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 윤시윤이 상투를 배고 양복을 입으며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125년 전 이 땅을 뒤흔든 민초들의 우렁찬 사자후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그린 민중역사극이다. 황토현 전투, 황룡강 전투, 전주화약 등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을 민초들의 입장에서 그리며 2019년 안방극장에 묵직한 메시지를 선사해왔다. 그리고 이 메시지는 치욕의 역사 ‘갑오왜란’을 다루면서 더 처절해졌다.
지난 15일 ‘녹두꽃’에서 백이현(윤시윤)은 김가(박지환)에게 ‘도채비’라는 사실을 들켜 동비와 양반들을 죽이고 한양으로 도주해 다케다(이기찬)을 만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양으로 올라간 이현은 일본으로 돌아가 조선을 문명국으로 만들 때를 기다리겠다 다짐한다. 도움을 받기 위해 다케다를 찾아갔고 이현은 다케다에게 천우협의 우두머리가 되어 자신과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게 된다.
이 와중에 이현은 백이강(조정석)이 다케다에게 잡힌 버들이(노행하)를 구출하다 일본군에게 포위되는 위기를 포착하게 된다. 이현은 풀숲에서 일본군들을 총으로 쏴 형을 위기에서 구출해준다. 이후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현과 이강은 서로를 생각한다. 그러나 만날 수 없는 형제의 운명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시리게 했다.
지금까지 신분으로 인해, 차별로 인해 분노를 품었고 그 분노로 수많은 피를 본 이현. 그는 이전 황석주(최원영)에게 신분과 관습에 얽매이던 낡은 시대가 어떻게 사라지는지, 만민 평등의 시대가 어떻게 밝아오는지 똑똑히 보여주겠다던 말을 떠올린다. 다케다의 제안이 자신의 ‘도채비’ 신분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출구라는 것 또한 알기에 결국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스스로 상투를 배고 한복이 아닌 양복을 입은 채 자신의 손가락을 배어 ‘개화조선’이라 혈서를 적은 이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는 그의 결연한 의지가 눈빛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어 일본 이름을 지어주겠다는 다케다에게 “이미 생각해 놨다. 도깨비”라 말하는 모습은 비장함을 넘어 무섭기까지 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백이현의 삶, 녹록치 않은 그 여정을 섬세하고 예리하게 담아내고 있는 윤시윤의 열연이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많은 호평을 자아낸다.
누구보다 사람을 위했던 이현은 힘없는 국가, 신분 차별이 만행 하는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화를 택했다. 이강과 같은 세상을 원하지만 다른 방법을 선택한 이현은 스스로를 도깨비라 칭하며 자신의 길을 가게 된다. 이런 이현을 여기까지 몰고온 가슴 아픈 시대 상황이 시청자들에게 안타깝게 하며 앞으로 전개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을 자아낸다.
SBS ‘녹두꽃’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