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수부터 김민석, 성준, 이창섭, 신우, 엔까지 스타들도 현충일 추념식을 통해 국민들에게 먹먹한 울림을 남겼다.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는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됐다. 추모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추념식에는 군복무 중인 스타들의 애국가 제창과 김혜수의 편지 낭독 등이 이어졌다.
김민석 일병과 방성준 일병(성준), 이창섭 일병(비투비 이창섭), 신동우 일병(B1A4 신우), 차학연(빅스 엔) 이병은 국방부 중창단과 함께 늠름한 모습으로 애국가를 제창했다.
이어 단정한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등장한 김혜수는 6·25 전사자 故 성복환 아내 김차희 여사의 편지를 대신 낭독했다. 故 성복환 씨는 지난 1950년 8월 학도병으로 입대해 전장으로 떠났지만 전투 중 전사하며 결국 가족에게 돌아오지 못했다.
먼저 김혜수는 "오늘 이 자리에는 6·25 전쟁으로 떠난 후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고 성복환 전사자의 아내 김차희 할머니께서 계신다. 할머니께 이곳 서울 현충원은 할아버지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지금 이 편지를 듣고 계실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할머니를 대신해 오랜 그리움만큼이나 간절한 소망을 전하고자 한다"고 소개하며 편지글을 읽어내려 갔다.
김혜수는 “당신을 기다리며 보낸 세월. 내게 남겨진 것은 당신의 사진 한 장 뿐이다. 뒤돌아보면 그 가혹한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스무살에 결혼하여 미처 신혼살림을 차리지 못하고 큰댁에 머물며 지내던 어느날 전쟁과 함께 학도병으로 징집된 후 상주에서 잠시 머물다 군인들 인파 속에 고향을 지나면서도 부모님께 인사조차 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그 심정 어찌 하였을까. 전장의 동료에게 전해받은 쪽지 한 장 뿐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떠난 후 몇 달 후에 받은 전사통지는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었다"고 남편을 잃은 김차희 여사의 슬픔을 전했다.
이어 "10년을 큰댁에 머물면서 그 많은 식구들 속에 내 설 자리는 없었다. 내가 살아 무엇할까 식음을 끊고 지내면서도 친정엄마 생각에 죽을 수 없었다. 어느 때에는 연금 타러 오라는 통지에도 며칠을 마음 아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당신의 흔적을 찾아 국립묘지에 올 때면 회색 비석이 군인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으로 보이는데 어떤 이가 국립묘지를 구경하러간다는 말에 가슴이 미어진다. 젊은 청춘을 바친 무덤을 보고 어찌 구경하러 간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라며 비통함과 아픔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소망이 있다면 당신의 유해가 발굴되어 국립묘지에 함께 묻히고 싶은 마음 뿐이다. 내게 남겨진 것은 젊은 시절 당신의 증명사진 하나뿐인데 그 사진을 품고 가면 구순이 훌쩍 넘은 내 모습을 보고 당신이 놀라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난 아직도 당신을 만날 날만을 기다린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하며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김혜수는 담담하면서도 힘 있는 차분한 목소리로 편지에 담긴 먹먹함과 슬픔, 아픔을 그대로 전달했다. 이에 많은 청중들은 김혜수의 편지 낭독을 듣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처럼 추념식을 통해 다시 한 번 애국선열과 국군장병들에 대한 감사함을 되새기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mk3244@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