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 분위기가 얼마 전에 했던 ‘미스트롯’과 비슷하다. 중장년층에서 폭발적으로 사랑해주셔서 기대가 되는 프로그램이다.” (김성주)
대한민국 씨름, 농구, 야구, 마라톤, 체조, 레슬링, 사격, 종합격투기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레전드’들이 축구로 뭉친다면 어떤 모습일까. ‘축알못’이자 축구 앞에서는 ‘오합지졸’이 되는 어쩌다FC가 1승을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도화동 베스트웨스턴프리미어서울가든호텔에서는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뭉쳐야 찬다’는 대한민국 스포츠 1인자들이 전국 축구 고수와 대결을 통해 조기축구계 전설로 거듭나기까지의 불타는 승부욕, 실패와 좌절, 값진 승리의 순간과 함께 하는 스포츠 레전드들의 성장 스토리를 담았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뭉쳐야 찬다’는 시청률 2.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시청률 부분 뿐만 아니라 반응도 뜨겁다. “내가 축구는 좀 해봤다”는 스포츠 레전드들은 연습경기부터 우왕좌왕했다. 골키퍼를 보던 허재는 백패스를 손으로 잡아 간접 프리킥을 내줬고, 이만기는 계속해서 “권호야”를 외치며 심권호를 소환했다. 시야가 좁아 패스가 이뤄지지 않았고, 그 사이에서도 이봉주는 홀로 7km를 뛰며 ‘마라톤왕’의 면모를 뽐냈다. 이를 지켜보는 감독 안정환의 시름은 깊어졌다.
‘뭉쳐야 찬다’는 ‘뭉쳐야 뜬다’에서 비롯됐다. 김용만은 “‘뭉쳐야 뜬다’를 할 때 우리끼리 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는데 이렇게 실제로 나와서 감회가 남다르다. 방송 안에 많은 캐릭터가 있다. 프로그램이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단합이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주는 MC 겸 캐스터로 정형돈과 함께 어쩌다FC의 경기를 중계한다. 가끔은 선수로 뛰기도 하는 김성주는 “기꺼이 희생해준 안정환에게 고맙다. 본인 이력에 큰 리스크가 있음에도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고맙다. 첫 방송 분위기가 얼마 전에 했던 ‘미스트롯’과 비슷하다. 중장년층에서 폭발적으로 사랑해주셔서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어쩌다FC는 감독 안정환과 김용만, 김성주, 정형돈 등 세 명의 MC를 비롯해 여덟 명의 선수로 구성됐다. 현재는 이만기, 허재, 양준혁, 이봉주, 여홍철, 심권호, 진종오, 김동현 등이 선수로 등록됐다.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서는 최고로 정점에 오른 이들이지만 ‘축구’ 앞에서는 ‘문외한’에 가깝다. ‘축알못’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하지만 자신감은 있다. 이만기는 ‘체격’, 이봉주는 ‘체력’, 심권호는 ‘사람 잡기’, 진종오는 ‘집중력’, 김동현은 ‘동체시력’과 ‘반응 속도’를 무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축구’에서 이 장점들이 어떻게 발휘될지는 미지수다.
양준혁은 “축구가 생각보다 어렵다. 형님들을 잘 모시고 동생들을 잘 이끌어서 1승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고, 이봉주는 “레전드들이 팀을 이뤄 뭔가를 해낸다는 게 기분이 좋았다. 내 종목이 아니어서 힘이 들지만 열심히 뛰는 모습 보여주며 1승 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예능 샛별’도 있다. 바로 ‘농구대통령’ 허재다. 허재는 첫 방송에서부터 백패스를 손으로 잡고, 귀여운 앙탈을 부리며 단번에 ‘예능 샛별’에 등극했다. 허재는 “예능에 소질이 있는 것도 아니라 걱정이었다. 주춤했지만 시나리오가 좋았다. 예능을 잘 하지는 못하지만 선배들과 후배들이 잘 받아줘서 감사하다. 안정환 감독, 선배, 후배들과 1승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무한도전’ 등에서 반전 매력을 보여주며 특유의 예능감을 뽐낸 이봉주는 ‘에이스’를 꿈꾸고 있다. 이봉주는 “축구 감각은 많이 떨어지지만 체력은 자신있다. 축구 전술 등의 요소를 숙지해서 한다면 언제든 풀타임으로 뛸 자신은 있다. 에이스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건 나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들을 이끄는 건 대한민국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안정환이다. 실제로도 지도자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안정환은 ‘축알못’ 스포츠 레전드로 구성된 어쩌다FC를 이끌고 값진 1승에 도전한다.
안정환은 “우리 팀에는 에이스가 없다. 처음부터 에이스로 시작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모든 것을 걸고 우리 선수들이 에이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안정환은 “축구로 승부를 하는 게 아니라 예능으로 잠깐 하다가 말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결심하게 된 건 나도 스포츠인이기 때문이다. 축구를 가깝게 보여줄 수 있고, 축구지만 그 안에 각 분야 선수들이 있기에 그 운동 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안정환은 진지했다. 자신보다 선배들도 있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기도 했지만 감독으로서 팀을 이끄는 책임감이 드러났다. 안정환은 “5년에 걸쳐서 지도자 라이센스를 준비했는데 아깝지 않다. 선수들과 함께 잘 성장한다면 내가 나중에 어떤 팀, 선수를 맡더라도 잘 이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며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많아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지금은 초반이라 크게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단계에 가면 많이 혼낼 것 같다.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8인제 축구를 하고 있지만 ‘뭉쳐야 찬다’는 추가 멤버 영입 등을 통해 구단의 모습을 갖춰가려 한다. 성치경 CP는 “추가 멤버 영입은 늘 고려하고 있다. 체력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고, 김용만은 “지금은 8인제 축구라 교체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종목 선수들도 영입하고 싶다. 동계 스포츠 쪽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찬다’는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