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자'가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어 또 한번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수 있을까.
26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사자' 풋티지 상영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주연 배우 박서준, 안성기, 우도환을 비롯해 연출을 맡은 김주환 감독이 참석했다
박서준은 악과 마주한 격투기 챔피언 용후를 연기했다. 사신이라 불리는 격투기 챔피언으로,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뒤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마음을 닫은 지 오래다. 악몽을 꾼 이후 갑자기 생긴 원인불명 손의 상처를 계기로 안신부와 만나게 되고, 상처 난 손에 깃든 특별한 힘과 세상 곳곳에 숨은 악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는 캐릭터다.
2017년 여름 청춘 수사 액션 '청년경찰'을 통해 밝고 유쾌한 매력으로 스크린을 사로잡은 박서준은 이후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예능 '윤식당2'까지 스크린과 TV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이번 '사자'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해 고난도 와이어, CG 등 파워풀한 액션에 힘을 실었다.
박서준은 "시나리오 글만 봤을 땐 '그동안 액션을 해봤으니까 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이게 오늘 끝나는 합이 아니구나' 싶더라.(웃음) 촬영으로 가면 굉장히 힘들 것 같았다. 막상 촬영 땐 앵글도 신경 써야 하니까 훨씬 힘들었다. 우리 영화에 핵심 CG들이 들어가는데, 그걸 상상으로 채워나가면서 연기하니까, 그 어려움도 있었다. 그런데 동시에 촬영을 마치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자' 시나리오를 보기 전까지는 어떤 이야기인지 몰랐다"며 "그간 마블이라든지 유니버스가 있는 영화들을 계속 접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그게 만들어질 수 없을까?' 싶었는데, '사자' 시나리오를 본 뒤에는 '지금 내 나이에 가장 강렬하게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굉장한 것들이 숨어져 있더라. 어떻게 보면 캐릭터 적으로 도전일 수 있겠더라. 우리나라 관객 분들한테도 비주얼 적으로 흥미적인 요소들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 포인트를 공개했다.
박서준과 김주환 감독은 '청년경찰' 이후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고, 이에 대해 "'처음보다는 수월하겠구나' 싶었는데, 장르 영화에다 역할도 쉽지 않아서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 고민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전체적인 그림을 너무 잘 그려주셔서 모를 때마다 계속 여쭤봤다. 그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주환 감독은 "박서준 배우가 너무 고생했고, 나한테 속아서 영화를 들어갔다. 그래도 앞으로 계속 같이 할 거라고 믿는다"며 미소를 지었다.
사회자 박경림이 "박서준이 감독님의 페르소나가 맞나?"라는 묻자 감독은 "페르소나라는 표현은 너무 영광이다. 그런 관계보다는 계속 함께가는 동지가 좋다. 나도 그 한테서 배우는 게 많다"며 믿음과 신뢰를 보였다.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안성기는 악을 쫓는 구마 사제 안신부를 맡았다. 바티칸에서 온 구마 사제단 아르마 루키스(빛의 무기) 소속의 사제로, 한국에 숨어든 강력한 악의 검은 주교를 찾고 있다. 강한 신념과 선의 의지로 모든 것을 걸고 임무에 나서는 그는 자신을 도와주던 최신부가 떠나고 홀로 위험을 맞는 순간 눈앞에 나타난 용후의 존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용후의 손에 생긴 상처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는 인물이다.
김주환 감독은 "요즘 많은 매체에서 구마 사제 캐릭터가 나오는데 '사자'에서는 끝판왕이 나와야 된다고 생각했다. 인간적인 아우라, 이 직업에 적합한 분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안성기 선배님이 나오면서 카톨릭 세계에 필요한 지점이 채워졌다. 선배님이 최고라고 생각했다"며 크게 만족했다.
안성기는 "이 영화는 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며 "몇 년 동안 활동이 뜸했는데, 해마다 영화는 했지만 관객과의 만남이 적었다. 이번에 '사자'를 통해서 많은 관객들과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안신부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고,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단한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내 나이가 되면 노쇠한 느낌을 주기 쉬운데, '나이가 들었는데도 무슨 일을 할 수 있구나', '힘을 주는구나' 싶더라. 그래서 이 영화가 좋았다"며 "안신부 캐릭터는 구마 의식을 오래했으니 노련하게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일을 할 땐 진지하고 카리스마가 느껴지면 좋겠다고 느꼈다. 대신 일은 떠나면 아버지 같이 푸근하고, 더 나아가선 유머까지 있는 그런 사람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영화를 위해 노력한 부분을 언급했다.
과거 '퇴마록'(1998)에서도 신부로 열연했던 안성기는 20년 만에 다시 한번 신부 캐릭터를 맡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국민배우 안성기가 후배 박서준과 호흡을 맞춰 어떤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선보이는 여름 텐트폴(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해 흥행이 예상되는 대작들) 기대작 중 하나인 '사자'는 줄거리와 캐릭터 소개 등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엑소시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해외에서는 '엑소시스트', '오멘' '악마의 씨' '인시디어스' 등 엑소시즘에 관한 작품들이 시리즈로 제작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지만, 한국에서는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았다.
국내 상업영화로는 지난 2015년 개봉한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이 최초다. '검은 사제들'은 의미 있는 시도라는 평가와 함께 전국 540만 명을 동원하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후 지난 2월 종교관과 주제 의식 등이 확대되고 깊어진 '사바하'(감독 장재현)가 개봉됐고, '사자'가 세 번째 작품이다.
김주환 감독은 "예전에 프랑스에 한 번 간 적이 있는데, 어떤 대천사가 악마를 누르고 있는 조각상을 본 적이 있다. 거기에는 어마어마한 갈등이 있다. 해외에는 컨저링, 마블 등 유니버스가 있는데, 한국에서도 그런 세계관이 있으면서 많은 인물들이 싸울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그런 와중에 '사자'가 시작된 것 같다. 조각상을 보고 '사자'를 결심했다. 우리 영화는 선과 악의 싸움이 있는 영화다. 선을 위해 싸우는 사람과 악을 통해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고, 싸우는 사람들의 갈등이 있는 영화"라고 했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와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두 작품보다 스케일이 훨씬 크고, 슈퍼내추럴한 세계를 담고 있다. 카톨릭을 넘어 샤먼적인 부분도 담고 있다. 영적인 세계의 유니버스를 가져와서 이 작품에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어마어마한 도전을 했고, 눈을 뗄수 없는 서스펜스와 스릴, 드라마까지 넣으려고 노력했다"며 영화를 기대해달라고 했다.
박서준은 "바라는 흥행 성적은 물론 손익분기점이고, 결과라는 건 항상 예상하기 조심스럽다. 하지만 바람이 있다면 이 영화와 유사한 장르의 작품이 있는데, 다른 지점으로 신선하게 다가가서 많은 분들이 극장을 찾는 영화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자'는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 분)가 구마 사제 안신부(안성기 분)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린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는 7월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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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