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이 고액 강연료 논란에 휩싸이며 팬부터 정치권까지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다.
대전시 대덕구 측은 15일 대덕구 오정동 소재 한남대학교에서 '대덕구와 김제동이 함께 하는 청소년 아카데미-사람이 사람에게'를 주최한다. 강연은 해당 지역 중,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90분 동안 진행된다. 이 가운데 김제동이 강연료로 1550만 원을 받는다고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대덕구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대덕구는 재정자립도가 16%로 열악하다"며 구청 공무원 월급도 겨우 지급하는 대덕구 수입에 과도한 강연료가 책정됐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대전시당 역시 "1550만 원은 비상식적인 고액 강연료"라며 "대덕구청의 재정 자립도와 경제 위기에 봉착한 구 상황을 고려하면 비합리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대덕구청 측은 구 자체 예산이 아닌 교육부 재정 지원을 통해 강연료를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대덕구청의 예산이든, 교육부의 지원이든 김제동의 강연료가 세금으로 지급된다는 점에서 비판은 계속 되고 있다.
비판여론은 중앙 정치권으로도 번졌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대변인들이 논평을 통해 김제동의 고액 강연료를 지적한 것. 5일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김제동이 과거 청년들에게 '불평등에 무관심하지 말고 저항하라'고 호소한 일을 거론하며 "그랬던 그가 고액 강사료를 받는다니 배신감을 느낄 청년들이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김제동이 '88만원 세대'에 대해 핏대를 세워놓고 뒤에서는 국민 세금 뜯어먹기를 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자처했지만 어느새 최대 수혜자가 됐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제동의 강연료가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온라인 포털사이트 김제동 갤러리 측은 성명을 통해 "김제동은 평소 많은 이들의 꿈과 희망을 전하는 따뜻한 인품을 지녔기에 많은 팬들이 그의 강연을 듣고자 전국에서 모여들곤 한다. 김제동은 명불허전 토크콘서트의 아이콘으로 불린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제동이 평소 청소년 지원 사업, 국가 재난 등에 꾸준히 선행을 베푼 점을 언급하며 변함 없는 지지를 표명했다.
진보 성향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유명 강사인 김제동이 강의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책정받은 것"이라며 고액 강연료가 아니라고 두둔했다. 네티즌들은 실제 김제동이 다양한 토크콘서트, 행사 진행을 통해 강연 경험을 쌓은 점을 들며 그의 강연료가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제동은 2002년 KBS 2TV 음악 프로그램 '윤도현의 러브레터'로 데뷔한 이래 다양한 방송에서 진행자 겸 출연자로 맹활약했다. KBS 2TV '해피투게더' 시즌1, '스타골든벨', '해피선데이', SBS '야심만만' 시리즈, MBC '느낌표' 등 과거 다수의 성공작에 김제동의 이름이 올랐고, 이에 힘입어 그는 2006년 KBS '연예대상'에서 연예 대상까지 수상했다. 현재도 그는 '오늘밤 김제동'과 MBC 라디오 FM4U '굿모닝 FM 김제동입니다'에서 진행자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연예인들의 행사 출연료를 언급하며 김제동의 강연료가 그에 비해 많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비판 여론과 옹호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김제동과 대덕구 측은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팬들과 정치권을 막론하고 번진 '고액 강연료' 논란, 김제동이 어떤 대처를 보일지 그의 행보에 대중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