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얼마나 힘들게 보냈는데, 왜 왔어". '바람이 분다’의 감우성이 뒤늦은 고백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24일 밤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바람이 분다' 9회에서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권도훈(감우성 분)과 이수진(김하늘 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권도훈과 이수진은 지긋지긋한 권태기 끝에 이혼한 관계였다. 그러나 권도훈은 이수진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병으로 인해 이수진이 힘들어지는 상황을 보지 않고자 어렵게 이혼했다. 이수진은 권도훈의 병을 모른 채 이혼했고 딸 권아람(홍제이 분)을 낳아 홀로 키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수진이 권도훈의 병을 알게 됐다. 충격받은 그는 자신의 두 눈으로 한번 더 확인하고자 권도훈의 집을 찾았다. 권도훈은 그 곳에서 간병인과 함께 지내고 있었다. 더욱이 그는 이수진이 찾은 날, 아침부터 집 근처 마을을 배회하며 사람들을 향해 아이처럼 인사하고 다녔다.
이수진은 알츠하이머 증세를 보이는 권도훈을 눈앞에서 목격하고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이혼한지 오래인 만큼 권도훈에게 아내이자 보호자로서 어떤 권리도 행사할 수 없었다. 이혼 후 권도훈을 보살펴온 친구 최항서(이준혁 분)가 "도훈이 아직 모른다. 수진 씨가 자기 병 알고 있다는 거"라며 이수진을 끌어냈고, 요양원에 들어가는 것조차 모른 척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였다.
충격 받은 이수진은 집으로 돌아와 식음을 전폐했다. 그는 백수아(윤지혜 분), 조미경(박효주 분) 등의 도움으로 쓰러졌다가 간신히 구조됐다. 이수진은 조미경의 설득 끝에 딸 권아람을 생각하며 기운을 차렸다.
그 시각 권도훈은 알츠하이머 증세가 심해지는 자신의 기억 영상과 CCTV를 살펴보던 중 이수진이 자신을 찾아왔던 일까지 알게 됐다. 이에 그는 간병인에게 "수진이가 여기 어떻게 왔냐"고 소리쳤고, 이수진이 자신의 병을 모두 알게 된 일을 듣게 됐다.
그러나 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이수진과 권도훈은 여전히 따로 지내며 각자의 삶을 보냈다. 권도훈은 성당을 찾아 신부에게 "저는 다 잊을 거다. 하지만 수진이는 다르다. 잊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잘 안다.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을 거다. 저 또한 그 상처를 기억할 때까지 고통스러울 것"이라며 고백하면서도 이수진을 찾아가지 않았다.
이에 이수진이 먼저 움직였다. 이수진은 늦은 밤 권도훈을 찾아가 부족한 요리 솜씨로 저녁을 차려줬다. 권도훈은 걱정하는 간병인마저 돌려보낸 뒤 담담하게 이수진을 맞았다.
저녁 식탁 앞에서 권도훈은 조심스럽게 이수진에게 "여긴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다. 이수진은 "그냥, 알았다"며 대답을 얼버무렸고,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도훈은 "수진아, 내가 널 얼마나 힘들게 보냈는데, 왜 왔어?"라고 말했다. 이수진은 권도훈의 절절한 고백에 애써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고 오열했다.
이수진을 위해 알츠하이머를 숨기고 이혼한 권도훈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이수진이 모든 것을 알게 된 상황.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질까. '바람이 분다'에 불어올 새 바람에 시청자들의 이목이 쏠렸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