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리브 더 킹' 감독 "남자가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1초"[인터뷰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6.18 17: 23

(인터뷰①에 이어)강윤성 감독이 ‘롱 리브 더 킹’(각본 류경선, 제공배급 메가박스(주)중앙플러스엠・미시간벤쳐캐피탈・콘텐츠난다긴다, 제작 영화사필름몬스터・비에이엔터테인먼트)을 연출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진부하지 않은 재미. 지금껏 봐온 범죄 액션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의 탄탄한 몸매를 부각하는 것도 과감하게 삭제했다. 
강 감독은 18일 오전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각색하면서 상투적인 것을 피하려고 했다. 오락적인 부분을 좀 더 높이려는 의도가 있었다”며 “더불어 정치적인 색깔을 띠고 싶지 않아서 원작에서 (정치적인 요소들은) 완전히 뺐다.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조직의 보스 장세출이 변호사 강소현을 만나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일념으로 국회의원 선거까지 도전하는 과정에 집중해 ‘범죄도시’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강윤성 감독이 전작에서 입증한 감각적인 연출과 속도감 있는 전개, 탄탄한 구성을 바탕으로 액션, 코미디, 로맨스까지 눌러 담았다. 건강한 방식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장세출과 강소현의 멜로가 특히나 흥미롭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4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원진아와 김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unday@osen.co.kr
장세출을 연기한 배우 김래원은 영화 ‘해바라기’ ‘강남 1970’ ‘프리즌’, 드라마 ‘펀치’ ‘닥터스’ 등 장르를 불문하고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매력으로 소화하는 장점을 충분히 살렸다. 본인만의 무기를 날카롭게, 조금씩 발전하는 배우의 초상이 이 영화에 담겼다. 
강 감독은 “김래원이 대단한 게 준비 단계부터 식단 조절, 운동을 열심히 하더라. 그 열정이 대단했다. 회식 자리에서도 술을 일절 안 했다. 체지방이 올라 갈 일은 아예 안 하더라”고 칭찬했다.
장세출이 한 눈에 반한 강소현은 배우 원진아가 맡았다.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라이프’에서 주연을 맡았던 그녀가 상업 장편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인공 자리를 꿰찬 것. 영화는 만화처럼 장세출이 강소현에게 뺨을 맞고 반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에 강윤성 감독은 “시작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남자가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1초다. 저도 아내에게 한 눈에 빠졌다”고 밝히며 로맨틱한 면모를 드러냈다. 이어 “저는 촬영하는 순간에 인물의 감정에 이입한다. 그 순간에 ‘이 캐릭터라면 이런 대사를 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한다. 시나리오를 쓸 때는 생각나지 않다가 현장에서 생각날 때가 많다”고 했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강윤성 감독은 자신의 생각을 밀어 붙이기보다 배우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영화에 반영할 때가 많다. 촬영 당일, 현장의 상황에 따라 대사가 추가되고 없어지기도 상당수. 
이에 그는 “현장에서 장면과 대사를 바꾸는 건 저희가 사전에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아침에 바꿔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며 “제가 추구하는 영화는 관객들이 믿게끔 만드는 거다. 너무 정해진 대사에만 따르면 연기 같다. 현장의 공기가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촬영하면서 단 한 번도 정해진 시간을 넘어본 적이 없다. 표준 근로를 지키면서 촬영했고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끝났다”고 전했다. 
‘범죄도시’에서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배우 진선규, 최귀화도 각각 장세출의 반대파 보스 조광춘, 2선의 국회의원 최만수로 합류했다. 
“‘롱 리브 더 킹’은 철저한 오락영화다. 관객들이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해주시면 성공했다는 마음이 들 거 같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게 ‘우리 주변에 이런 영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 영웅이 성별에 관계 없이 내 아내, 친구가 될 수 있다. 지구를 지키는 대단한 영웅이 아닌 주변에 있는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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