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이 90분 동안 1550만 원의 강연료를 받는 일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고 있다.
김제동은 오는 15일 대전시 대덕구 소재 한남대학교에서 대덕구가 주최하는 '대덕구와 김제동이 함께 하는 청소년 아카데미'에 강연자로 선다. 90분 동안 진행될 김제동의 강연료는 1550만원에 책정됐다.
이와 관련 보수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 일각에서 비판 의견이 일었다. 자유한국당 소속 대덕구의회 의원들은 4일 성명서에서 "대덕구는 재정자립도가 16%로 열악해 자체 수입으로는 구청 공무원 월급도 겨우 주는 실정"이라며 김제동의 강연료가 지나치게 높다고 꼬집었다.
5일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이 성명서를 냈다. 그는 "김 씨의 강사료 1550만원은 아르바이트생 1856명을 한 시간씩 고용할 수 있는 돈"이라며 "청소년 대상으로 하는 지자체 강연에 이런 거액을 퍼부은 적이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KBS 공영노조에 따르면 KBS 1TV 교양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에서 김제동의 출연료가 월 5000만 원이라고 지적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김 씨는 쌍용차 사태, 세월호 참사 당시 관련 현장에 나와 청년들에게 '불평등에 무관심하지 말고 저항하라'고 호소해왔다. 그랬던 그가 고액 강사료를 받는다니 배신감을 느낄 청년들이 많을 것"이라며 "평등한 세상이라더니 왜 본인 마이크만은 평등하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대전시당도 논평에서 "대덕구청 재정 자립도와 경제 위기인 구 상황을 고려하면 비합리적 강사료"라고 발표했다. 또한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휴머니즘인 척, 정의로운 척, 남 돕는 척, '척 박사' 김 씨는 '88만원 세대'에 대해 핏대를 세워놓고, 뒤에서는 국민 세금 뜯어 먹기를 하고 있다"며 "위선의 극치다.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자처했지만, 어느새 최대 수혜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권 지지층에서는 김제동의 강연료를 두고 타당하다는 의견도 일고 있다. 김제동이 1500만 원을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 진보 성향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명 강사인 김 씨가 강의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책정받은 것"이라며 "공직에 있는 사람도 아닌데 무슨 문제냐. 오히려 국회를 정상화하지 않고 월급을 받아가는 국회의원들이 더 문제"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김제동은 2002년 KBS 2TV 음악 프로그램 '윤도현의 러브레터'로 데뷔한 방송인이다. 이밖에도 그는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1, '스타골든벨', '해피선데이', SBS '야심만만' 시리즈, MBC '느낌표' 등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로 활약했다. 이에 힘입어 2006년 KBS '연예대상'에서 연예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오늘밤 김제동'과 MBC 라디오 FM4U '굿모닝 FM 김제동입니다'에서 진행을 맡고 있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