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의 악플을 읽는 스타들의 모습은 낯설지만 신선했다. ‘악플의 밤’이 역대급 예능 수위를 자랑하며 안방을 장악했다.
21일 오후 8시 첫 방송된 JTBC2 새 예능 ‘악플의 밤’은 스타들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악플을 직접 읽으며 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올바른 댓글 매너 및 문화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신동엽, 김숙, 김종민, 설리가 MC를 맡았는데 첫 방송은 MC 특집으로 꾸려졌다.
김종민, 김숙은 노잼 악플을 스스로 읽으며 인정할 건 인정하고 반박할 건 반박했다. 베테랑 예능인 신동엽도 놀랄 만한 수위 높은 악플이 쏟아졌다. 특히 설리는 ‘동공논란’, ‘노브라’, ‘고소’, ‘관종’ 같은 자신의 악플 키워드를 받고 솔직한 소신을 밝혀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연출을 맡은 이나라 PD는 22일 OSEN과 전화 통화에서 “첫 방송 반응이 뜨겁다”는 말에 “다행이다. JTBC2 오리지널로 방송 되니까 다들 열심히 해줬는데 반응 없을까 봐 걱정했다. MC들이 솔직하게 얘기해준 덕분이다. 앞서 예고도 내고 티저도 냈을 때 ‘어그로 끄는 것 아니냐’, ‘뚜껑 열면 아무것도 아닌 것 아니냐’ 악플이 많았다. 그런데 본 방송 보고 ‘그게 진짜였구나’ 알아주신 것 같다. MC들이 먼저 나서지 않았으면 안 됐을 듯”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설리는 마약 루머에 관해 “제가 영화 ‘리얼’에서 마약하는 캐릭터를 연기를 했다. 마약 관련 영화 5편을 보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해명했고 노브라 논란에 대해선 “노브라는 개인의 자유다. 쇠가 있고 와이어가 있으니 몸에 안 좋다. 안 입는 게 편해서 안 입는 것 뿐이다. 그게 예쁘고 자연스러운 것 같다. 브래지어는 저한테 액세서리”라고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현장에서 “저 지금 이상해 보이지 않죠? 지금 그 액세서리를 안 하고 있다. 자연스럽지 않나”라고 실제 노브라 고백을 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제작진 역시 마찬가지. 연출된 상황이 아니라 설리의 리얼 쿨한 고백이었기 때문이다.
이나라 PD는 “설리가 누구보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설리가 현장에서도 노브라였을 줄은 몰랐다. 저희도 현장에서 놀랐다. 저 친구가 다 보여주려고 마음 먹었구나, 솔직해지려고 노력했구나 싶었다. 절대 저희가 일부러 쿨하게 더 보여줘야 한다고 한 게 아니다. 걱정했는데 입밖으로 내니까 오히려 더 후련해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설리도 걱정했다고 했지만 오히려 얘기하니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다더라. 상처를 털어놓고 나면 아물 때가 있으니까 해소하는 창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위 조절보다는 그저 MC들이 한 말을 왜곡 없이 전달하는 게 주안점이었다. 제작진 역시 솔직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았고 강요할 문제도 아니니까. 특히 악플은 민감한 문제 아닌가. 걱정하시는 것처럼 출연진이 상처를 아무렇지 않은 척 얘기하거나 파격적이어야 한다고 제작진이 강요할 수는 없다. 저희는 그저 말을 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줬고 솔직하게 말한 걸 가능한 다 전달하려고 편집했다. 얘기 듣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방송 말미 ‘미스트롯’ 출신 송가인, 홍자, 박성연이 출연을 예고해 시청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나라 PD는 “‘미스트롯’ 특집은 댓글 다는 분들의 연령대가 높아서 또 다른 유형의 악플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어르신들도 댓글 창구에 끌어들인 게 ‘미스트롯’이라 지금까지 본 것과 새로운 유형의 댓글이 많았다. 여기에 본격적인 첫 게스트 출연이라 MC 설리의 역할을 지켜봐 달라”고 귀띔했다.
다음 게스트는 신화 전진과 김승현이다. 그는 “게스트 섭외가 쉽진 않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건 ‘너희의 악플을 읽어라’ 이런 게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으니까 조심스러워진다. 그래서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된 분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섭외한다. 본인 악플을 솔직하고 시원하게 말할 이들이 많지 않으니까 아직은 조심스럽다”라면서도 “첫 방송은 MC특집이었다. 사실 ‘악플의 밤’은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냥 솔직한 얘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악플의 밤’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JTBC2 채널에서 전파를 탄다.
/comet568@osen.co.kr
[사진] ‘악플의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