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퓸’ 고원희가 성형설이 불거지고 4주 만에 입을 열었다. 소속사나 관계자가 아닌 직접 입을 연 고원희는 “사실은 사실이니까”라며 성형설은 인정했다. 쿨한 인정으로 정면돌파를 선택한 고원희는 연기로 성형설이 더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도 보였다.
신성록과 고원희는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열린 월화드라마 ‘퍼퓸’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퍼퓸’은 인생을 통째로 바쳐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한 가정을 파괴하고 절망에 빠진 중년 여자와 사랑에 도전해볼 용기가 없어서 우물쭈물하다가 스텝이 꼬여버린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첫 방송과 동시에 지상파 월화극 1위에 오른 ‘퍼퓸’은 MBC ‘검법남녀 시즌2’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날 열린 ‘퍼퓸’ 기자간담회는 첫 방송 후 4주 만에 열린 행사였다. 반환점을 돌고 2막을 앞두고 있는 ‘퍼퓸’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더 높이고자 행사를 마련했고, 극을 이끄는 신성록과 고원희가 참석해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관심은 고원희에게 쏠렸다. ‘당신의 하우스헬퍼’ 이후 1년 만에 안방에 돌아온 고원희는 민예린 역을 연기한다. 첫 방송 당시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진 뚱뚱한 아줌마 민재희(하재숙)가 민예린(고원희)으로 변하는 모습이 충격적이었고, 고원희와 하재숙의 2인 1역 연기가 화제를 모았다.
고원희는 첫 방송부터 자신이 왜 ‘대세’인지를 보여줬다. 의문의 향수를 뿌린 뒤 늘씬했던 20대로 돌아간 민재희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정과 온 몸으로 표현했다. 혼란도 잠시, 포기했던 자신의 꿈을 되찾으려 하는 모습 등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코믹과 진지한 연기를 오가면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하지만 시선은 다른 곳에 쏠렸다. 고원희의 얼굴이 달라졌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급기야 성형설이 불거졌다. 과거와 달리 눈매가 조금 달라진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 고원희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지만 고원희 측은 당시 이렇다 할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고원희는 다소 민감하고 예민할 수 있는 질문에 차분하게 답했다. 소속사나 관계자의 입을 빌려 나온 말이 아닌, 고원희가 직접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그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사실은 사실이다. 혹시 드라마에 누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많았다. 성형설이 더 나오지 않도록 연기로 보답하겠다.”
쿨하게 성형설을 인정했다. 이와 함께 고원희는 연기로 보답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덧붙였다.
그 각오는 이미 ‘퍼퓸’에서 드러나고 있다. 20대 민예린과 40대 민재희의 감정을 오가는 고원희의 연기는 이질감 없다.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다. 민예린이 향수의 비밀을 아슬아슬하게 줄 타듯 지키듯이 고원희 역시 연기로 적정 선을 지키면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처음에 촬영하면서도 걱정을 많이 했다. 내가 연기하는 민재희와 하재숙 선배님이 연기하는 민재희가 잘 붙을까 걱정이 컸다. 혹시나 이질감이 들지 않을까 걱정도 했다. 다행히도 선배님과 내 목소리 톤이 중저음이어서 조금 더 겹쳐 보이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외적으로 가발을 똑같이 쓰고 같은 옷을 입어서 그런지 변해가는 모습이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초반에는 편집실에 가서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어떻게 톤을 잡아야 할지 생각했다. 4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감정 표현에 있어서는 내 안에 비슷한 감정을 꺼내려고 했다. 맞벌이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을 돌봤던 게 생각났고, 그 감정을 이끌어냈다. 다행인 점은 극 중 김진경이 내 둘째 동생과 많이 닮았다는 점이다.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20대 민예린과 40대 민재희를 넘나드는 감정 변화는 물론, 고원희는 웃음을 위해 망가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고원희의 열연 속에 ‘퍼퓸’은 진지한 장면 속에서도 미소를 지을 수 있다.
“망가지는 것에 있어서 부담이나 두려움은 없다. 캐릭터, 연기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망가지는 캐릭터를 했을 때 PD님께서 ‘너는 얼굴을 잘 쓰는 배우’라고 하신 적이 있다. 그래서 몸을 사리지 않고 표현을 하려고 한다.”
“어떤 캐릭터를 만나도 그 캐릭터에 몰입해 연기하려고 한다. 다른 캐릭터를 연기한다면 다른 인물로 보일 것이라 믿는다. 지금은 지금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고원희는 반환점을 돈 ‘퍼퓸’에서 신성록, 김민규와 삼각 러브라인을 그릴 예정이다. 현장에서의 호흡이 완벽하다고 자부하는 만큼 화면에서도 ‘케미’가 보일 것이라 자신한다.
“김민규와 티격태격하는 호흡이 정말 좋았다. 아직은 이모가 아이를 돌보는 듯한 관계지만 조금 더 진도를 나가면 ‘케미’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신성록과는 한집에 살면서 너무나 많은 걸 보고 듣고 느끼고 해서 이미 보인 ‘케미’ 만큼 앞으로 더 폭발하는 ‘케미’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
고원희의 자신감처럼 반환점을 돈 ‘퍼퓸’이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폭발하는 ‘케미’로 지상파 월화극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S2 ‘퍼퓸’은 매주 월, 화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