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데뷔한 것 같아"…정재형 밝힌 #9년만 컴백 #윤종신 존경 #무한도전 (종합)[인터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9.06.10 09: 49

가수 정재형이 무려 9년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다. 그만큼 음악을 향한 치열한 고민의 시간을 느끼게 한다. 한 점의 마스터피스와 같이 완성된 앨범은 정재형의 9년간 그 치열했던 감정이 담겨 있으며, 고민의 해답이 담겨 있다.
정재형은 10일 새 앨범 '아베크 피아노(Avec Piano, 피아노와 함께)'를 발표했다. '아베크 피아노'는 지난 2010년에 발매된 앨범 '르쁘띠피아노(Le Petit Piano)' 이후 9년 만에 발표하는 또 한 번의 연주곡 앨범이다.
"새로 데뷔한 것 같다. 앨범내서 행복함을 다시 만끽하고 있다.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고 있다."

[사진] 안테나뮤직 제공

9년이라는 시간은 상당히 길다. 정재형은 그사이 오랜 기간 MC를 보고 있는 KBS 2TV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 방송 활동을 비롯해 영화음악 감독, 타 아티스트의 작곡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정말 쉼없는 시간을 보냈다.
"온전히 9년이라는 시간을 이 새 앨범에 할애한 건 아니지만 항상 옆에 있었던 게 사실이다. 2010년 앨범을 만들면서 시리즈로 만들자고, 3부작 이야기를 했다. 2013년쯤 공연을 하며 '안단테'라는 곡을 선보였는데 이런 식의 앨범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막상 작업에 들어갔을 때 무슨 그림을 그려가야할지 어려운 작업이라는 생각도 했다. 한두 달만에 다시 스톱했다. 그때 써놓은 습작들도 있었는데 이뤄지지 않고, 만들어지지 못한 상황이었다. 매번 영화음악 하느라 잠깐 또 못 했고 그 다음에 뮤지컬 작업이 있었다. 조금 늦어질 수 있겠구나 생각은 했는데 선뜻 작업이 잘 안 됐다.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 상황이어서 힘겹게 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생각했다. 모든 일을 병행하며 할 순 없어 방송 활동을 완전히 죽이고 작업여행을 떠났다. 작년에 3주 정도 작업 여행을 다녀오면서 실마리를 잡았다. 애증의 앨범이 될 것 같다. 하지만 만들어놓고 난 후 저에게 뿌듯한 앨범이기도 하다."
정재형이 머문 곳은 도쿄에서 한시간 정도 떨어진 가마쿠라였다. 주변엔 아무것도 없고 불빛도 없는 산꼭대기에 있는 숙소에 자신을 고립시키면서 온전히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을 가졌다. 밤에는 파도소리가 크게 들려오는 곳이었기에 이런 곳에서 작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사진] 안테나뮤직 제공
"이틀이 지나자마자 그곳의 물소리 바람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이런 것에 동화됐다고 해야할까. 굉장히 우리도 자연의 일부인데도 불구하고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 다음 감정이 위안을 받는 느낌이었다. 온전히 나로 지낼 수 있었던 위로 받는 느낌이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는 다 그렇지 않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이 자연 안에 있는 이런 곡들을 만들어봐야겠다 생각해서, 제목을 보면 자연에 대한 이야기다."
타이틀곡 '라 메르'는 제목처럼 '바다'를 품고 있는 듯이 잔잔하다가도 맹렬하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극적인 전개를 지닌 곡이다. 미풍, 산 등을 표현한 이번 앨범은 '자연'과 '나'를 오랜시간 들여다 본 뒤에 받은 영감을 정재형답게 풀어냈다. '그 곳, 아침에서', '마음 속 깊은 곳에', '르 몽(Le Mont)', '허공을 위한 왈츠(Waltz for Emptiness)' 등 총 8트랙이 담겼다.
정재형은 지난달 26일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19' 두 번째 날에 유명 연주자들과 함께 '아베크 피아노'의 컴백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 자리에서는 새 앨범 수록곡들의 라이브를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소속사 안테나뮤직의 수장 유희열이 MC로 오랜 시간 활약하고 있는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녹화도 마치는 등 본격적인 컴백 활동을 이미 시작했다.
1995년 베이시스로 데뷔한 정재형은 오랜 세월 음악을 해오고 있는, 아주 잘 알려진 음악인이다. 파리 유학을 비롯해 엘리트 뮤지션으로 유명했던 그는, 지난 2011년 MBC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정형돈과 호흡을 맞추면서 시청자들에게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당시 발표했던 '순정마초'는 음원 사이트 1위를 휩쓸기도 했다.
"(순정마초는) 진짜 잘 만든 곡이다. '무한도전' 할 때 사실 너무 어렵나 했던 곡이다. '이런 걸 하는 게 맞아?', '오케스트라를 쓰는 게 맞아?' 그때도 이 앨범처럼 이 앨범 만들 때처럼 되게 고민했다. 스케일도 굉장히 큰 거여서 '이게 맞아?'라고 했을 때 (김)태호가 '이곡이 좋은데요'라고 하는 거다. 그렇게 해서 낸 곡인데, 사실 어렵고 힘든 멜로디다. 쉽지는 않다. 하지만 쉽게 들어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되게 뭔가 자신감을 얻었던 곡이었던 것 같다."
[사진] 안테나뮤직 제공
'무한도전' 이후 정재형은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 고정 MC로 발탁되는 등 오랫 동안 방송인으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뮤지션과 방송인이라는 극명하게 다른 두 정재형 속에서 괴리도 느꼈을 터.
"(그 괴리는) 아직 극복 못했다. 하지만 방송인과 음악인 모두 저라고 생각한다. 음악은 제가 조금 제가 하고 싶어하는, 표현하고 싶은 이상적인 부분을 향해서 나갈 거고 방송인이라는 말은 참 부끄럽지만 방송하는 일들은 그 음악들을 다가갈 수 있는 매개체가 되는 역할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동시대 활동하고 있는 동료 뮤지션 중 윤종신 역시 방송인으로서도 톱, 음악인으로서도 톱으로 가장 성실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일 터다. 그는 최근 방송 하차를 선언하며 새로운 음악 프로젝트에 몰입하겠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진짜 멋진 것 같다. 정말 존경한다. 그 이야기를 사실 며칠전 만났을 때듣고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모범이라는 말을 되게 싫어하는데 그런 선례라고 해야 할까. 되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외국에 있든 한국에 있든 어디에 있다고 해서 소통이 어려운 건 아니지 않나. 분명히 어떤 곳에 가서 느껴지는 감정도 다를 거다. 너무 멋있다. 굉장히 응원하고 얘는 진짜 멋있는 애구나 생각한다. 멋있는 것 같다."
정재형은 음악인으로서 더 많은 무대를 약속했다. 동시에 방송인으로서도 활발한 브라운관 활동을 약속해 팬들을 기쁘게 했다.
"공연을 굉장히 많이 할 거다. 위로라는 말이 좀 굉장히 조심스러운 말인데, 이 앨범으로 일상이 달리 보이는 느낌만 있어도 저는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 앨범도 함께한 연주자들도 굉장히 멋진 분들이다. 그 친구들과 함께 작은 곳부터 큰 곳까지 공연들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공연이지만 와서 마음적으로 위로가 되는 공연을 이어나가보려고 한다. 그런 걸 꾸준히 지속적으로 음악이라는 요소를 많이 보여드릴 거다. 반면에 음악과 저란 사람의 중간 역할을 방송, 예능에도 잘 열려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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