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도 나누던 ‘절친’이 이제는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나란히 법정에 섰다.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지만, 여전히 정준영과 최종훈을 둘러싼 논란은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2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9부(강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정준영과 최종훈의 집단 성폭행 혐의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됐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황. 재판부는 지난 5일 정준영과 최종훈의 재판을 병합해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두 사람이 한 법정에 서게 됐다.
이날 정준영과 최종훈 양측 모두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정준영은 성관계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고, 최종훈은 성관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지인들과 지난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에서 여성들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준영의 변호인은 이날 특수준강간 혐의의 공소 사실을 부인한다며 “성관계를 한 사실은 인정한다. 다른 피고인들과 불특정 여성에 대한 준강간을 계획한 적 없고,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었으며 성관계는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최종훈 측 역시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최종훈의 변호인은 “피해자와 최 씨의 관계나 당시 술자리에 참석한 경위 등을 고려하면 의사에 반해 성관계를 한 것이라 볼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피해자와 베란다에서 만난 기억은 있으나 그런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성관계도 없었으며, 강제추행 혐의도 부인한 것.
결국 정준영과 최종훈은 재판을 통해서 사실을 다투게 됐다. 정준영은 앞서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 피해자들과 합의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던 바다.
이번 공판준비기일에는 나란히 법정에 서 눈도 마주치지 않는 ‘단독방 절친’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여성들과의 성관계를 불법 촬영한 영상을 공유한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 멤버이며,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와 함께 ‘몽키뮤지엄 사단’이라 불렸다. 연예계를 대표하는 절친한 친구들인 셈이다.
결국 은밀한 사생활까지 공유하던 절친들은 단체 대화방 폭로로 나란히 법정에 서는 신세가 됐다. 이번 논란으로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 두 사람은 이날 법정에서 직업을 묻는 질문에 “무직”, “직업은 없다”라고 답했다. 논란의 시작도 끝 없는 추락도 함께 하게 됐다.
무엇보다 이날 법정에 선 정준영과 최종훈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 눈길을 끌었다. 검정색 정장을 입고 변호사와 함께 법정에 들어선 두 사람은 눈길 한 번 마주치지 않았다. 정준영은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궜고, 최종훈은 법원 천장을 바라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절친한 친구에서 눈길 한 번 마주치지 않는 사이가 된 것이다.
정준영과 최종훈이 나란히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 전면 부인에 나선 만큼, 이들의 공판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준영과 최종훈의 첫 번째 공판은 내달 16일 열린다. /seon@osen.co.kr