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이 후배 유재명과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크게 만족했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비스트' 주연 배우 이성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성민은 극 중 살인마를 잡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강력반 에이스 형사 한수(이성민 분)로 분했다. 인천 중앙 경찰서 강력 1팀의 에이스 형사 한수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충격적인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던 중 자신의 정보원인 마약 브로커 춘배의 살인을 은폐하는 대신 범인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를 얻는다. 범인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무릅쓰고 점차 수사망을 좁혀가던 그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라이벌이자 강력 2팀의 형사 민태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점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는 캐릭터다.
연출을 맡은 이정호 감독은 2010년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베스트셀러'를 통해 데뷔했고, 이후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기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방황하는 칼날'(2014)로 캐릭터의 복합적인 심리와 사회적 메시지를 자신만의 감각적인 연출 스타일로 담아내며 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전작 '베스트셀러'와 '방황하는 칼날'에서 함께 작업한 이성민과 이번 '비스트'에서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이성민은 "언론 시사 전에 기술 시사회에서 먼저 영화를 봤는데 걱정이 되더라. 워낙 무겁고, 감정이 다크하니까 연기 하면서도 힘들더라. '관객들이 힘들지 않을까' 싶어서 그 지점이 걱정됐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기운을 많이 쓸 것 같다고 느꼈고, 아니나 다를까 현장에서 한 신, 한 신 찍을 때마다 강하더라. 인물이 점점 스트레스가 쌓여가니까 엔딩은 어떻게 될지 못 보겠더라"고 밝혔다.
이어 "보통 영화에 형사가 등장하면, 범인을 잡는 설정인데, '비스트'는 형사가 형사를 잡는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비스트'라는 제목이 괴수, 괴물이라는 뜻도 있지만, 누구나 내면에 괴물이 있지 않느냐. 원칙을 지키는 형사와 그것을 파괴하는 형사, 다들 뭔가 그 지점에 대해 확인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지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호 감독과 3번째로 호흡을 맞춘 이성민은 "침묵으로 압박을 주는 스타일"이라며 웃더니, "'이 정도면 될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오케이 사인이 안 나더라. 그럼 보통 라이트해지거나 해비해지는데 감독님은 해비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힘든 점도 있었지만,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이 매력적인 부분도 있었다"고 답했다.
'비스트'는 독특한 콘셉트와 이야기 설정, 그리고 이성민, 유재명이라는 연기 달인 배우들이 투톱으로 나서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성민은 "영화는 늘 부담감이 크다. 그래도 재명이가 있으니까"라며 웃었다. 이어 "재명이의 인터뷰 마지막 날 와서 같이 식사를 했다. 원래 이맘 때 되면 서로 어딘가에 기대려고 하고, 마음을 붙잡으려고 한다"며 개봉을 앞두고 복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한, 이성민은 "연기는 액팅과 리액팅이다. 액팅을 하면 리액팅이 오는데, 그런 지점들은 짜릿한 것 같다. 나도 재명이한테 그런 것을 느꼈다. 연기를 못하는 배우들은 내가 이런 의도로 줘도 다르게 주는 경우가 있는데, 재명이는 합이 잘 맞았다. 흔히 말하면 선수다. 그러면 신이 풍성해지고, 인물이 풍성해진다. 그런 지점에 있어서 후배와 연기할 때 뭔가 사고를 쳐주길 바라는데, 그런 경계의 벽이 빨리 무너지는 것이 좋다"며 이번 작업을 만족했다.
한편, '비스트'(감독 이정호, 제작 (주)스튜디오앤뉴, 제공배급 NEW)는 희대의 살인마를 잡을 결정적 단서를 얻기 위해 또 다른 살인을 은폐한 형사 한수와 이를 눈치챈 라이벌 형사 민태의 쫓고 쫓기는 범죄 스릴러 작품이다. 지난 2005년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원작 영화 '오르페브르 36번가'를 바탕으로 리메이크했다. 오는 26일 개봉.
/ hsjssu@osen.co.kr
[사진] 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