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을 제작한 곽신애 대표가 스포일러를 자제하고, 영화를 사랑해 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곽신애 대표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첫 주 흥행 스코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제 볼 사람은 다 본 게 아닌가?' 싶더라. 500만이 넘었는데도 숫자가 계속 늘어나 700만, 800만이 됐다. 이제는 주최 측의 의도와 상관없이 관객들의 리즈로 최종 관객수가 정해질 것 같다. 지금의 흥행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밝혔다.
곽신애 대표는 동아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출판대행사와 드라마제작사를 거쳐 영화 전문 월간지 'KINO(키노)'의 기자로 일했다. 1997년 영화홍보대행사 '바른생활' 공동대표로 '록키 호러픽쳐쇼', '닥터 지바고' 등을 마케팅했고, 1999년부터 영화제작사 청년필름의 기획 마케팅 실장을 지내며 '와니와 준하', '해피엔드' 마케팅 및 기획 홍보를 담당했다. 이후 2003년 영화제작사 엘제이필름 기획마케팅 이사, 2006년 KNJ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2008년 신씨네 기획마케팅 이사 등을 거쳤다. 2010년에는 바른손 영화사업부 본부장으로 '커플즈'를 제작 총괄했고, 2013년 바른손필름 대표이사, 2015년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이사로 취임해 VR 영화 '기억을 만나다', '가려진 시간'(2016), '희생부활자'(2017), 그리고 칸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2019) 등을 제작했다. '희생부활자'는 공동 제작이고, 강동원 주연의 '가려진 시간'이 메인 제작자로 나선 첫 작품이다.
두 번째 제작한 '기생충'은 지난달 폐막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작품으로,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에 뜻깊은 발자취를 남겼다. 수상 소식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고, 개봉 직후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최근 누적관객수 900만 명(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돌파해 천만을 향해가고 있다. 또, 칸영화제 필름 마켓을 거치며 192개국에 판매돼 역대 한국영화 해외 판매 기록 1위를 경신한 '기생충'은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이슬란드, 불가리아 등 10개국에 추가 판매되며 전 세계 202개국 판매라는 유례없는 신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지난 6월 5일(현지시각 기준) 프랑스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68만 1,122명을 동원하며 역대 프랑스에서 개봉한 한국영화 중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됐다. 종전 '설국열차'가 가지고 있던 1위 자리를 가져왔다.
곽신애 대표는 "관객들의 적극적인 스포일러 자제도 감사하다. 우리가 깜짝 놀랄 정도였다. 사실 개봉하면 결말이나 반전이 다 공개될 줄 알았는데, 이만큼 잘 지켜질지 몰랐다. 정말 신기하더라. 주변에서도 '기생충' 얘기가 나오면 '말하지 마. 직접 볼 거야. 안 들을래' 이런 식으로 재밌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많은 분이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서 놀랍고, 신기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영화 속에 담긴 의미와 해석도 '뭐가 이렇게 복잡해'에서 끝나지 않고 다시 보고, 주변 사람들과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짜 감사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흥행 중인 '기생충'에 대해 "첫 번째 해외 개봉 지가 프랑스다. 극장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고, 등급도 전체 관람가다. 지금 벌어지는 모든 현상이 신기하다"고 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얘기를 꺼내자, "아직도 비현실적인 기분이 크고, 정신이 없다"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당시 곽신애 대표는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와 폐막식에 참석해 뤼미에르 극장에서 결과를 지켜봤고, 마지막 순간에 '기생충'의 이름이 호명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기쁨의 순간을 함께 누렸다.
그는 "상을 받고 한국에 도착해 일주일 동안은 영화 같았다. 그런데 영화는 다시 볼 수 있지만 이건 다시 볼 수 없다. 내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며 "시상식만 해도 봉준호 감독님이 불러서 올라갔는데, 그사이에 내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살면서 그때와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비유도 못 하겠다. 황금종려상은 지금도 믿을 수 없다"며 영광의 순간을 회상했다.
"해외에서 공감대가 높았는데, 리메이크 버전을 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곽신애 대표는 "아직 비즈니스적으로 발전시킬 제안이 있는 건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얘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원래 한 번에 뚝딱 되진 않는다.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싶지만, 나올 것 같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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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