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뭐라고, '골목식당'이 간다고 감히 한 지역을 살린다, 만다 할 수 있겠어요. 그저 미약하게나마 보탬이 되길 바랄 뿐이죠".
'백종원의 골목식당' 제작진이 강원도 편 촬영 비화를 풀어냈다. 지역 안배를 고려한 선택부터 산불 피해 복구를 기원하는 조심스러운 바람, 여전한 섭외의 어려움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다.
19일 밤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는 강원도 원주 미로 예술시장 편 첫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MC 백종원, 김성주, 정인선이 스테이크집과 타코&부리토, 에비동, 칼국수집 등을 방문해 시식에 나섰다. 이와 관련 '골목식당'을 연출하는 정우진 PD에게 강원도 원주 미로 예술시장 촬영 비화를 직접 물어봤다.
"오늘(20일)이 마침 강원도 편 마지막 촬영"이라는 정우진 PD는 첫 방송 이후 반응을 확인하며 담담하게 마무리를 준비했다. 그는 "저희가 앞서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지역에서 촬영을 하고 마지막으로 강원도로 지방 촬영을 마치고 다시 수도권으로 들어가자는 계획을 세웠다"며 강원도 편 촬영을 계획한 이유를 밝혔다.
정우진 PD는 "강원도에서도 여러 골목들을 살폈다. 강릉, 속초, 춘천, 원주 다양한 곳을 돌보다가 미로 예술시장에 사연이 많아서 이 곳을 선택했다"며 "여기가 3~4년 전부터 원주 사람들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곳이었는데, 지난 강원도 화재로 큰 피해를 입고 찾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줄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면에서 저희 프로그램 취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칼국수집 사장은 '골목식당'에서 화재로 인한 참상과 피해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던 터. 정우진 PD는 "화재 피해자들에게 보탬이 되고 싶은 심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건 덧붙이기인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저희가 뭐라고 '골목식당'이 간다고 그렇게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을 살린다, 만다 할 수 있겠나. 말씀드린 것처럼 강원도를 선택한 것은 앞서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를 했으니 지역 안배 차원에서 강원도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다만 미약하게나마 산불 피해자 분들께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첫 촬영 후 테스트 촬영할 때 평상시보다 손님들이 많아지긴 했다. 답사 때 지역 분들께 소문이 퍼져서 저희가 촬영 시작한 이후 손님이 늘었다고 하시더라. 방송 상으로도 점심시간을 관찰할 때 답사 때보다 사람이 많은 게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우진 PD는 스테이크집, 타코&부리토, 에비동 등 다양한 식당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메뉴를 고려한 건 아니고 우연히 종류가 다양해졌다. 예전에도 많이 말씀드렸는데 저희 방송에 출연하는 식당들은 제작진이 고른다고 할 수 있는 곳들이 아니다. 섭외에 응한 분들이 선택하는 메뉴를 소개해드릴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섭외는 늘 힘들다"며 혀를 내둘렀고 "강원도 편을 끝내고 수도권으로 돌아오려고 하는데 새 촬영이 얼마 안 남았는데 아직도 섭외를 다 마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그런가 하면 첫 방송에서는 타코&부리토 식당이 유독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요리 스승과 제자였던 부부가 차린 식당이라 실력에 자부심이 있는 데다가, 백종원과 타코 맛을 두고 극명한 의견 차이를 보였기 때문.
이와 관련 정우진 PD는 "나름의 관전 포인트라면 타코 집을 떠나서 '골목식당'은 백종원 대표가 식당 사장님들을 만나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을 보여드린다. 그 과정에서 서로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그런 부분을 실험하거나 대결할 때 있고 시식단을 부를 때도 있고 여러 시뮬레이션을 해보기도 하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고 의견의 간극을 좁히도록 힘쓴다. 그런데 원주 편 사장님들이 저희가 예상하던 것을 많이 빗겨나가는 선택을 많이 하셨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정말 일반인 사장님들은 어디도 예상할 수 없는 게 많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이전과 다른 그림이 나올 것 같다. 저희도 일반인 식당들을 벌써 50~60팀 정도 만나보고 방송에 소개하면서 데이터가 나름 많이 쌓였다고 생각했는데 프로그램을 만들면 만들수록 전혀 다른 선택을 하거나 의외의 모습을 보게 됐다. 그게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의외의 재미인 것 같다. 애초에 저희 기획 의도가 '1000개의 가게가 있으면 1000개의 케이스가 있다. 케이스에 맞춰 솔루션을 고민하자'는 거였다. 사람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개성이 다르다 보니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