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전문기자 홍혜걸이 첫사랑과 은사를 동시에 찾아나섰다. 하지만 첫사랑 찾기에는 실패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14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홍혜걸은 영일초 초등학생 때 좋아했던 첫사랑과 5학년 담임을 찾아 달라 했다. 이름은 김남경 씨와 황기우 선생님. 40년 전 추억을 더듬으며 홍혜걸은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윤정수 김용만과 함께 구로구 옛 동네를 찾았다. 홍혜걸은 “신문사에서 힘든 일 있을 때, 아내에게 얘기하기도 부담스러운 일이 있을 때 이곳에 오면 힐링이 된다. 옛 추억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힘을 얻는다”며 “선생님 댁은 모르겠는데 첫사랑 김남경 집은 기억한다. 여기서 가깝다”고 활짝 웃었다.
이들은 다 같이 동네 짜장면 집에서 식사를 즐겼다. 홍혜걸은 “서울대에 들어갔을 땐 팔자를 고치는 줄 알았는데 첩첩산중이더라. 병원장 아들인 동기도 있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싶었는데 돈이 아쉽더라. 용돈을 벌려고 과외 아르바이트를 40만 원 공고를 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빗발치듯 전화가 오면 제가 골라서 좋은 조건을 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래서 길거리에서 직접 홍보했다. 그런데 다 도망갔다. 그 사건 이래로 인생을 많이 배웠다. 학벌이 전부가 아니구나 돈 버는 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 싶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홍혜걸은 첫사랑을 떠올리며 연신 미소 지었다. 그는 “제 첫사랑은 진달래꽃을 닮았다. 여성스럽다. 저는 그런 스타일이 좋다. 너무 화려하고 개성이 강한 여성보다는. 너무너무 보고 싶다”며 김남경 씨를 꼭 찾아 달라 부탁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연 주인공이 두 명이라 제작진이 비상 걸렸다. 회의를 열고 제작진 전원이 투입돼 김남경 씨를 찾기로 했다. 그러다가 윤정수는 동네 사진관 주인의 도움으로 홍혜결의 첫사랑 흔적을 찾았다.
모교 방문도 빼놓을 수 없었다. 홍혜걸은 “성실하고 매사에 모범적이다. 남아다운 기백이 있다”고 적힌 생활기록부를 보며 “5학년 전에 저는 조용했다. 그런데 이렇게 저를 표현하실 줄 몰랐다. 황기우 선생님이 저의 잠재력을 꺼내주셨다. 제 성격상 이렇게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게 살 줄 몰랐을 것 같다. 인생이 바뀌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홍혜걸의 진심은 닿았다. ‘TV는 사랑을 싣고’ 측은 홍혜걸을 데리고 총신대학교로 향했다. 그곳에는 스승이 있었다. 황기우 교수는 “방송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는데 이렇게 찾아와주니 고맙다. 정말 고맙다. 대견하고 감사하다. 혜걸아 고생 많았다”라며 홍혜걸을 꼭 안아줬다.
결국 홍혜걸은 눈물을 흘렸다. 그 순간 아내 여에스더가 등장했다. 홍혜걸은 아내에게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당신을 못 만났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선생님 덕분에 제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의사를 꿈꾸게 됐다”고 인사했다. 여에스더 역시 남편의 은사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첫사랑을 찾는 일은 방송 최초로 실패했다. 홍혜걸은 “남경아 깜짝 놀랐지, 어렸을 때 감정으로 좋아했던 거라 40년 후 다시 만나는 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연락 닿으면 선생님 모시고 커피 한 잔 하자. 즐거운 추억 같이 얘기하자. 꼭 연락 주세요”라며 아쉬운 마음을 영상편지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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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는 사랑을 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