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 유재명이 열연한 형사물 '비스트'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18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비스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 이성민, 유재명, 전혜진, 최다니엘을 비롯해 연출을 맡은 이정호 감독이 참석했다.
'비스트'(감독 이정호, 제작 (주)스튜디오앤뉴, 제공배급 NEW)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 작품이다. 지난 2005년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원작 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를 바탕으로 리메이크했다.
이정호 감독은 2010년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베스트셀러'를 통해 데뷔했고, 이후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기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방황하는 칼날'(2014)로 캐릭터의 복합적인 심리와 사회적 메시지를 자신만의 감각적인 연출 스타일로 담아내며 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전작 '베스트셀러'와 '방황하는 칼날'에서 함께 작업한 이성민과 이번 '비스트'에서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감독은 "시나리오를 2년 동안 작업했고, 그 작업을 오늘 첫 공개했다. 많이 떨리고 긴장된다. 익숙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성민은 "영화를 재밌게 보셨길 바란다", 전혜진은 "나도 지금 영화를 같이 봐서 그런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하다", 최다니엘은 "음악과 모든 효과들이 완성된 결과물은 처음 본다"며 반응을 궁금해했다.
이성민은 극 중 살인마를 잡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강력반 에이스 형사 한수(이성민 분)로 분했다. 인천 중앙 경찰서 강력 1팀의 에이스 형사 한수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충격적인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던 중 자신의 정보원인 마약 브로커 춘배의 살인을 은폐하는 대신 범인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얻는다. 범인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무릅쓰고 점차 수사망을 좁혀가던 그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라이벌이자 강력 2팀의 형사 민태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는 캐릭터다.
이성민은 "이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각자 캐릭터의 입장, 처지를 잘 따라와주고 공감해주길 바랐다. 그러면서 연기를 했다. 내가 맡은 한수가 괴물이 돼 가는 과정을 공감하면서 따라올 수 있길 바랐다"고 밝혔다.
액션 장면 에피소드에 대해 "특별한 부상이나 에피소드는 없었는데, 한 번은 전혜진의 머리를 발로 차서 울었던 기억이 있다. 사고가 잠깐 났었지만, 크게 다친 건 아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전혜진은 "나도 자존심이 있어서 울고 싶지 않았지만, 그냥 계속 눈물이 흐르더라. 정말 아팠나보다. 촬영 내용 중에 나도 돌로 한 대 때려서 만족했다"며 웃었다.
이성민은 "예전에 (전혜진의 남편) 이선균과 드라마를 찍었는데, 거기서 이선균을 때리는 장면이 있었다. 그 이후로 이선균, 전혜진 부부의 아들이 날 싫어했다. 이번에 영화에서 엄마까지 그렇게 했으니...다행히 아이들이 '비스트'를 볼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재명은 한수의 살인 은폐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를 연기했다. 원칙을 최우선으로 하는 강력반 2인자 민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인을 검거하는 한수와 사사건건 대립한다. 한수를 견제하며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던 민태는 우연히 한수의 살인 은폐를 눈치채고, 그를 제칠 절호의 기회를 잡게 된다.
스크린 첫 주연으로 나선 유재명은 "쉽게 단정지을 수 없는 동료애, 질투 등 '저 인물이 왜 저런 선택을 하지?' 속을 알 수 없는 안갯속에 가려진 인물을 만들고 싶었다. 그걸 찾으려고 동료들, 감독님과 얘기를 나눴다. 영화 주연으로서 새로운 자리를 갖게 됐는데, 긴장되고 떨리고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라 같이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공유, 소통하면서 작업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선배 이성민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유재명은 "칼 끝을 대면 이 분이 어떤 분인지 느껴진다. 선배님과 처음 합을 맞췄을 때 충격이 컸다. 묵직한 느낌이 전달되더라. 순간 집중하는 에너지를 찾는 게 빨랐다. 본능적으로, 직감적으로 느낌을 전달 받아서 연기했다. '역시 선배는 선배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어 "마지막 장면에서 이성민 선배님이 실제로 실핏줄이 터졌는데, '어떻게 하면 실핏줄이 자유자재로 터질 수 있을까?' 싶었다. 돌아서서 내 눈을 때려야 할까 싶더라.(웃음) 그만큼 강한 집중력이 대단한 것 같다"고 했다.
이성민은 "유재명과 연기하면 시너지가 생겨났다. 그리고 재명 씨는 늘 작품을 분석하거나 장면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그래서 내가 옆에서 컨닝을 많이 했다"며 웃었다.
전혜진은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쥔 마약 브로커 춘배를 맡았다. 교도소에서 출소 직전 귀휴를 나와 한수를 찾아간 춘배는 희대의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 한수에게 살인을 은폐해주는 대신 살인마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주겠다며 위험하고 매혹적인 제안을 건네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피어싱과 타투, 스모키 메이크업 등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스타일링에 도전해 압도적인 걸크러시 매력을 예고하고 있다. 헤어스타일부터 열 손가락에 낀 반지 하나까지 춘배 캐릭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직접 미술팀과 많은 고민을 하며 공을 들였다.
전혜진은 "시나리오를 보고 춘배 캐릭터에 매료됐다. 그런 지점들을 치열하게 찍었고, 최대한 내 안의 비스트를 꺼내려고 노력했다. 관객들도 그런 지점을 많이 느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춘배 캐릭터와 관련해 이정호 감독은 "춘배의 분량은 시나리오에 드라마가 조금 더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분량을 조절했고, 찍지 않은 것도 있다. 2명의 형사가 메인 주인공이고 춘배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야하는데, 배우 전혜진이 이상하고 독특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오늘 영화를 보면서도 즐거웠고, 촬영하면서도 즐거웠다"며 만족했다.
전혜진은 "사실 분량은 그렇게 줄어들지 않았다. 마지막에 고문 장면이 있었는데, 크게 의미 없다고 생각해서 상의 하에 빠졌다. 그런데 빠지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어릴 때 춘배 역할이 들어왔으면 주저 없이 했을 텐데, 이번에는 '너무 좋아요' 했지만 일주일 간 힘들었다. '내가 왜 한다고 했지?' 싶더라. 우선 그런 부분을 다 걷어내기까지 주위에서 용기를 많이 주셨다. 그래서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너무 집요해서 힘들었다. 어떤 인물이 있으면 파고드는 스타일이고, 계속 뭔가 새로운 것을 요구하셨다. 지금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러나 배우 입장에서는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다니엘은 한수의 패기 넘치는 강력반 후배 종찬을 연기했다. 강력반 에이스 한수를 친형처럼 믿고 따르는 후배 형사이자 완벽한 수사 파트너다. 종찬은 범인을 잡기 위해 위험한 일도 서슴지 않는 한수의 곁을 지키는 열혈 형사로, 온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린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인물이다.
최다니엘은 "종찬 역할을 봤을 때, 한수의 파트너이자 후배 형사인데 한수와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공동 작업을 하더라도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더라. 그런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입체적인 캐릭터라고 느꼈다"며 종찬이라는 인물을 소개했다.
이정호 감독과 작업해보고 싶었다는 최다니엘은 "그동안 감독님의 작품을 보면서 좋은 영향을 받았다. 전작 '방황하는 칼날'을 보면서도 기존 영화들과 다른 감정을 받았다. 감독님과 언젠가 어떤 작품이든, 어떤 역할이든 같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이번에 기회가 닿아 지나가는 단역이라도 참여해보고 싶었다. 많은 걸 깨닫고, 배우는 시간이 됐다. 쉽지 않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스스로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 그래서 더욱 뜻깊은 작품이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관전포인트에 대해 이정호 감독은 "보통 형사가 나오면 발로 뛰고 범인을 잡는 모습이 일반적인데, 처음부터 다른 방향으로 기획했다. 그런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얽히고설킨 인물들이 각자 선택의 책임들을 보여주면서, 장르적이고 쫄깃쫄깃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아마 그게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이정호 감독은 "촬영하고 1차 편집된 분량보다 폭력 수위가 많이 낮아졌다. 우갯소리로 '뽀로로 버전'이 됐다고 얘기했다"며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폭력은 지양하려고 했는데, 보는 사람에 따라서 온도차가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다니엘은 "날씨가 더워질 때 '비스트'가 개봉하는데, 기존 영화와 색다른 느낌의 영화가 될 것 같다. 이런 영화도 있고,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하길 바란다", 전혜진은 "겨울에 너무너무 치열하게 찍었다. 많은 관객들이 보고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유재명은 "우리 영화는 어떤 것도 없이 정직하게 질문을 하는 작품인 것 같다.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보여주면서, 묵직하고 정직하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자부한다", 이성민은 "관객 분들에게 단단한 스릴러로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연기를 했지만,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영화이길 바란다", 이정호 감독은 "여기 계신 배우들을 포함해 영화에 나온 모든 배우들이 훌륭한 연기를 해주셨다. 그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2시간이 훌쩍 지나갈 것 같다. 기존 영화의 스토리텔링 방식이 아니라 비틀고, 독특한 인물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다.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스트'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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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