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최민환이 아기를 안고 프로야구 시구를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혼신의 힘을 다한 시구가 왜 비난을 받게 된 걸까.
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대 LG 트윈스 경기에 최민환-율희 부부가 야구장에 떴다. 두 사람은 애국가를 부르고 한화 이글스의 승리를 위해 각각 시구와 시타를 맡았다.
최민환은 생후 12개월인 아들 재율을 아기 띠로 앞으로 안고서 마운드에 올랐다. 율희는 시타자로 나섰다. 최민환은 아내를 향해 공을 힘껏 뿌렸는데 이 과정에서 아기띠에 매달린 아기의 목이 휙 꺾여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루 지난 뒤 논란은 커졌고 한화이글스 측은 유튜브에 게재된 최민환의 시구 영상을 9일 삭제하기까지 했다. 최민환의 무지하고 경솔한 태도에 누리꾼들은 비난을 퍼부었다. 다만 만원 관중 앞 긴장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 마음이 앞서 실수가 벌어졌다는 두둔의 목소리도 들린다.
심지어 앞서 아기를 안고 시구한 이휘재와 비교하는 글도 많다. 이휘재는 2014년 6월,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시구자로 등장했다. 평소 야구 마니아로 알려진 그는 어린 두 쌍둥이 아들과 함께 뜻깊은 추억을 남겼다.
특히 넥센 히어로즈의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이휘재는 앞에 서언이를 안고 등에는 서준이를 업은 채 공을 포수에게 던졌다. 한 팔로 큰 반동없이 공을 뿌렸고 정확하게 포수의 미트로 빨려들어가 야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이 때문에 최민환의 혼신의 힘을 다한 시구가 더욱 위험천만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상체 힘을 빼고 팔 힘만으로도 충분히 공을 던질 수 있는데 아이가 받을 반동에 따른 충격을 고려하지 않은 점은 경솔했다는 쓴소리다.
결국 최민환은 9일 자신의 SNS에 “얼마 전 한화와 LG의 야구경기에서 시구하는 과정에 있어 아기가 위험할 수도 있었을 부분에 대해 걱정을 끼친 많은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시구 초청이 처음 들어오고 영광스러운 자리에 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시구 하러 올라가기 전까지도 어떤 방법으로 시구를 하는 것이 가장 초청된 자리에 어울리면서도 안전할까 연습도 많이하고 이런저런 고민도 많았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저의 부주의로 인해 아이가 위험할 수 있었고, 이런 일로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세상에서 누구보다 짱이를 사랑하는 아빠로서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논란을 일으킨 점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다음은 최민환이 남긴 사과문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최민환입니다.
얼마 전 한화와 LG의 야구경기에서 시구하는 과정에 있어 아기가 위험할수도 있었을 부분에 대해 걱정을 끼친 많은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시구 초청이 처음 들어오고 영광스러운 자리에 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시구 하러 올라가기 전까지도 어떤 방법으로 시구를 하는 것이 가장 초청된 자리에 어울리면서도 안전할까 연습도 많이하고 이런저런 고민도 많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의 부주의로 인해 아이가 위험할수있었고, 이런 일로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세상에서 누구보다 짱이를 사랑하는 아빠로서 아이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논란을 일으킨 점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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