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8만 546명(영진위 제공)관객을 사로잡으며 2017년 추석 극장가에 ‘범죄도시’ 열풍을 일으켰던 강윤성 감독이 2년 만에 돌아왔다. 한시도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짜릿한 액션으로 한국형 형사물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범죄 액션 장르의 지평을 열었던 그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으로 또 한 번 신드롬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각본 류경선, 제공배급 메가박스(주)중앙플러스엠・미시간벤쳐캐피탈・콘텐츠난다긴다, 제작 영화사필름몬스터・비에이엔터테인먼트)은 우연한 사건으로 시민 영웅이 된 거대 조직 보스 장세출이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역전극.
강윤성 감독은 18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범죄도시’와는 다른 영화를 하고 싶었다. (원작 웹툰에서)한 인물의 성장기를 그리는 부분이 좋았다. 원작자가 쓰신 초고를 받아봤을 때 멜로의 느낌이 강했다. 멜로뿐만 아니라 액션 등 여러 장르가 포함이 돼 있다. 제가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시도해보고 싶었던 참에 마침 이 작품을 만났다. 한 인물의 성장기 안에 (액션과)멜로가 있다는 부분이 좋았다”라고 연출을 맡은 이유를 전했다.
조직의 보스 장세출(김래원 분)이 변호사 강소현(원진아 분)을 만나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국회의원 선거까지 도전하는 성장기에 집중해 ‘범죄도시’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강윤성 감독이 전작에서 입증한 감각적인 연출과 속도감 있는 전개,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바탕으로 성장기, 액션, 코미디, 멜로까지 담았다.
이어 강윤성 감독은 “대중이 (‘범죄도시’ 감독인)저를 통해 새로운 영화를 보고 싶어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른 이야기를 찾고 있던 중에 ‘롱 리브 더 킹’을 만났다. 이 시나리오의 이야기부터 제가 했던 작품과 다른 스타일이었고 제가 연출을 맡아 시도를 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연출을 결심하기까지 원작 웹툰을 몰랐다는 강 감독은 "류경선 작가가 시나리오의 초고를 썼다. 원작을 못 본 상태에서 시나리오 초고가 재미있어서 연출을 해야겠다 싶었다. 원작은 나중에 읽었다”라며 “웹툰이다 보니 말이 안 되는 부분도 있었고 정치적인 부분도 있었다. 저는 그런 부분을 제거하고 진짜 같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인들도 만나봤다”면서 “촬영 전엔 목포에 내려 가서 시나리오를 13번이나 수정을 했다. 내려간 이유는 목포의 모습을 담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사실 처음엔 목포라는 지역을 놓고 고민이 됐다. 워낙 지역색이 강해서 오해를 받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정당 이름도 중립적인 느낌으로 지었다”고 ‘롱 리브 더 킹’이 정치 영화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서울 출신이지만, 목포의 정서와 생활 방식을 영화에 충분히 녹여냈다.
장세출을 연기한 배우 김래원은 이 영화를 통해 그간 보여준 적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영화 ‘해바라기’에 이어 ‘강남 1970’ ‘프리즌’, 드라마 ‘펀치’ ‘닥터스’ ‘흑기사’ 등 장르를 불문하고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매력으로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장점을 살린 것.
강윤성 감독은 김래원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장세출 캐릭터를 놓고 제작자와 스태프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는데 김래원 배우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라고 캐스팅한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강 감독은 “김래원이 대단한 게 준비 단계부터 식단 조절, 운동을 하더라. 그 열정이 대단했다. 회식 자리에서도 술 한 잔 안 마셨다. 체지방이 올라갈 일도 아예 안 하더라. 운동만 열심히 했다”고 그의 준비성을 칭찬했다.
이어 그는 “저의 영화적 가치관은 배우와 감독이 같이 만들어간다는 거다. 영화가 단지 감독과 작가의 창작물이 아니라 감독과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캐릭터를 배우와 같이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저는 배우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촬영에 들어갈 때 배우의 감정을 많이 물어보고 참고한다”고 자신만의 연출 방향을 밝혔다.
이어 “제가 추구하는 연기는 (배우들의)메소드 연기다. 그들이 메소드를 잘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제가 할 일이다. 그런 맥락에서 대사(토씨 하나하나)는 중요하지 않다. 대사를 틀리지 않고 외우는 것보다 ‘이 인물이라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현장에서 회의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장세출이 반한 변호사 강소현은 배우 원진아가 맡았다.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라이프’에서 주연을 맡았던 그녀가 상업장편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인공 자리를 꿰찬 것. 더불어 ‘범죄도시’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배우 진선규, 최귀화도 각각 장세출의 반대파 보스 조광춘, 국회의원 최만수로 합류했다.
이어 강 감독은 원진아에 대해 “영화에 캐릭터적으로 잘 맞는 신인급 배우를 찾자고 했을 때 주변에서 원진아를 추천했다. 그들이 ‘성장한 배우’라고 칭찬하더라”며 “추천을 받고 영화 ‘강철비’, 드라마 ‘라이프’를 찾아 보면서 원진아 배우가 카메라에 대한 두려움 없이 진짜 연기를 하는 모습이 좋았다. 이 정도면 강소현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캐스팅한 이유를 전했다.
강윤성 감독은 배우 진선규과 ‘범죄도시’를 통해 함께 이름을 알린 케이스. 두 사람 모두 오랜 무명의 세월을 거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해왔기에 남들보다 한층 더 각별한 애정이 싹텄다고 한다.
“진선규는 ‘범죄도시’가 끝난 다음에, 다른 배우도 마찬가지지만, 더 많은 애정이 생겼다. ‘범죄도시’ 당시 제가 첫 오디션에서 그를 탈락시켰다가 재오디션을 통해 합류하게 됐다. 오랜 시간 고생하다가 빛을 본 게 저와 비슷했다. 그래서 끈끈한 마음이 있다. 이번 영화는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조광춘 역할은 진선규 배우가 했으면 좋겠단 마음이 있었다. 진선규는 연기도 잘하고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친구다. 그 배우만 마다하지 않는다면 저는 평생 같이 가고 싶다. 같이 멜로도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다.(웃음) 중요한 것은 작품이다. 그것에 적합한 캐릭터가 있다면 우선순위는 진선규다.”
이어 그는 “감독으로서 중요한 것은 작품이다. 어떤 작품을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것이지, 앞으로 어느 배우와 할 것인가는 다음 문제”라며 “제가 28살에 제작사를 차렸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하지 않은 건 재미있고 의미 있는, 뜻깊은 작품을 만들자는 마음이다”라고 강조했다.
강윤성 감독은 ‘롱 리브 더 킹’에 대해 “이 영화는 철저한 오락영화다. 관객들에게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면 성공했다는 마음이 들 것 같다”면서 “저는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주제가 우리 주변에 장세출 같은 영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 영웅이 젠더와 관계 없이 아내, 친구 등 지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구를 지키는 대단한 영웅이 아닌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러닝타임 118분. 개봉 6월 19일./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