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과 비교"..욕먹던 '아스달', 스태프 혹사 논란 입열었다[핫TV]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19.06.08 11: 39

tvN '아스달 연대기' 측이 스태프의 노동 환경 문제와 제보자 색출, 해외 촬영 안전사고 등 드라마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별도의 질문을 받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태도다. 
8일 오전 tvN 주말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 측은 "방송 문화를 선도해야 할 제작사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겸허히 비판을 수용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최근 제기된 제작환경 문제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 왔다"며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 드라마 외적인 이슈가 전면에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첫 방송이 나간 시점에도 일부 단체의 과장 왜곡된 주장이 계속 제기돼 일반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온전히 감상하는데 방해될 것이 우려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공식 입장을 내놓는 이유를 공개했다. 
이어 그동안 논란이 불거진 장시간 촬영, 브루나이 해외촬영, 해외 촬영 시 안전사고, 제보자 색출 주장 등에 대해 하나씩 해명했다. 

'아스달 연대기' 포스터

앞서 방송 시작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김원석 PD는 촉박한 후반 작업 때문에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고, 간단한 무대 인사만 했다. 이날 노동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 "질문에 공식 입장이 나갔으니 작품에 관한 질문만 해달라"는 답변이 돌아와 대답을 회피했다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와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이하 희망연대노조)가 '아스달 연대기' 측이 지난해 9월 발표한 68시간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며 고발한 직후였기에 '회피했다'는 지적이 나올만했다. 이들은 '아스달 연대기' 스태프가 1일 25시간, 브루나이 해외 촬영 당시에는 최장 7일간 151시간 30분간 휴일 없는 연속 근로에 강제 투입되며 기본적 인권을 침해 당했다고 주장했다.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
무엇보다 '아스달 연대기'의 스태프 혹사 논란과 맞물려, 한국영화 최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모든 스태프와 총 77회의 영화 제작 기간 주 5회 근무, 주1회 유급 휴가, 4대 보험 적용 등 표준계약서를 체결한 사실이 알려졌다. 노동 시간을 준수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아스달 연대기' 측에 더욱 비난이 거세졌다. 
사실 영화계에서는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이 놀라운 만한 일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14년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부터 시작돼 체계적으로 자리잡았고, 봉준호 감독은 새삼 관심을 받자 각종 인터뷰와 언론시사회에서 "마치 우리가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깃발을 든 것처럼 느껴진다. 무슨 아이콘이 된 것 같아서 민망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실 우리가 공헌한 건 하나도 없다. 몇 년간 영화산업노조와 배급사, 제작사 등이 장기간 논의를 통해 정착됐고, 지금은 대부분 그렇게 하고 있다. TV 드라마 쪽도 논의가 활발하게 되는 것으로 안다. 내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빨리 협의가 이뤄져 영화계처럼 잘 정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기생충'과 '아스달 연대기'가 모두 같은 CJ E&M 계열의 영화와 드라마이지만, 같은 이슈에 다소 다른 태도가 눈에 띄었다. 
'아스달 연대기' 김원석 PD
이런 가운데, '아스달 연대기'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첫 방송 이후인 8일 오전 "현장 스태프를 A, B팀으로 나눠 운영해 주 68시간 자체 제작 가이드를 준수했다. A팀은 지난해 9월부터 전체 37주의 제작기간 동안 평균 주 43시간, 일일 12시간을 촬영했다. B팀은 12월부터 23주 간 평균 주 35시간, 일일 12시간을 촬영했다. A팀의 경우 전체 250일 중 131일을 촬영했고, 휴차는 119일이었다. B팀은 전체 162일 중 64일 촬영했고, 휴차는 98일이었다. 장시간 촬영 문제를 제기한 미술분장팀은 별도의 전문회사 소소 스태프로, 제작사는 이들을 개별적으로 업무상 지휘 감독할 수 있는 사용자로서의 법률상, 계약상 의무나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전체 제작 과정을 총괄하는 제작자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 하도급 계약 시 제작가이드를 준수하도록 계약서를 수정할 방침이다"며 장시간 촬영에 대해 설명했다.
또, 브루나이 해외촬영 건은 "제작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지역의 특수 여건 상 브루나이는 7일간 113시간의 촬영이 진행됐다. 이에 대비하고자 사전에 각 스태프와 협의해 추가 인력, 현장 서포터 등 인적, 물적 지원방안을 강구했지만 현지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고생했던 스태프들께 사과 말씀드린다. 철저한 준비로 더 좋은 환경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제보자 색출 주장에 대해선 "사실 무근"이라며 "오히려 4월 10일 희망연대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센터 기자회견 보도자료를 통해 제보자가 미술 분장팀 소속임이 구체적으로 밝혀졌고, 보도자료에 해당 스태프의 자필 메모까지 공개 첨부돼 제보자의 신원이 노출될 뻔한 일이 있었다. 이후 당사와의 면담과정에서도 희망연대 스태프지부와 한빛센터는 반복해 미술팀 문제를 언급했는데 이는 제보자가 구체화 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영화와 비교해 유난히 제작 환경 개선 문제의 목소리가 높은 드라마 현장에 언제까지 같은 문제가 반복될지, 이번에는 제대로 고쳐질지 지켜볼 일이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 드라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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