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김하늘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감우성의 모습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 자신만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에서는 이수진(김하늘 분)과 권도훈(감우성 분)이 5년 만에 재회했고, 이수진이 기억을 잃어가는 전 남편 권도훈의 알츠하이머 병을 알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권태기를 극복하지 못한 도훈과 수진은 끝내 이별을 택했고, 수진은 "캐나다 이민 가는 거 정말이야? 카페에서 아람이 만난 건 정말 우연 맞아?"라고 물었다. 도훈은 "그 카페 내 단골이야. 그 근처에 내가 좋아하는 낚시터가 있어. 가서 확인해봐"라며 퉁명스럽게 답했다.
수진은 도훈이 딸 아람(홍제이 분)의 아빠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고 판단했고, "아람이 걱정해주는 건 아는데 이미 끝난 일이고. 당신이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영원히 아람이 앞에 나서지 않는거야"라며 냉정하게 돌아섰다.
도훈은 수진의 모습에 "다 잊고 한국 떠날거다. 그러니까 걱정 안 해도 돼"라며 당당하게 소리쳤지만, 지하철 역에서 주저 앉아 눈물을 쏟아냈다. 수진에게 한 말은 진심이 아니었고, 모진 말을 내뱉은 뒤 눈물을 닦았다.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도훈은 캐나다로 이민 간다는 거짓말을 해놓고, 한국에서 요양원을 알아봤다. 가족과 떨어져 살 곳이 필요했기 때문.
도훈과 수진은 그렇게 서로에게 없는 사람인 것처럼, 헤어져 살다가 절친 최항서(이준혁 분), 백수아(윤지혜 분)의 결혼식에서 5년만에 재회했다. 애초 도훈은 치매 증세가 점점 심해져 자신이 기쁜 날 실수를 할까 봐 불참하려고 했다. 그러나 친구들의 끈질긴 설득 끝에 마음을 바꿔 참석했다.
도훈과 만난 수진은 어딘가 모르게 달라진 점을 느꼈고, 이때 도훈에게 알츠하이머 증세가 찾아왔다. 도훈은 수진에게 "많이 기다렸다. 근데 올 줄 알았다. 유정 씨"라며 실수를 했고, 그 순간 수진은 그동안 도훈의 말과 행동을 떠올리면서 진실을 알아챘다. 도훈이 왜 아이를 갖지 않으려고 했는지, 이혼을 먼저 하자고 했는지, 자신에게 모질게 굴었는지 전부 알게 됐다.
수진은 바로 항서와 수아 부부를 찾아가 "왜 그랬어. 다 거짓말이다. 어떻게 나한테 그래, 다 알고 있으면서 왜 그랬어. 언니만 믿으라며, 도훈 씨 내 앞에 나타날 일 없을 거라고 했잖아"라며 울부 짖었다.
항서는 "도훈이가 자기 말 안 들어주면 죽겠다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했고, 수진은 "그럼 난 어떻게 하라고, 그 사람 저렇게 될 때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던 난 어떻게 하라고. 말해봐요"라며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항서가 "그냥 지금처럼 살면 된다. 지금와서 알아봐야 달라지는 거 아무것도 없다. 도훈이가 불쌍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도훈이가 원하는대로 살아달라. 어차피 도훈이는 다 잊는다"고 말했다. 이에 수진은 "난 잊지 못한다. 어떻게 잘 살아. 언니라면 잘 살 수 있어?"라며 절망해 보는 시청자들도 울컥하게 했다.
도훈은 수진을 눈 앞에 두고도 전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고, 수진은 그런 도훈이 살고 있는 시골집을 찾아갔다. 수진은 바로 옆에서 자신을 모르고 지나치는 도훈을 보고 말을 잊지 못했다.
알츠하이머가 심해진 도훈과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수진. 5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 hsjssu@osen.co.kr
[사진] '바람이 분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