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의, 설리에 의한, 설리를 위한 맞춤형 예능 ‘악플의 밤’이었다.
21일 오후 8시 첫 방송된 JTBC2 ‘악플의 밤’은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올바른 댓글 매너 및 문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신동엽, 김숙, 김종민, 설리가 MC를 맡았다. 첫 방송인 만큼 이들은 게스트 없이 넷이서 악플에 대한 토크를 이어갔다. 자신들의 관련 기사에 달린 악플을 키워드로 묶고 실제로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는데 압권은 설리였다.
설리의 악플 키워드는 ‘동공논란’, ‘노브라’, ‘고소’, ‘관종’이었다. 실제로 “마약하면 동공 커지는 거 아냐? 설리 동공 보면 딱 약쟁이”라는 악플이 나왔고 설리는 “마약하는 사람과 비교하는 제 사진까지 인터넷에 있더라”고 쿨하게 말했다.
이를 두고 그는 “제가 ‘리얼’에서 마약하는 연기를 했다. 마약 관련 영화 5편을 보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 친구들은 ‘네가 히스 레저냐’ 그랬지만 나도 메소드 연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해명했다.
마약 루머에 억울하다며 “여기서 머리카락 뽑을 수도 있다”고 외칠 정도. 하지만 공교롭게도 가수 컴백을 앞두고 복숭아색으로 탈색을 한 터였고 설리는 “다리털이라도 뽑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절대 범법행위는 하지 않는다. 법 안에서는 자유롭게 산다”고 미소 지었다.
사실 설리를 두고 빠질 수 없는 키워드는 노브라다. 설리는 “노브라는 개인의 자유다. 쇠가 있고 와이어가 있으니 몸에 안 좋다. 편해서 안 입는 것 뿐이다. 그게 예쁘고 자연스러운 것 같다”고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그는 “브래지어는 저한테 액세서리다. 어떤 옷에는 어울리고 어떤 옷에는 안 어울리니 안 입는 것”이라며 “저 지금 이상해 보이지 않죠? 지금 그 액세서리를 안 하고 있다. 자연스럽지 않나”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김숙은 “논란이 되면 안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사진을 올리니까 그 관심을 즐기고 악플이 더 많아지는 것 아닌가”라며 관종 키워드에 대해 물었다. 그동안 설리는 노브라 차림의 일상 사진을 SNS에 올려 누리꾼들 사이 뜨거운 감자로 손꼽혔던 바다.
설리는 “노브라 사진 올리고 말들이 많았다. 무서워하고 숨을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은 건 많은 사람들에게 편견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틀을 깨고 싶었다. 생각보다 별거 아니야 라고 얘기하고 싶었던 면도 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도 노브라 상태로 많이 다닌다. 최근에 사인회하는데 여성 팬이 ‘언니 저도 노브라예요’ 라고 하더라. 우와 엄지 척 해줬다”며 “나 같은 이런 사람도 있다고 봐주셨으면 좋겠다. 절 보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재밌는 사람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악플 보면 신박한 아이디어가 많은데 그 에너지를 악플에 쓰는 건 아쉽다”고 덧붙였다.
설리는 악플러를 고소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소한 분을 만났다. 유명한 대학에 다니는 저랑 동갑인 학생이었다. 이렇게 좋은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왜 그랬지 싶더라. 제가 선처를 안 해주면 빨간 줄이 그어지고 취업할 때 문제가 된다더라”고 털어놨다.
그리고는 “본인 스트레스를 저한테 풀었다고 미안하다는 편지를 받고 이 친구를 전과자를 만드는 제가 미안해지더라. 그래서 선처를 해줬다”면서도 “하지만 다시 고소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선처 안 하려고 한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악플로 받은 상처는 선플과 팬들의 응원 대댓글로 치유했다. 설리는 “오늘 사주 보러 갔는데 설리랑 사주 똑같대. 어디 가서 말하기도 쪽팔리고 다시 태어나고 싶다. 젠장 나 이번 생 망한 거지?”라는 댓글에 “과연 그게 사주 탓일까”라고 달린 대댓글을 읽으며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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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악플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