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조 켈리(31)가 환골탈태한 것일까. 최근 13경기에서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안정감 있는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서서히 본 궤도를 찾고 있다.
다저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3-2 신승을 거뒀다. 특히 임시 선발이 등판하는 날, 상대 에이스급 투수를 잡아내는 쾌거를 이뤘다. 큰 비중은 아니더라도 시즌 초반 난조를 거듭하던 켈리는 임시 선발과 롱릴리프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무사히 완수했다.
이날 다저스는 왼쪽 팔꿈치 굴근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리치 힐을 대신해 로스 스트리플링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스트리플링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경기 전 로버츠 감독은 :스트리플링의 현실적인 이닝 소화는 어느 정도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4이닝, 투구 수 60개 정도다”고 말했다. 이후 “유리아스도 오늘 나설 것이다. 불펜진의 다른 옵션들도 대기한다”고 말하며 스트리플링 이후 유리아스의 롱릴리프 기용, 그리고 불펜진의 대거 활용을 암시했다.
스트리플링은 기대치에 준하게 버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3이닝 60구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저스 벤치는 1-2로 끌려가던 4회초, 유리아스를 바로 마운드에 올리지 않고 켈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켈리는 지난 23일 콜로라도전 등판 이후 3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켈리는 초반 너클 커브 제구를 잡지 못하는 등 고전하는 듯 했다. 하지만 포심 패스트볼 구속을 100마일까지 찍는 등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선두타자 제로드 다이슨을 2루수 땅볼, 닉 아메드 역시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6개의 공으로 2타자를 마무리 지었다. 2사 후 카슨 켈리를 상대로는 2구 만에 파울플라이로 직접 유도하는 듯 했다. 하지만 1루 덕아웃 쪽으로 달려가며 공을 잡으려던 켈리가 타구를 한 번에 넣지 못하며 실책을 범했다. 어이없는 실책이었다. 그러나 켈리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 너클 커브로 연달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1이닝 3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어진 5회초 타석 때 대타 마에다 겐타로 교체되며 이날 등판을 마무리 지었고, 5회말에는 유리아스가 마운드에 올랐다. 하위 타선이고, 경기 초중반의 부담 없는 상황이었지만 어쨌든 켈리는 최근의 호조를 이어갔다. 벤치의 계산이 맞아떨어지게끔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만약 켈리가 난조를 보였다면 상위 타선까지 상대해야 했다. 1번 애덤 존스를 제외하고 케텔 마르테, 에두아르도 에스코바, 데이빗 페랄타 모두 좌타자 라인이었기에 부담이 컸다. 위기를 자초하고 유리아스에게 공을 넘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켈리가 안정적으로 한 이닝을 책임져 주면서 5회부터 유리아스가 편한 상황에서 좌타 라인을 상대할 수 있게끔 징검다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다저스는 유리아스가 3이닝 무실점, 페드로 바에즈가 1이닝 무실점, 마무리 잰슨이 1이닝 무실점씩을 기록하며 승리를 걸어잠궜다.
이로써 켈리는 지난 5월 9일 이후 최근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8(13이닝 3자책점)의 기록을 남겼다. 같은 기간 팀 내 평균자책점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잰슨, 유리아스 만이 켈리 앞에 있을 뿐이다. 이 기간 동안 켈리의 평균자책점은 9.42의 끔찍한 수치에서 6.15로 그나마(?) 봐줄만한 수치까지 떨어졌다. 그동안 로버츠 감독은 불펜에서 활용해야 하는 자원임을 끊임없이 강조하며 켈리의 자신감을 북돋게 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듯 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