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필요 없다. 프로 유니폼을 다시 입을 기회를 주신다면 몸이 부서지도록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
KBO의 1년 유기 실격 제재가 만료된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안지만이 현역 복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2016년 7월 인터넷 도박 사이트 개설 연루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4월 20일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 개장등)'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가 인정됐으나 국민체육진흥법상 '체육진흥투표권과 비슷한 것의 구매를 중개 또는 알선'한 부분, '도박공간 개설'한 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최종 판결을 받았다.
KBO는 지난달 23일부터 1년 유기 실격의 제재 기간이 만료된 안지만이 31일 복귀를 신청함에 따라 이를 승인, 공시했다. 이에 따라 안지만의 KBO리그 복귀 길이 열렸다. 상원고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조용히 복귀를 준비 중인 안지만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을 올렸다.
안지만은 "(KBO로부터 복귀 승인 통보를 받은 뒤) 긴 시간 유니폼을 벗고 야구장을 떠나있었던 터라 뭔가 기분이 묘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야구장에 못 선지 4년째가 됐는데 죽고 싶을 만큼 힘든 일도 많았다. 반평생 넘게 운동만 했던 저는 운동을 못 하게 돼 사형 선고를 받은 죄수처럼 살았다. 철장 없는 감옥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안지만은 "분명 자의든 타의든 어떤 이유에서든 제가 잘못했고 그동안 반성하고 자숙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며 "제가 복귀 신청서를 낸 이유는 단 하나다. 먼 훗날 제 자신이 그 기회 조차 놓치고 후회하며 살고 싶지 않아서다. 혹여나 그 기회가 왔을때 몸이 제대로 되지 않아 기회를 놓칠까봐 늦게나마 개인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안지만은 개인 훈련을 앞두고 왼쪽 무릎 연골이 찢어져 제대로 걷지 못했다. 검진 결과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그는 수술을 미룬 채 통증까지 참아가며 현역 복귀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운동을 하면서 몸이 안 된다고 느껴졌는데도 즐거웠다. 목표가 있었고 응원해주는 사람들도 있었기에 힘들어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 해보지도 않고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까마득한 모교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나도 이럴 때가 있었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신기하게도 개인 훈련을 통해 무릎 통증을 이겨냈다. 한 번씩 통증을 느끼지만 이젠 아픔을 즐길 만큼 괜찮아졌다". 안지만의 말이다.
"저는 지금껏 야구만 했다. 힘들었던 것도 슬픈 것도 즐거웠던 것도 다 야구 덕분이었다. 그래서 더 포기하지 못했다"는 안지만은 "울면서도 꽉 잡고 있었다. 포기하는 것보다 우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야구를 할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지금껏 버텼다"고 고백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무엇이 됐든 열심히 살아보겠다. 돈도 필요 없다. 프로 유니폼을 다시 입을 기회를 주신다면 몸이 부서지도록 열심히 한 번 해보겠다"고 글을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