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는 중요하지 않아요. 입성이 목표죠. 가는 사람이 이기는 겁니다."
15일 새벽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는 어쩐지 들떠보이는 일행 몇몇이 눈에 띄었다. 그들의 대화 내용은 이날 있을 방탄소년단의 팬미팅과 관련된 것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과 16일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공식 글로벌 팬미팅 'BTS 5TH MUSTER MAGIC SHOP'을 개최한다. 방탄소년단의 부산 팬미팅은 데뷔 6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부산은 멤버 지민, 정국의 고향인 만큼 더욱 뜻깊은 팬미팅이 될 예정이다.
이번 부산 공연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명)들은 새벽부터 바삐 움직였다. 기자가 고속버스터미널 내 24시간 패스트푸드점에서 만난 A 씨(23), B 씨(23), C 씨(22)도 그러했다.
세 사람 모두 이날 오전부터 진행될 팬미팅 이벤트들을 제대로 체험하기 위해, 새벽 차를 타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방탄소년단을 향한 애정이 크지 않다면, 사실 마음먹기도 힘든 스케줄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야심한 시각부터 밤을 새면서 부산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은 따로 있었다. 바로 팬미팅 티켓을 구하는 것이었다.
A 씨는 표를 구한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A 씨는 "이번 공연부터 티켓을 구하는 방법이 바뀌었다. 서울 공연까지 합치면 총 4회 공연인데, 이 표들을 1차, 2차로 추첨을 돌려서 당첨된 사람이 수령하는 식이다. 그리고 남는 자리를 일반 예매로 돌리는데, 저는 일반 예매에 성공해서 가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A 씨 외 3명은 티켓을 구했다고 해서 방심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약 5만 명 이상의 팬들이 몰리는 만큼, 숙소도 선점해 둬야 보다 쾌적한 팬미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A 씨는 "3월 달쯤에 경기장을 대관한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혹시나 해서 14일, 15일에 맞춰 숙소를 잡아 놨었다"고 전했다. C 씨도 "미리 숙소를 구하는 팬들이 많다. 지금 구하려고 하면 구할 수 없거나 훨씬 오른 가격으로 숙소를 예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부산에 일찍 도착해야 하는 이유는 앞서 밝혔듯 다양한 이벤트를 체험하기 위함이었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공연만큼 '플레이 존'을 기대하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세 사람은 "이벤트가 오전 9시 50분부터 열린다. 기차로 내려가려고 했는데, 제일 빨리 도착해도 11시더라. 그래도 처음 하는 건데 맞춰서 가야되지 않나 싶어서 서둘렀다. 제일 먼저 즐겨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부스의 종류를 묻는 말에 "엄청 많다. 협찬 부스도 잇고 뽑기 부스도 있고. 굿즈를 살 수 있는 스토어도 열린다. 이번에는 먹거리 장터까지 있다"고 답했다.
하필 팬미팅 날인 15일과 16일, 부산에는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다. 하지만 세 사람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특히 B 씨는 "저번 콘서트 때도 비가 오기로 예정돼있었다. 그런데 그때 공연 전까지는 비가 그쳤다가, 끝나고 나니까 비가 오더라. 이를 두고 팬들끼리 우스개소리로 '하늘이 돕는다'고 말한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고 확신했다. 놀랍게도 B 씨의 예상은 맞았다. 현재 부산에서 내리던 비는 그친 상태다.
방탄소년단의 부산 팬미팅은 오늘과 내일 오후 7시에 개최된다. 공연이 시작하려면 한참 시간이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아미들의 팬미팅은 이미 새벽부터 시작됐다.
늦은 시각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도 흔쾌히 시간을 내준 A 씨, B 씨, C 씨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하며, 이들이 이틀 동안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계를 다 탈 수 있길 기원해본다. /notglasse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