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YG 안정화 위해"..양현석x양민석 동반 사임 '형제의 초강수'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9.06.14 20: 49

YG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은 양군 기획이다.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애칭이었던 ‘양군’을 그대로 쓴 것. 그는 지누션, 원타임 등을 차례로 성공시키며 회사를 힙합 명가로 성장시켰다. 2001년 YG엔터테인먼트로 이름을 바꾼 후 2019년까지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와 그의 동생 양민석 대표이사는 회사의 중심축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나란히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다.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 이후 아이콘 비아이의 마약 의혹 등 연일 터진 논란에 모든 책임을 떠안은 채. 도망치고 회피하려는 게 아니라 자신들이 세운 엔터 왕국 YG엔터테인먼트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서 결단을 내린 셈이다.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14일 “양현석입니다. YG와 소속 연예인들을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너무나 미안합니다. 쏟아지는 비난에도 묵묵히 일을 하고 있는 우리 임직원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입에 담기도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말들이 무분별하게 사실처럼 이야기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참아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힘들 것 같습니다.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라는 글을 YG라이프에 올렸다. 

두 사람이 나란히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다.

이어 그는 “지난 23년간 제 인생의 절반을 온통 YG를 키우는 데 모든 것을 바쳐왔습니다. 최고의 음악과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일이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고 제가 팬들과 사회에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으려 합니다. 제가 사랑하는 YG 소속 연예인들과 그들을 사랑해주신 모든 팬분들에게 더 이상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자신이 세운 회사를 놓는다는 게 쉽지않았을 터. 하지만 그는 더 나은 YG를 위해 결심을 내렸다. “현재 YG에는 저보다 능력 있고 감각 있는 많은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제가 물러나는 것이 그들이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YG가 안정화될 수 있는 것이 제가 진심으로 바라는 희망사항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언론보도와 구설의 사실관계는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글로 정든 곳을 떠나겠다고 했다. 
22일 서울 합정동 홀트아동복지회 대강당에서 YG엔터 주주총회에서 관계자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소속사 수장으로서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초강수를 두며 사랑하는 임직원과 아티스트, 회사를 지키고자 했다. 그리고 이 뜻을 동생이자 함께 회사를 지탱하고 있던 양민석 대표이사도 존중했다. 같은 길을 걷겠다며 같이 자리에서 내려왔다. 
양민석 대표 프로듀서는 14일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최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간 힘을 내주신 구성원 여러분들께 죄송한 마음과 더불어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연초부터 지속적이고 자극적인 이슈들로 인해 여러분이 느꼈을 걱정과 불안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양현석 총괄님과 저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에 그동안의 온갖 억측들을 묵묵히 견디며 회사를 위해 음악 활동과 경영에 몰입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제는 최근의 이슈들과 관련없는 소속 연예인들까지 지속적으로 힘들게 하는 여러 상황들을 보면서 더이상 인내하고 견디는 것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큰 변화가 필요합니다. 또한 양현석 총괄님께서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라고 한 결정이 오해없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저의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숙고 후에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습니다”라고 발표했다.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에 이어 양민석 대표이사도 더 나은 YG를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얼마 전 창립 23주년 기념식에서 저는 여러분들 앞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저의 결정이 YG가 크고 새로운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라며 사과와 고마운 마음을 함께 전했다. 
이제 YG엔터테인먼트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고 다시 한번 숨을 고르게 됐다. 회사를 지탱한 두 기둥이 빠졌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회사의 긍정적인 변화를 꾀할 타임이다. 국내 음악 산업은 물론 한류를 이끌던 엔터 왕국 YG엔터테인먼트가 각종 의혹을 털고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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