' 현장에서 연출팀과 미술팀이 '봉테일'이라고 불렀다. 90% 경외심과 10% 원망이었다. 너무나 디테일했다"고 밝혔다.
"얼마나 디테일 했느냐?"는 질문에 류성희 미술 감독은 "극 중 여중생한테 붙여주던 반창고가 있는데, 붙일 때 점착도가 너무 높으면 안 된다고 하더라. 옛날 반창고는 그렇게 잘 붙지 않았다고 하셨다. 소품팀이 손으로 계속 눌러서 적당한 점착도를 만들어서 붙였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제작진이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라고 묻자 류성희 미술 감독은 "처음에는 원망도 있었지만 감동이 있었다. 어느 하나 허투루 쓰여지지 않더라. 같이 찾는 광부의 마음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번 신작 '기생충'에서도 봉테일의 면모가 빛나는 장면들이 많다. 이하준 미술 감독은 "실제로 세트에 음식물 쓰레기를 갖다 놨는데, 파리나 다른 곤충들이 자연스럽게 카메라에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골목 촬영할 때 감독님이 동물 출연 주문을 하셨다. 음식물 쓰레기들이 근처에 있으면 항상 비둘기들이 모이니까, 그런 동네들은 고양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감독은 "사회적, 역사적 분위기일 수도 있고, 한마디 대사일 수도 있다. 자려고 누우면 영화 속에 남아 있는 그런 잔상과 여운이 남는 영화를 항상 꿈꾼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본격연예 한밤'에서는 방탄소년단 런던 웸블리 공연, 주진모와 민혜연 커플의 결혼, 악동뮤지션 이찬혁 해병대 제대, 대학축제에 뜬 스타들의 소식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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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본격연예 한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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