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획도 없었어요. 녹화 당일에 데리러 오셨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서프라이즈 이벤트로 출연해주신 거예요". 성우 겸 방송인 서유리와 최병길 PD가 '비디오스타'에서 결혼을 발표했다. 예정에도 없던 깜짝 발표에 담당 PD마저 감동했다.
11일 저녁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비디오스타'(이하 '비스')에서는 서유리가 드라마 '미씽나인' 등을 연출하고 가수 애쉬번으로도 활동한 최병길 PD와의 결혼 계획을 밝혔다. 앞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4'에서 연상의 일반인 남성과 열애 사실을 고백한 데 이어 또 한번의 깜짝 고백이었다.
더욱이 서유리는 이날 '비스'에서 최병길 PD의 프러포즈 영상을 비롯해 결혼 반지 등을 모두 공개했다. 심지어 최병길 PD가 깜짝 등장해 볼빨간 사춘기의 히트곡 '처음부터 너와 나'를 열창하며 서유리에게 세레나데를 바치기도 했다. 충격 발표의 한 가운데 있던 '비스' 이유정 PD에게 직접 촬영 비화를 들어봤다.
이유정 PD는 12일 OSEN과의 통화에서 전날 방송에 대해 서유리에 대한 고마움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사실 서유리 씨가 결혼을 결정하고 '비스' 방송까지 한 달 정도를 기다려줬다"며 "프러포즈 영상도 그렇고 결혼 과정에 있던 모든 걸 저희한테 제공해주신 게 감사해서 '비스'에서 서유리 씨를 위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해드리고 싶긴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그렇다고 저희가 사전에 어떤 계획을 미리 짜거나, 최병길 PD를 미리 섭외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유정 PD는 "서유리 씨의 프러포즈 영상을 받던 중에 남편 되실 분과도 통화를 했다. 그랬는데도 녹화 당일까지도 깜짝 등장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유정 PD는 "최병길 PD가 녹화 당일 서유리 씨를 데리러 녹화장에 오셨다. 이야기를 나눠 보니 방송을 같이 하셔도 될 정도로 매력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 자리에서 서유리 씨를 위한 서프라이즈 이벤트로 같이 나와주시는 것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저 역시 같은 PD 입장에서 카메라 밖에 있는 사람인만큼 카메라 안으로 들어온다는 게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최대한 배려해드리고 싶었다"며 "또 최병길 PD가 워낙 다재다능한 분이라 본인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유정 PD는 "무엇보다도 최병길 PD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일이라 서프라이즈 이벤트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을 결심한 것 같았다. 서유리 씨도 저희를 믿고 결혼을 고백해준 만큼 그 부분을 최대한 아름답게 표현해드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방송은 11일이었으나 녹화는 그보다 2주 앞서 진행됐던 상황. 서유리의 깜짝 발표와 최병길 PD의 등장 등 놀라움의 연속이었으나 이날 촬영 비화는 불문에 붙여졌다. '비스' MC 박소현, 김숙, 박나래, 산다라 박은 물론 서유리와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 배우 강성태, 공현주와 칼럼니스트 곽정은, 그룹 블락비 멤버 유권 등과 그들의 스태프들까지 '비스'를 위해 녹화 내용을 함구해준 것.
이에 이유정 PD는 촬영 당시 현장에 있던 모든 출연자와 스태프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그는 "소속사들도 녹화에 관해서는 저희 제작진에게 모든 걸 맡겨줬다. 또 현장에 정말 많은 스태프와 출연진이 있었는데 방송 당일까지 '깜짝 발표'라 할만한 부분을 다들 지켜주셨다"며 "2주 전 녹화라 이야기가 많이 퍼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방송 내용을 지켜주신 부분들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나아가 그는 '비스' MC 4인방 박소현, 김숙, 박나래, 산다라박에게 뜨거운 방송이 된 공로를 돌렸다. 이유정 PD는 "감사하게도 '비스'에서 많은 스타 분들이 처음으로 열애를 발표하거나 결혼을 고백하거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동반 출연을 결심해주시고 있다. 사실 MC들의 힘이 크다"며 "우리 MC들이 속이 깊기도 하고, 게스트들이 은밀한 이야기를 꺼낼 때 진심으로 응원하고 축하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믿음과 기대가 있기 때문에 그런 발표를 '비스'에서 해주시는 것 같다"고 자부했다.
이유정 PD는 "그런 핫(hot)한 소식을 프로그램 홍보에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출연자 분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순간을 방송에서 아름답게 보여드리려고 최대한 꽁꽁 지키려고 하는 편이다. 그 모습을 지켜봐주신 분들과의 이야기들이 좋은 경험치로 쌓여서 어제 같은 방송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