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팀들이 가장 조심스러운 선택 중 하나가 시즌 중 리빌딩이다. 시즌 후 리빌딩 조차 수많은 고민을 거쳐서 진행되는데, 시즌 중 리빌딩은 자칫 이전보다 나빠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무려 3명이나 바꾸는 모험을 감행한 APK가 놀랍게도 4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APK의 전면 리빌딩은 일단은 '성공적'이다.
APK는 지난 20일 서울 대치동 프릭업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9 LOL 챌린저스 코리아(이하 롤 챌린저스)' 서머 스플릿 스피어 게이밍과 1라운드 경기서 2-1로 승리했다. 개막 4연승 행진으로 4승 무패 득실 +6으로 챌린저스 선두로 올라섰다.
전면 리빌딩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지난 시즌 '얼쑤' 전익수-'카카오' 이병권-'미키' 손영민-'퓨리' 이진용-'시크릿' 박기선 등 LCK를 경험한 베테랑 선수들을 규합해 챌린저스의 드림팀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APK는 스프링 스플릿을 11승 3패 2위로 끝냈음에도 승강전 진출이 실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스토브기간 선택은 고강도 리빌딩이었다. 마재범 감독과 사석찬 코치가 팀을 떠나고, 선수들의 거치도 확 달라졌다. '퓨리' 이진용은 휴식을 선택했고, '미키' 손영민은 유럽 엑셀 e스포츠로 이적했다. 팀의 맏형이었던 '카카오' 이병권은 주전에서 제외됐다.
김다남 대표가 전면으로 나서면서 김산하 코치와 김민우 코치를 영입했고, 떠난 베테랑들의 빈자리를 '쿠마' 박현규, '커버' 김주언, '트리거' 김의주 등 신예들로 메웠다. 어린 선수들임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던 '얼쑤' 전익수와 '시크릿' 박기선의 조율 아래 기막히게 조화를 이루면서 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상대들의 면면도 무시하기 힘들다. 지난 시즌 승강전까지 진출한 VSG, 21일 기준으로 3승 1패로 2위에 오른 팀 다이나믹스등의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김산하 코치는 "솔직히 처음에 리빌딩이 많이 늦춰지면서 많은 점을 당황했다. 리빌딩을 할 때 가장 먼저 선수들을 알아가야 하는 단계에서 분위기를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우리의 목표와 방향성을 하나로 뭉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익수와 기선이 같은 경우 실패에 대한 아픔이 있고 무엇보다 상실감이 컸었다. 같이 함께하던 동료들이 없어졌다는 것이 가장 힘든 상황"이었다고 리빌딩 전 상황을 설명했다.
덧붙여 김 코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으로서의 역할을 정말 잘 해줬다. 후배들을 진심으로 대해주면서 새로 올라온 선수들이 잘 따라갔다. 익수의 경우 선수들의 방향을 정말 좋은 분위기로 만드는 것이 뛰어났고 기선이의 경우는 좋은 분위기에서 하나 더 얹어 열심히 하는 부분을 추가해줬다고 생각한다. 자칫하면 선수들이 즐거운 분위기를 대충하는 분위기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잘 메웠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베테랑의 조율아래 신예들은 패기와 함께 자신감을 무장하게 됐다. 다시 로스터에 가세한 '커버' 김주언의 경우 지난해 서머 시즌 14전 전패를 경험한 쓰라림을 극복하고 재평가를 이끌어냈다.
물론 정규시즌 10경기가 남은 상황이지만, 전면 리빌딩을 단행한 APK의 질주가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