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희열2'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서장훈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봤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2'에서는 서장훈이 출연해, 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서장훈은 최근 활발한 방송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있다. 하지만 서장훈은 여전히 농구계의 전설로 통한다. 서장훈은 한국 프로농구 리그 역사상 최다 득점과 최다 리바운드를 기록한 '국보급 센터' 출신이다. 그의 삶을 논하는 자리에서 농구는 당연히 빠질 수 없는 주제다.
하지만 그런 서장훈에게도 후보 시절이 있었다. 서장훈은 후보 당시 운 좋게 넣은 골이 자신의 공식 대회 첫 번째 골이자 인생의 베스트 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생의 베스트 골을 물어볼 때가 많은데, 저는 제 인생에서 처음 골을 넣은 그 순간을 꼽는다"고 전했다.
서장훈은 고3 때 받은 숱한 러브콜 중 연세대에 응답했다. 서장훈이 합류한 연세대는 7~8년 간 강자로 군림했던 기아자동차 농구팀을 꺾을 정도로 강팀으로 거듭났다. 연세대는 11년 만에 최종우승을 거둔 대학팀이라는 영예를 얻었고, 서장훈은 MVP로 우뚝 섰다.
1990년대는 농구가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았을 시절. MVP인 서장훈의 인기는 대단했다. 서장훈은 "5~600명의 팬들이 있었다. 팬레터도 하루에 1000통 씩 왔다. CF도 정말 많이 찍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주에 가까운 서장훈의 활약은 그를 외롭게 만들었다. 상대 팀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 것은 일상이었고, 이로 인한 부상은 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2005년 프로 데뷔 후에도 목 부상을 당한 서장훈은 의사에게 은퇴 권고를 받기도 했다고. 서장훈은 "의사 선생님이 농구를 그만두라고 했다. 그때 나이가 32살이었는데 꿈을 일찍 접을 수 없었다. 그래서 목 보호대를 차고 다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목 보호대를 차고 경기를 뛰는 서장훈의 열정을 쇼잉(보여주기식 행동)으로 폄하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에 서장훈은 "우리 안에 갇힌 사자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하기도.
지난 2013년에 은퇴한 서장훈은 6년이 흐른 지금도 미국 NBA 진출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서장훈은 "나도 미국 NBA에 진출해서 좋은 활약을 하고 국민에게 기쁨을 주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차이다. 그래서 늘 아쉬움이 밀려든다"며 "좀 더 넓은 무대에서 더 많은 기쁨을 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건 평생 가슴에 묻어두고 살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 서장훈은 39살에 겪었던 슬럼프에 대해 고백했다. 그는 "중3때부터 긴장을 늦추지 않고 팽팽하게 잡고 있던 고무줄을 그때 놓았다. 그 시즌에는 그냥 포기하는 마음이 됐다. ‘여기까진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은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서장훈은 이혼을 하게 됐고, 대중의 관심을 그의 은퇴보다 이혼에 쏠렸다. 당시 "그렇게 은퇴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라는 생각을 한 서장훈. 결국 그는 현역을 1년 연장했다. 그는 구단 측의 배려 덕분이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제는 농구선수라는 타이틀만큼, 방송인이라는 이름표도 잘 어울리는 서장훈. 그가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 때문이었다고. 서장훈은 "'무한도전' 출연 후에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따뜻한 시선이었다"며 "저는 이미지 세탁이 필요한 사람이다. 선입견을 털어내야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끝으로 서장훈은 20년 후의 인생에 대한 질문에 "지금 제 삶이 이렇게 바뀌는 걸 보니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되겠다. 농구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기여를 하고 싶다"며 "앞으로 좋은 방송인이 되기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서장훈은 과거 농구선수로서의 삶부터 방송인으로서의 삶까지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이날 서장훈의 진솔하고 담담한 이야기는 안방극장에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특히 그의 180도 뒤바뀐 인생은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귀감이 되고 있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KBS 2TV '대화의 희열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