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4일 동안 부산과 서울에서 팬들과 마법 같은 한때를 보냈다.
방탄소년단(RM,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지난 22일, 23일 양일 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글로벌 팬미팅 'BTS 5TH MUSTER [MAGIC SHOP]'을 개최했다. 이는 올해 한국에서 가진 두 번째 팬미팅이었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15일, 16일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팬미팅의 포문을 성대하게 열었다. 부산시가 나서서 여러 랜드마크를 보랏빛으로 물들였고, 팬들은 오랜만의 한국 공연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에서의 열기는 서울 팬미팅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오히려 더욱 증폭됐다. 다섯 번째 팬미팅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자, 팬들은 판을 더 크게 벌리며 축제를 한껏 즐기고자 했다.
공연장 인근에는 굿즈 무료나눔, 커버댄스 무대 등이 진행됐다. 가족 단위 팬들과 해외 팬들도 한데 모여서 방탄소년단의 스펙트럼 넓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팬미팅은 '둘!셋!'으로 시작했다. 노래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매직샵에서 등장한 방탄소년단은 'HOME'으로 첫 무대를 가졌다. 'HOME'은 최근 부산 팬미팅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선보이는 무대로, 더욱 관심을 모았다.
방탄소년단은 'LOVE MAZE', '134340' 등을 이어 불렀다. 무대에서 회전하는 거울 앞에서 감정 연기를 펼치고, 돌출 무대에서 팬들과 소통하는 등 무대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방탄소년단은 공연장에 있는 팬들은 물론, 라이브 플레이존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는 팬들에게 "'매직샵'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DJ 슈가가 멤버들과 아미의 추천을 받아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선곡했다. 이에 방탄소년단은 'Never Mind' '흥탄소년단' 'Answer : Love Yourself', 'Euphoria' 등의 무대를 짤막하게 선보였고, 아미가 선곡한 'Whalien 52'를 완창했다.
'매직샵'의 멤버들의 모습을 담은 VCR이 끝나고, 방탄소년단은 'We Are Bulletproof Pt.2', 'JUMP', '등골 브레이커' 등을 불렀다. 세 곡은 모두 방탄소년단이 데뷔 초에 불렀던 노래로, 멤버들과 아미들을 초심으로 돌아가게끔 했다.
다음 VCR에서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소우주'였다. 이에 팬들은 VCR을 보면서도 '소우주'를 떼창으로 불러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RM, 제이홉, 슈가의 'Skool luv affair' 무대가 이어졌다. 진, 지민, 진, 정국은 '보조개'를 감미로운 음색으로 소화해, 아미들의 마음을 녹였다. 그리고 다 함께 'Pied Piper'를 부른 멤버들은 매직샵에서 가운을 두르고 나타나 분위기를 환기했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땡', 'IDOL', '팔도강산', '진격의 방탄', 'Ma City'를 불렀다. 흥이 절로 오르는 셋리스트에 팬들은 응원봉을 열심히 흔들면서 절정으로 이르는 무대를 즐겼다.
무대가 끝나고, 방탄소년단은 오랜만에 한국 아미들을 만난 소회를 밝혔다. 우선 방탄소년단은 "마지막 공연이라서 그런지 다들 흥이 넘친다"며 "한국에서 오랜만에 공연하는데 정말 보고 싶었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RM은 "'HOME'이라는 노래도 있지 않나. 결국 저희가 돌아와야 할 곳은 여기 아니겠나"라고 말했고, 뷔는 "근래 들어서 부산, 서울 공연이 가장 힐링되는 시간이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마지막 곡은 'Best of me'였다. 노래가 끝나고 방탄소년단은 퇴장했고,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노래 '둘!셋!'을 부르는 앵콜 이벤트를 시작했다. 이에 방탄소년단은 다시 무대 위에 올랐고,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열창했다.
방탄소년단은 인생 중 마법 같았던 순간을 밝히며, '매직샵'을 마무리하고자 했다. 첫 주자 뷔는 "어제 때밀이 타올을 하나 샀다. 그게 어렸을 때 아버지가 등을 밀어줄 때 너무 아팠는데, 지금은 안 아프더라. 정말 마법같은 일이었다. 그만큼 제가 성장했다는 것이다. 성장하게 해주신 여러분들 감사하다"고 전했다.
슈가는 "이렇게 체조경기장에서 만 오천여 명 팬들과 팬미팅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지 않나 싶다. 가슴이 몽글몽글하다"고 말했다. 진은 "초반에 자신감이 없었는데 사랑을 받으니까 점점 잘생겨지고 자신감도 붙었다. 아미들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국은 "처음 2천 명의 아미 앞에서 공연을 했다. 그때 너무 정신도 없었고 어려워서 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분들의 눈이 보이고 표정이 보이고 몸짓이 보이고. 어느 순간 모든 게 트이기 시작했다"고 말한 뒤 윙크했다.
RM은 "사실 오늘 슬펐다. 그냥 그런 날 있지 않나. 근데 그런 기분으로 올라오면 안되니까 태형이(뷔)랑 만약 '오늘이 인생 마지막이면 어떨까'라는 얘기를 나눴다. '그것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드니까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여러분들이랑 오늘 너무 즐거웠다. 신나게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었던 마법을 여러분들이 걸어주셨다"고 얘기했다.
제이홉은 "어렸을 때 희망적인 친구가 아니었다. 꿈에 대해서 자신감이 없었고 밝지도 않았다. 그런데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같다"며 "그리고 지금 여러분들의 희망이 됐다. 여러분들이 다 만들어주셨다. 기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아미들은 일제히 제이홉의 이름을 연호했다.
끝으로 지민은 "진심으로 보고 싶었다. 저희가 투어를 갔다오면서 얘기를 많이 했다"며 "사실 저는 롤모델이 딱히 없었다. 롤모델을 꼭 누구로 해야 되나 싶었고, 미래의 내가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멋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여러분들처럼 바라지 않고 응원해주시는 것이 너무 고맙고 멋지다. 여러분이 저희 롤모델이고 모든 것이라고 꼭 얘기하고 싶었다"고 전해, 팬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마무리 멘트가 끝난 뒤, 공연장에 울려 퍼진 마지막 곡은 'Magic Shop'이었다. 팬들의 응원봉은 노래 가사 속 '은하수'처럼 보랏빛 물결을 이뤘다. 그렇게 4일간 부산, 서울에서 열렸던 방탄소년단의 '매직샵'은 동명의 곡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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