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었습니다". 가수 겸 배우로 활동했던 박유천이 구속 중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이제는 연예인이 아닌 피고인이었다.
지난 14일 오후,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 형사4단독 주관으로 박유천의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에 관한 첫 번째 공판이 진행됐다.
박유천은 과거 연인이었던 황하나와 필로폰을 구매하고 7차례에 걸쳐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황하나가 마약 투약 혐의로 먼저 적발돼 경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박유천과 동반 투약했다고 진술하며 법정에 서게 됐다. 현재까지 황하나의 마약 혐의는 박유천과 별도 재판으로 다뤄지고 있다.
첫 공판에서 박유천은 자신을 둘러싼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 4월 황하나의 진술 직후 기자회견까지 열며 혐의를 부인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당시 박유천은 경찰에 자진 출석까지 하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검사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오자 혐의를 시인했다.
일련의 과정은 대중과 사법부에 박유천에 대한 강한 불신을 심어줬다. 결국 그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아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또한 검찰은 첫 공판에서 박유천에게 징역 1년 6개월, 추징금 140만 원을 구형하고 집행유예 판결 시에도 보호관찰 및 치료 조치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박유천은 첫 공판 내내 앞선 과오를 뒤집겠다는 듯 혐의를 수긍하고 참회하는 자세를 유지했다. 법정에서 제기된 모든 증거도 인정했다.
이와 관련 박유천의 변호인은 "피고(박유천)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더 이상 황 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싶지 않으며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올바르지 못한 길로 빠진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변론했다.
더불어 변호인은 박유천이 마약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가 무혐의를 받았고, 이후 황하나와 결혼까지 생각했다가 파혼에 이르렀던 과거를 피력했다. 씻을 수 없는 상처에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없었다는 것.
박유천은 판사의 직업을 묻는 질문에 "연예인이었다"고 대답하며 직접 준비한 글에서 대중의 사랑을 져버린 것에 대한 반성을 강조했다. 그는 "구속된 이후로 걱정해주시고 눈물 흘리는 모습들을 보면서 나를 믿어주셨던 분들이, 내 잘못으로 인해 얼마나 큰 실망을 하셨을지 가늠할 수가 없다. 큰 죄를 지었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마지막까지 믿어주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박유천은 글을 읽으며 눈물까지 보였다. 화려한 연예인에서 피고인으로 전락한 박유천의 향후 재판에 대중의 눈과 귀가 쏠렸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