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양민석, YG엔터 왕국 설립→23년 올인→논란에 책임 사퇴 (종합)[Oh!쎈 이슈]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9.06.14 22: 44

23년간 피 땀 눈물을 쏟아부었던 곳. 그곳을 떠나는 형제의 심정은 비통했지만 자신의 자존심이 아닌 회사 전체와 가족 같은 임직원들, 아티스트들을 우선시 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양민석 대표가 일련의 논란에 책임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14일,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YG라이프를 통해 “ YG와 소속 연예인들을 사랑해 주시는 팬 여러분께 너무나 미안하다. 쏟아지는 비난에도 묵묵히 일하고 있는 우리 임직원 여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저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글을 남겼다. 
이 글에 그는 “지난 23년간 제 인생의 절반을 온통 YG를 키우는 데 모든 것을 바쳤다. 최고의 음악과 최고의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일이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었고 제가 팬들과 사회에 드릴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라 생각해 왔다. 하지만 저는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으려 한다”며 YG 총괄 프로듀서직에서 내려오겠다고 알렸다. 

양현석-양민석 형제가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난다.

몇 시간 후 친동생인 양민석 YG 대표이사 역시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연초부터 지속적이고 자극적인 이슈들로 인해 여러분이 느꼈을 걱정과 불안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 양현석 총괄님과 저는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믿음에 그동안의 온갖 억측들을 묵묵히 견디며 회사를 위해 음악 활동과 경영에 몰입하고 있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그도 모든 걸 내려놓기로 했다. 양민석 대표이사는 “현재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성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큰 변화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유지해왔던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 저의 결정이 YG가 크고 새로운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며 남은 이들을 격려했다.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로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양현석은 은퇴 이후 양군 기획으로 제작자 인생을 열었다. 지누션과 원타임의 대성공으로 힙합 명가를 구축했고 YG패밀리와 함께 2001년 YG엔터테인먼트로 거듭났다. 세븐, 렉시, 휘성, 거미, 빅마마의 노래도 연속으로 히트했고 박한별, 구혜선 같은 연기자들도 배출했다. 
YG의 대표 히트 상품은 빅뱅이었다. 2006년 빅뱅을 앞세운 YG엔터테인먼트는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국내 가요계를 넘어 글로벌 음악 시장을 호령했다. 이후에도 투애니원, 에픽하이, 싸이, 이하이, 악동뮤지션, 위너, 아이콘, 블랙핑크까지 YG의 색깔이 가득한 아티스트들이 대거 탄생, 대박 신화를 썼다. 
사람을 중시한 덕분이었다. 과거 양현석은 SBS ‘힐링캠프’에 나와 자신을 아티스트도, CEO도 아닌 사람에 투자하는 ‘투자가'라고 했다. 제작자 양현석의 장점으로는  조합과 배열을 잘하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하기도. 특히 그는 “잘 될 때는 뒤에 숨어서 박수 쳐주고, 감당하기 힘든 위기에는 제일 먼저 앞에 서는 게 리더의 역할이라 생각한다”며 참된 리더십을 설명했다. 
자신이 했던 얘기처럼 YG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위기론에 결국 가장 앞에 나서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됐다. 올해 초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를 시작으로 최근 아이콘 비아이의 마약 의혹까지 YG엔터테인먼트를 뒤흔드는 각종 의혹과 논란, 사건사고에 수장인 그가 모든 자리를 내려놓고 진실규명에 나서겠다고 했다.
자신의 인생 절반을 올인했던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는 양현석과 양민석. 전담팀을 꾸린 경찰이 전면 재조사를 선언한 가운데 이들 형제의 초강수가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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