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만수로' 김수로→이시영, 英 13부서 찾은 '축덕'들의 꿈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06.21 15: 23

축구가 아닌 '꿈'을 추구한다. '으라차차 만수로'가 구단주 김수로를 앞세워 축구를 통한 꿈과 희망을 풀어낸다.
21일 오후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에 위치한 라마다호텔에서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으라차차 만수로'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양혁 PD와 배우 김수로, 이시영, 스포츠해설가 박문성, 보이그룹 뉴이스트 백호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으라차차 만수로'는 배우는 직업, 구단주는 꿈인 김수로가 영국 축구 13부 리그 '첼시 로버스'를 인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예능이다. '첼시 로버스'는 영국 런던 서부지역의 치즈윅을 연고지로 둔 구단이다. 구단주 김수로를 필두로 박문성이 전략이사, 보이그룹 엑소(EXO) 멤버 카이와 뉴이스트 멤버 백호가 글로벌이사, 인도 출신의 방송인 럭키가 통역 이사, 이시영이 총괄이사로 뭉쳤다.

엑소 카이를 제외한 출연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프로그램은 축구를 알지 못하는 일명 '축알못'도 시청할 수 있는 축구 예능을 표방한다. 김수로가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축구 구단주가 되는 생생한 과정과 20부 리그까지 존재하는 영국에서 어떻게 구단을 관리하는지, 선수 등록부터 승강 시스템, 상벌제까지 영국 축구 문화를 폭넓게 선보인다. 
특히 '으라차차 만수로'는 각자의 직업으로 생계를 꾸리면서도 '축구'라는 꿈 하나로 위기를 이겨내고 있는 '첼시 로버스' 선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꿈을 가진 이들이 한번쯤 꿈꿔보는 인생의 전환점을 보여줄 전망이다. 나아가 축구 이야기뿐만 아니라, 런던의 명소는 물론 영국인의 삶과 문화, 현지 생활 체험까지 색다른 매력까지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혁 PD는 "처음 김수로 씨한테 구단을 인수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게 가능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가능한 이야기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소재는 축구 지만 '축구 예능'은 아니다. 여기 계신 김수로 씨와 이사진, 선수들, 시청자 분들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저 개인적으로 꿈이 뭐냐고 물어봤을 때 직업을 이야기하는 세태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뭔가로 답할 수 있도록 화두를 던질 수 있는 건강한 예능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수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김수로는 프로그램 준비에 앞서 지난해 10월 '첼시 로버스'를 인수했다. 방송을 위해 구단주가 된 게 아니라, '으라차차 만수로'가 김수로가 '첼시 로버스' 구단주가 된 뒤에 기획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처음에는 '에이전트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꿈을 키우는 선수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부터 시작했다. 그러다가 런던에서 인간관계가 넓어지면서 현지에 있는 동생과 친해졌고, 첼시의 일이라면 인터뷰나 응원 영상이나 리버풀, 맨유 등 빅 게임이 있을 때면 그 영상만큼은 다 해줬는데 그게 시발점이 됐다. 그래서 좋은 기회가 왔다. 저도 놀랬다"고 했다.
특히 그는 "구단주 사인을 하는 날, 배우가 된 것만큼 좋았다. 제가 성인이 되기 전에 꿈이 배우였다면 성인이 된 후 방송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그리고 배우 말고 뭘 하고 싶은지 생각했을 때 축구 관련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축구를 배워보고 이들의 일을 응원하면서 내가 다른 13부 리그 구단주보다 훨씬 더 잘해줄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있었다. 그리고 박문성 해설위원한테도 많이 배우고 모르니까 물어보고 있다. 그러나 축구에 대한 사랑이 누적된 만큼 그들의 꿈을 응원하고 저의 꿈을 응원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저는 사실 13부 리그 구단주를 하면서 너무 행복하고, 너무나 좋은 일이 많아서 그런 일을 방송으로나마 보여줄 수 있다는 게 행복한 일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김수로는 구단의 목표치에 대해 "13부 리그의 목표는 9부 리그까지 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수로는 "빅픽처를 말씀 못 드리는 게 올해 농사가 잘 돼야 말씀드릴 수 있다. 그런데 올해 농사가 흉년이 되면 계속 밀린다. 그건 방송을 통해 하나씩 진정성 있게 푸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박문성 해설위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김수로와 함께 출연을 결정한 보드진의 심정도 남달랐다. 박문성은 "국내에서 다른 사람이 하는 해설을 도저히 들을 수가 없었다. 영국 현지에서 해설을 듣는 게 차라리 더 마음이 편했다"고 너스레를 떤 뒤 "처음에 구단주 얘기를 들었을 땐 진짜 뭔가 싶었다. 제가 중계를 14년 정도 했는데 저도 13부 리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지만 13부 이야기를 할 때는 '이 형(김수로) 왜 그러지?' 싶었다. 차라리 방송 때문이라고 했으면 이해할 텐데, 그냥 인수했다고 해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 확인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막상 갔더니 더 열악하고 처참할 정도로 열악했다. 이 형 정말 큰일날 거라 생각했다. 정말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저도 이렇게 오랫동안 봤는데 ('첼시 로버스'는) 처음 보는 팀인데, 그 곳에도 사람이 있더라. 제가 몰랐던 거지 거기 선수가 존재하지 않았던 게 아니다. 선수는 뛰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과 선수가 존재한다는 건 그 리그를 통해 다른 리그로 가고 싶다는 꿈이 있다는 거다. 그 꿈을 지켜보고 왔다. 제가 처음에 런던 출장 갔을 때 식사하면서 제작진한테 '이게 방송이 되냐’고 물어봤다. 방송이면 짜놓은 판도 있고, 멋진 말도 해줘야 할 것 같았는데 그냥 팀으로 끌고 가자고 했다"며 "지금까지 대본 한 장을 받은 게 없다. 이게 방송이 되는지 걱정될 정도였다. 만약 방송이면 멋진 말을 해줄 수 있겠는데 그럴 수 없어서 감히 '당신들의 꿈을 이뤄드리겠다’는 말을 못했다. 같이 생활하면서 그 얘기는 했다.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한번쯤은 만들어 드리겠다. 저희를 밟고 한번 뛰어보시라’라고. 그 경험을 한 것만으로도 수로 형한테 고맙다. 그 꿈을 위해서 조그마한 기회를 줄 수 있던 것 같다. 즐겁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뉴이스트 백호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백호는 "수로 형이 직접 저희 회사로 오셨고, 정말 말씀을 너무 잘하신다. 약간 속아 넘어간 것도 있고,  너무 막연하게 '영국’이라고 하니까 있어 보이고 좋았다. 축구는 제가 아는 종목이고, 영국에서 축구가 정말 유명하다는 걸 들어서 알고 있고, 막연하게 가벼운 마음으로 따라 갔다"고 말해 주위를 폭소했다. 
그는 "갔는데, 처음에는 한 이틀 정도는 '이게 뭔가?' 싶었다. 나중에 형들한테 카메라 꺼지고 '이게 진짜인 거죠?'라고 여쭤봤다. 갔는데 대본도 하나도 없고, 저를 회사까지 와서 섭외를 해서 갔는데 딱히 제가 해야 할 역할도 보이는 것 같지도 않았다. 구단을 인수한 것도 방송을 시작하면서 인수한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처음에 2~3일은 저도 왔다갔다 했다. 그런데 진짜였다. 생각 보다 많이 열악했다. 그런 모습들이 좋았다. 형, 누나들이 다 너무 진중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촬영하면서 점차 진지해지고, 이 팀을 위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시영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박문성조차 '콥'이라고 인정한 리버풀 팬 이시영은 "제가 축구를 굉장히 사랑했던 20대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짧게 얘기하자면 '방송을 끼고 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프로그램마저 없었으면 수로 오빠는 정말 힘들게 구단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현실적인 생각이 들었다"며 "할수록 진지해졌던 건 거기 선수들은 직업이 있는 상황에서 축구가 꿈이라 운동을 하고 있는 거였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직업이 있는 거다. 제가 28살에 데뷔를 늦게 했는데 제가 하는 직업이 있고 연기자의 꿈을 꾸고 있었는데 그런 모습이 떠오르면서 감정 이입이 많이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시영은 "우리가 프로그램이란 건 언젠가 끝이 있는데 이들의 희망을 갖고 혼란스럽게 하기만 하고 끝내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됐다. 제가 여기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수로 선배님의 긴 계획을 들으면서 안심도 되고, 구단주만의 큰 그림이 있다는 걸 촬영하면서 많이 느꼈다. 조금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 여러 가지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출연진들과 김상호 PD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그런가 하면 양혁 PD는 "우리 프로그램은 놀고 먹는 프로그램이 되면 안 된다"고 밝힌 뒤 "웃긴 예능은 아니지만 뭔가 하나 남는 예능이 되길 바랐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저희가 영국에서 축구 구단을 꾸린다고 해서 한국 축구를 배제하는 게 아니라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 지금 한국 축구는 비교적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을 보시면 생활 체육부터 프로리그까지 가는 시스템이 어떻게 갖춰지는지 잘 담겨 있다. 제가 미팅을 하면서 키워드를 '공부’로 잡았다. 이걸 잘 공부하면 흔히 말하는 조기축구회, 아마추어 축구 리그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구체화시켜서 한국 축구 기량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대한축구협회나 프로리그까지 저희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프로그램 외적으로 연락을 많이 주고 계신다. 저는 한국과 영국을 나누고 싶지 않고 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고 싶다"고 덧붙였다.
'으라차차 만수로'는 오늘(21일) 밤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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